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코드가 다른 사람

by 그럼에도
상대방을 평가할 때 첫 번째로 봐야 할 것은 그 사람의 도덕성이다. 즉, 상대방에게 어느 정도의 이기심과 이타심이 있는가를 보는 것이다. 스스로의 이익을 위해 타인이 희생하는 것쯤은 당연하며, 들키지 않는다면 법을 어겨도 그만이라고 생각하는지, 타인에게 민폐를 끼치는 것을 경계하고 준법 의식과 공헌 의식이 높은지 등을 살피는 것이다.
전미경, '당신은 생각보다 강하다' p.208


한 때 지인이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개인 사무실에 근무하던 지인은 옆의 직원은 모르는 권한이 있었다. 그건 '임금 인상 권한'이 있었다. 지인은 법적으로 정해진 최저 비율에 딱 맞춰서 직원들 연봉을 계산했다. 그걸 모르는 직원들은 사장님께 항의하는 그런 일이 있었다.


진짜 권한을 가진 사람은 평소 떡볶이를 같이 먹고 커피를 같이 마신 옆자리 사람이었는데... 막상 그렇게 권한을 행사했던 지인은 사장님에게 전년도의 좋은 실적을 바탕으로 '나름 높은 연봉 협상'을 잘 마쳤다고 자랑한 적이 있었다.


한 마디로 법의 테두리 안에는 있지만 본인 한 사람에게 모든 혜택을 몰아넣었다는 것이다. 그런 힘을 자랑했고, 항의하는 직원을 뒷담 화했다.


본인이 잘 받은 것은 좋은 것이지만 반대로 옆 자리의 사람이 '법정 최저'라는 기준에 맞춘 것에 조금도 미안함이 없었다. '왜 따지냐?'라는 말만 반복했다. 원래도 좋게 보지 않았지만 딱 미워할 만한 객관적 근거를 만들어준 지인 A였다.


A는 언제나 미안함이나 당황스러움이 없었다. 결과를 중시하고, 본인을 위해서라면 남이 손해를 입어도 상관없는 일이었다. 그렇게 언제나 승자의 미소(?) 같은 '갑질의 미소'를 장착한 A였다.


살다 보면 A와 같은 이기적인 사람들을 종종 마주친다. A처럼 대놓고 말한다면 빨리 거를 수 있을 텐데, 대부분은 그런 말을 숨기고 있다. 언제나 사람 좋은 미소로 웃기만 하는 사람, 좀처럼 속 이야기를 나눌 수 없는 사람의 경우는 마음을 알기가 무척 어렵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말과 행동이 쌓이면 보이기 시작한다. 말과 행동이 달라지는 시점을 유심히 바라본다.


나의 기본 성향은 사람을 잘 믿고, 잘 따른다는 것이다. 차가운 외모와는 반대로 마음과 정신은 '두부' 정도의 강도를 가졌다. 그렇게 약하고, 주변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다. 작은 바람과 충격에도 산산이 부서지던 나는 요 근래에 사람에 대한 어떤 기준을 갖게 되었다.


과거에는 외향적이고, 유능한 사람을 좋아하고 부러워했다. 또 가까워지고 싶었다. 지금은 외향적이거나 내향적인 성향도, 능력도, 외모도 보지 않는다. 최대한 지켜보려고 한다. 사람이라는 다변적인 존재를 말 한마디, 인상 한 두 번으로 판단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결과를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지, 강약약강의 자세로 약한 사람을 괴롭히려 하는지를 유심히 바라본다. 그렇게 겉과 속이 다른 사람들은 언제나 끝인 좋지 않았다. 물론 이 중에는 성공하거나 성공 궤도를 올라간 사람들도 있었다. 그들의 이기심이 성공의 동력이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라는 사람과는 좋게 지나간 적은 없었다. 약한 내가 그들에게는 '쉬운 먹잇감'정도였을 수도 있다.


나는 그저 그런 사람, 좋았다가 나빴다가를 반복하는 '일희일비'하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지만 특별히 내 주변에는 '믿음직한 사람' 즉, 정직한 사람을 가까이하려고 한다.


그런 사람들과 함께할 때는 '괴롭거나 스스로 나를 괴롭힐만한 어떤 것'이 없었다. 그저 흘러가는 대로, 흘러가고 자연스러웠다. 지금도 앞으로도 사람에 대한 기준 첫 번째는 '정직성'이다. 말과 행동이 한 방향을 가리키는 사람이 나였으면 좋겠고, 그런 나에게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이 함께할 것이라는 믿음과 함께.


내 마음의 불편함이 가득할 때, '당신은 생각보다 강하다'라는 책을 집어 들었다. 복잡한 생각과 피곤한 감정이 눈앞을 휘두를 때면 마음에 관한 책을 읽는다. 읽는다고 한 번에 달라지지는 않겠지만 읽으면서 마음을 다독인다.


다음 걸음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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