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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흙 Jan 31. 2024

[시민활동] 지원사업에는 신중하자.

요즘은 지원사업이 참 많습니다. ‘그거 한 번 해봐라. 신청자가 없다더라’라는 말도 종종 들립니다. 여기 지원사업이나 저기 것이나 비슷비슷해 보입니다. 지원서도 간단하고 만만해 보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눈먼 돈이라는 표현도 합니다.

하지만 명확한 필요성에 대한 신중한 판단을 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우리 활동에 꼭 필요하지 않은 지원사업을 덜컥 받게 되면, 지원사업의 구색을 맞춰가는 활동이 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우리가 ‘하고 싶은 활동’이 아니라, 지원사업이 ‘시키는 일’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받는 지원사업의 개수나 지원금의 규모로 우리가 활동을 ‘잘’ 하고 있다고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많은 경우 전혀 다른 이야기이거나, 반대인 경우도 많습니다.

그리고 지원금을 통해 활동을 무작정 확대하다 보면, 활동의 질이 떨어지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원금을 사용하기에 바쁘고, 지원금 외의 지출도 급격히 늘어갑니다. 지원사업은 시민활동에 필요한 유무형의 모든 지원을 해주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동료들은 소진되고, 한 해를 돌아보면 ‘우리가 하려던 것이 이것이었던가’하는 푸념을 갖게 되기 쉽습니다.

지원사업이 우리 활동의 전체일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하는 활동의 과정에서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을만한 지원사업이 있을 때에 지원을 하고 활용하면 됩니다. 지원사업이 갑이 되면 안되겠지요. 그리고 지원사업을 노리고 급조하는 활동은 진행과정에서 여러모로 삐걱거리기 마련입니다.

우리가 지원사업에 대한 태도를 올바르게 갖지 않으면, 지원사업은 불량식품 같은 것이 되고 맙니다. 일단 먹으면 배는 부른데, 결국에는 불균형한 영양상태를 갖게 됩니다. 생기가 없어지고 병도 납니다. 건강한 우리의 활동을 만들고 싶다면 지원사업에는 신중에 신중을 더해야 한다는 점을 꼭 기억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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