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 하루수첩 커뮤니티>
하루수첩에서는 평어를 하용하고 있어.
[하루수첩 평어의 규칙]
'별명+반말'
1. 호칭은 상대방의 별명을 부른다.
2. 호칭 뒤에 '00아', '00야' 등의 종결어는 X
3. 반말로 말한다.
이러한 평어는 이성님 선생님이 정한 규칙을 기본으로 하면서,
우리는 각자 별명으로 구성된 커뮤니티이니깐,
'이름을 부른다' 가 '별명을 부른다' 정도로 변형이 되었어.
나는 이 평어를 '디자인학교'에서 접했어.
그리고 동네 청소년들을 만났던 '달꽃창작소'에도 적용하면서 경험을 했어.
내가 평어를 사용한 커뮤니티는 보통 내가 나이가 제일 많은 축이었어.
난 그래서 느낀 바가 더 많았던 것 같아.
내가 그동안 나보다 어린 사람들에게 거만했구나.. 라는 것을 거꾸로 느낄 수 있었던 거야.
평어를 사용하면서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상대방을 동등한 입장으로 마주하는 경향이 생겼어.
신기하지.
그런데 더 신기한 것은, 다른 곳에서 어린 사람에게 반말을 사용하면 다시 거만한 태도로 돌아간다는 점이야.
말이란 이런 것이구나... 반말과 존댓말이란 이런 마인드를 세팅해버리는구나.. 느끼게 되었어.
달꽃에서는 좀 더 특별한 경험을 했는데,
아이들이 나와 평어를 사용하면서, 나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지고 주체성이 더 발현되더라는 점이었어.
아.. 너무 대단하지 않아?
이런 점들은 다양한 나이대의 사람들과 평어를 사용해보지 않으면 절대로 느낄 수 없어.
논리적으로, 그냥 머리로 예상할 수 있는 점들이 아니거든.
그런데 해보면 알아.
안해보면 절대 몰라.
평어는 서로를 좀 더 존재와 존재로 그렇게 존재하게 하는 것 같아.
좀 더 위계의 눈치를 보지 않고, 좀 더 자유를 갖게 돼.
서로의 다양한 생각에 놀라게 돼. 그런 것은 이미 있었지만 우리는 위계 안에서 발견하지 못하고 있었던 거야.
보다 왕성한 대화가 가능해.
커뮤니티에 활기가 생겨.
이런 점들은 하루수첩과 같은 커뮤니티에 꼭 필요한 것들이야.
우리는 나이가 중요하지 않아.
나이 많은 사람에게 뭔가를 꼭 배우려고 모인 것도 아니야.
각자 우리의 삶에 충실해보고, 작은 변화를 만들어보고자 모였어.
서로가 서로에게 인간이라는 종의 객체로 존재해주면 그게 다야.
느슨하게 서로 느껴가면 되는 것이지.
당근 하루수첩 커뮤니티에서의 평어의 사용경험에 대해서는 좀 더 시간이 지나면 적어볼게.
십대부터 사십대까지, 서로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불과 '하루에 점이라도 찍어보자'라는 취지로 모여서,,,
평어를 사용하면서,,,
어떤 상호작용이 일어나게 될까?
계속...
#당근 #커뮤니티 #평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