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는 눈앞에 엄마가 보이지 않으면 이내 울음을 터트린다. 자기 시야에서 엄마가 벗어나면 영영 사라졌다고 믿는다. 그래서 아기 엄마는 화장실조차 마음 편히 가지 못한다. 아기가 기를 쓰고 와서 화장실 문 앞을 지키기 때문이다. 아기에게 엄마는 세계의 전부이다. 자신의 생명줄인 엄마를 절대로 놓쳐서는 안 된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안다.
다 큰 어른이 되어서도 혼자 있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늘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기를 바라고, 사람에게 기대려 하고, 끊임없이 사랑의 대상을 찾아 나서고, 사람과 멀어지는 것을 견디지 못하는 이들이다. 그들은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고, 타인에게 속해 있는 것으로 안정감을 느낀다. 혼자 있으면 외롭고 불안하다. 함께 있으면 행복할 거라고 철석같이 믿는다. 그 순진한 믿음 때문에 자꾸만 사람에게 이용당하고 버림받는다.
자기를 구하러 올 동화 속 왕자님을 기다리는 심정으로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한다면? 흔들리는 눈동자로 자기만 하염없이 바라보는 연약한 공주님과 백년해로할 왕자는 없다. 남자는 여자의 간섭과 구속이 답답하고, 자기만 바라보는 게 부담스럽다. 남자를 향한 여자의 헌신을 비웃고 제멋대로 군다. 어차피 여자는 할 말도 못 하고, 자기를 떠나지도 않을 것이기에 소중하게 대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남자가 눈을 부라리거나 목소리를 높이면 주눅이 들어 피하는 여자, 남자의 밥을 차리고 술안주까지 만들어 받치는 게 당연한 여자, 돈도 못 벌고 애도 똑바로 못 보는 주제라고 까내려도 훌쩍거리기만 하는 여자, 남자가 슬그머니 다른 여자에게 눈길을 주어도 일이 커질까 봐 가슴을 졸이는 여자, 이 여자는 절대적인 '을'이 될 수밖에 없다.
너 없어도 상관없어. 나는 혼자 잘 살 수 있어.
자기 자신이 얼마나 괜찮은 사람인지 알아야 한다. 얼마든지 강해질 수 있다는 것도 믿어야 한다. 과거에 자기를 유약하게 만들었던 부모의 불찰이나 차가운 세상의 경험이 더 이상 자기를 괴롭히지 못하도록 마음을 당차게 먹어야 한다. 괜찮은 사람이고 강한 사람이라 자신을 함부로 대하는 그 남자를 견딘 것이다. 그러나 자꾸만 스스로를 작고 하찮게 대우하다 보면, 정말 그런 사람이 되어 버린다. 아무도 나를 무시할 수 없도록, 자기 자신이 만든 불안의 그물을 찢고 나와야 한다.
혼자여도 괜찮은 사람이 함께여도 잘 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