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그러니까 내 인생의 가장 조급했던 그 시기에 난 스물 네살이었다. 죽어라 공부해 조기졸업을 했고, 두 번의 임용고시에 낙방한 후 닥치는대로 원서를 넣어 가까스로 입사했던 그 시기. 그땐 정말 하루라도 빨리 무슨일이든 하지 않으면 낙오자가 될 것만 같은 그런 마음이 있었다.
그로부터 햇수로 10년째가 된 지금. 갑작스럽게 휴식의 기회가 찾아왔다. 매일아침 6시. 6시10분, 6시20분, 세번의 알람소리에 맞춰 일어나 7시15분 버스를 타던 일상이었다. 매일 출근하는 버스안에서 퇴근하고싶다는 말을, 퇴근하는 버스안에서 내일이 토요일이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습관처럼 해 오던 그 어느날이었다.
출근을 위해 일찍 일어나는 게 힘들었고, 매일의 일과가 버거웠으며, 대장과 동료들과 함께 관계를 맺어야하는 하루하루가 고되다 생각했지만.. 반면에 커리어를 쌓는게 좋았고, 누군가 내 이름을 불러주고 존중해준다는게 좋았다. 별거 아닌 나라는 사람이 뭔가 하고있는 것 같은 생산적인 기분이 좋았다. 내 이름 앞에 붙은 수식어 중 '랭대리'라는 단어가 있다는 사실이 뿌듯했다.
기다려왔지만 사실 이렇게 불쑥 찾아올지는 몰랐다. 수식어 중 '엄마'라는 단어가 붙는날이 올 그날을. 그리고 그렇게 갑작스럽게 휴식이 주어졌다. 그리고 매우 어색했다. 대체 휴식의 기간은 어떻게 보내야 하는걸까.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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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이중생활 랭대리는 진정 이중생활을 시작합니다. 하, 거참 드럽게 빡세네. 더이상 버틸수 있을까_를 고민하던 질풍노도의 시기(?)에 꿈처럼 찾아온 휴식을 만끽하며 2017년의 이야기를 시작해 보려고 합니다.
Happy New Ye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