어느 날, 유튜브 알고리즘에 사찰에서 김장을 준비하는 영상이 떴다. 먹방, 요리 영상 등등의 어떤 공식이 더해졌는지, 뜬끔없이 사찰 음식이 추천되었다.
생각해 본 적 없고, 먹어본 적도 없는 상상 속의 요리가 눈앞에 펼쳐졌다. 자주 본 것은 아니지만 가끔 그런 영상을 보았다. 그러다 갑자기 '사찰음식'이라는 단어로 검색을 했더니, 바로 '사찰음식 문화센터'같은 추천 장소가 떴다. 그렇게 클릭 후, 나는 사찰음식 배우기 한 달 코스에 등록했다.
첫날, 한참을 지각한 유일한 지각생이었다. 사람들은 모두 수업에 집중했다. 첫날 주재료는 콩나물, 두부, 표고버섯, 연근, 파프리카가 주재료였다. 세 가지 음식 중 두 가지는 어디선가 맛보았던 익숙한 맛이었다.
콩나물냉채 양념 소스는 '양장피 소스'와 맛이 비슷했고, 표고버섯 전 소스는 '양념치킨 소스'와 비슷했다. 자주 사용하는 주재료에 조리 방법과 소스를 다르게 더하여 새로운 맛을 만들어냈다.
어쩌면 나의 일상도 늘 똑같이 반복하는 일상에 '사찰음식 배우기'하나를 첨가해서, 새로운 24시간을 더한 것처럼. 갑자기 벼락부자가 되거나 드라마 속 주인공 같은 엄청난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비슷한 일상에 조리법과 소스를 다르게 만든 것처럼 새롭게 엮어보고, 다양하게 풀어낼 수밖에.
환갑 연세이신 스님은 요리법이나 영양소, 최근 트렌드에 대해서 관심이 많으셨다. 두껍게 썬 재료를 보면서 '잘못했다'는 말 대신 '집에서 먹기 좋게 썰었다'로 다르게 표현하셨다.
한 살, 한 살 더해가면서 나에게 필요한 자세였다. 나는 전보다 표현이 강해짐을 느낌다. 평소 만만해 보였던 그 어떤 것이 마음에 더해져서, 더 강하게 표현하려는 것일 수도, 어쩌면 단호한 표현으로 정확한 의사소통을 하고 싶었던 것일 수도 있다. 그 어떤 이유에서도 목표는 '상대에게 내 마음을 제대로 전달'하는 것인데, 오히려 어색해짐을 느낀다.
스님은 '집에서 먹기 좋게 썰었다'라고 말씀하시고 웃으셨다. 그 말씀을 듣는 나는 '잘못 썰었음'을 인지했고, 웃으면서 화답했다. 내가 원하는 표현도 상대가 불쾌하지 않으면서, 의사 전달을 하는 것이었다.
동화 '해님과 바람'처럼 나그네의 옷을 벗기는 데, 차가운 바람이 속도는 빠를 것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타의에 의해서 이루어진 것이다. 나그네 스스로 겉옷을 벗게 만드는 해님처럼 나에겐 시간이 걸려도 '센스와 지혜'가 필요했다. 그런데 나라는 사람은 어쩌면 이렇게 말은 서툴고, 행동은 느릴까?
'요리'라는 새로운 일상은 '톡 쏘는 겨자소스'처럼 상큼하고 아린 감각을 남겼다. 나에게도 노란 소스처럼 화사한 마음, 새로운 행동이 태어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