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순간을 그림에 담아

이소영, '모지스 할머니 평범한 삶의 행복을 그리다'

by 그럼에도

* 애나 메리 로버트슨 모지스(1860~1961)

1935년 75세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다. 78세, 미술품 수집가 루이스 칼더가 할머니의 그림을 발견하고, 79세에 뉴욕 현대미술관에 그림 세 편을 전시하다. 80세, '어느 농부의 아내가 그린 그림들'이란 제목으로 전시회를 개최한다. 101세까지 모두 1,600여 점의 작품을 남겼다. 그중 250점이 100세 이후에 그린 그림일 정도로 삶의 마지막까지 열정으로 가득했던 화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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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늘 내게 늦었다고 말했어요. 하지만 사실 지금이야말로 가장 고마워해야 할 시간이에요. 진정으로 무언가를 추구하는 사람에겐 바로 지금이 인생에서 가장 젊은 때입니다. 무언가를 시작하기에 딱 좋은 때이죠."


(전자책 88%)


짧은 생이든 긴 생이든 우리 모두에게는 다양한 일들이 일어난다. 주저앉아 울다가도 아름다운 것들을 마주할 때면 무릎을 펴고 일어나 바라보게 된다. 그녀의 삶도 그랬다. 다섯 명의 아이들을 하늘로 먼저 보내야 했을 때도, 갑자기 남편을 잃었을 때도, 더 이상 십자수를 할 수 없을 만큼 손이 굳었을 때도, 그녀는 자신의 상처를 받아들였다. 무릎을 꿇는 것이 아니라 그 상처를 통해 또 다른 문을 열고 세상을 살아갔다. 끊임없는 폭우를 겪을지라도 희망적이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무지개를 기다렸다. 그리하여 마침내 떠오른 무지개를 보며 반가워하고 고마워하던 그녀였다. 그녀의 그림을 통해서 반드시 기억하고 싶다. 아름다운 무지개는 비를 겪어야 볼 수 있는 것임을......


모지스 할머니의 그림을 책을 통해서 감상하고, 책을 만든 저자의 따뜻한 글을 함께할 수 있는 에세이였다. 그림은 잘 모르지만 보고 있으면 따뜻한 느낌과 애정 어린 시선이 느껴진다. 동네 여기저기, 다양한 계절별 모습을 동글동글한 곡선과 부드러운 색감으로 그린 그림은 동화책 배경으로 느껴질 만큼 포근하다.


늘 성실하게 주어진 자리를 지켜나가면서도 늦게 발견한 미술의 재능, 예술가의 삶도 적극적으로 살아나간 모지스 할머니를 만나면서 하루하루 성실한 일상과 인생의 재능을 생각한다.


"삶은 우리가 만들어나가는 것이에요. 언제나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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