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5]구독자

by Rang

예전에 지금 하는 일이 너무 힘들었을 때

나에게 힘이 되어주었던 분이 계신다.


그림이 너무 그리고 싶었다.

글이 너무 쓰고 싶었다.

그리고 쓰면서 살 수 있다면 진짜 행복할텐데. 라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꽤 오랜시간 노력도 했다. 주5일간은 정말 죽어라 일하고 매 주 주말마다 그림을 그리러 갔다. 나는 섬세한 작업은 잘 못했지만 색감이 좋았고, 그림에서는 남자 느낌이 났다.


현실은 쉽지 않았다. 주변 사람들은 대부분

"그것만 이십년씩 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야. 넌 노력해도 못해"

"그거 돈도 안되는 일이야, 돈이 되려면 적어도 십년은 해야 네 존재의 의미가 있을꺼야. 아님 네가 원래 가진 돈이 많던지"

뭐 이런 냉정하지만 정확한 반응들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분을 만났다.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본인의 이야기를 하고. 세시간 남짓 되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분의 진심어린 조언에 가슴 한 켠이 너무나 따뜻했던 기억이 난다.

"모든일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신이 지금 그 곳에 있는 이유도 있는겁니다. 그리고 만약 당신이 그리는데에 이유가 있는 사람이라면 언젠가 이 곳에 올겁니다. 고민 많이 하시고 많이 그리세요. 나중에 분명 그것이 당신을 있게 할 겁니다."


그리고 그날, 그분 앞에서 덜컥 약속을 했다. 단 한명이라도 구독자가 있다면, 저는 그리고 쓰는 일을 계속 할 겁니다. 라고.


지금 내 브런치의 구독자는 열이다. 남이 볼 땐 초라하고 쓸쓸한 숫자일지 몰라도 나에겐 어마어마한 숫자다.


마음을 담아,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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