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 아이를 키우는 세상의 모든 엄마들에게

내 아이는 나의 기적입니다 40

by Rani Ko

드디어 길었던 연재 「내 아이는 나의 기적입니다」를 40화로 마무리하려 합니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아 어느새 30화를 훌쩍 넘어버렸지만, 그럼에도 아직 다 하지 못한 이야기들이 남아 있습니다. 이번 연재를 마친 뒤, 다른 작업들을 정리하고 나서 다시 ‘기적이 3’으로 돌아올 예정입니다.

기적이 3에서는 이제 초등 저학년 생활을 마치고 초등 중학년으로 올라간 준이의 보다 복잡한 성장 이야기를 풀어보려 합니다. 교우 관계는 어떻게 변해 가는지, 늘어난 교과목에 어떻게 대응하며 성적을 관리해 나가는지 등, 이전보다 한층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이야기들이 이어질 예정입니다. (기대 많이 해주세요.)



스스로를 돌아보면 저는 감정에 충실한 사람이고, 계획보다는 직관에 의지하며, 마음은 급한 편에 속하는 엄마입니다. 흔히 말하는 ‘찐 F’이자 ‘찐 P’의 기질을 가진 사람이 느린 아이를 키우는 일은, 솔직히 말해 긴 인내를 요구하는 과정이었습니다. 아이의 속도에 맞춰 기다린다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자기를 내려놓는 일이었고, 매일이 작은 수련과도 같았습니다.


이 연재는 그런 시간의 기록이자, 그 과정에서 제가 배우고 흔들리고 다시 다짐했던 마음의 흔적입니다. 이 이야기가 느린 아이를 키우며 같은 길을 걷고 있는 누군가에게, 아주 작게나마 위로와 동행의 신호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이 긴 연재의 끝자락에서, 느린 아이를 키우며 제가 끝내 놓지 않기 위해 붙들었던 몇 가지 원칙들을 정리해 보려 합니다. 특별한 해답이라기보다는, 그저 이 길을 먼저 걸어온 한 엄마의 기록에 가깝습니다.


1. 자책하지 말자.

절대 자신을 탓하면 안 됩니다. 이것은 해결책이 아닙니다. 아이의 상황은 엄마 탓이 아닐뿐더러, 설령 백만 분의 일의 비율로 그렇다 하더라도 사람은 시간을 과거로 되돌릴 수 없습니다. 우리는 아이와 함께 앞으로 나아가야지, 뒤를 돌아보며 머무를 수는 없습니다.

다만, 아이의 행동과 상태의 원인을 이해하기 위한 옛 시절의 반추는 의미가 있습니다. 현재와 미래를 위해 필요한 과거로의 회귀라면, 그것은 조건적으로 허용해도 좋겠습니다.


2. 비교하지 말자.

아마도 가장 어려운 일일 것입니다. 성장 속도가 빠른 아이들과의 비교는 되도록 하지 말아야 합니다. 물론 타인을 보며 자극을 받는 일이 성장에 도움이 되는 순간도 있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는 일 자체가 늘 나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참고는 하되, 내 아이는 자기만의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속도가 다를 뿐, 방향이 틀린 것은 아니라는 점을 계속해서 상기해야 합니다.


3. 연대하라.

육아는 어렵고, 무엇보다 외로운 일입니다. 주변의 도움 없이, 혼자서 감당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닙니다. ‘아이 하나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닙니다. 모든 짐을 엄마 혼자 짊어지려 하지 말아야 합니다.

때로는 나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엄마들의 공감과 위로, 그리고 동행이 예상보다 훨씬 큰 힘이 됩니다. 마음을 조금 열고, 육아의 동지를 곁에 두는 용기를 내보아도 좋겠습니다. 저의 경우엔 'mama당'이 무엇보다 큰 힘이 되어주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mama당' 어머니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표합니다.


4. 엄마의 행복은 곧 아이의 행복이다.

엄마가 불행하면 아이는 결코 온전히 행복해질 수 없습니다. 내가 먼저 무너지지 않아야 아이도 자랄 수 있습니다. 이 단순한 진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엄마 자신의 평안을 위해, 크지 않더라도 자신만의 시간을 반드시 확보해야 합니다. 그것은 이기적인 선택이 아니라, 아이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한 조건입니다.




본격적으로 치료를 시작한 준이는 비약적인 발전을 했고, 분명 많이 좋아졌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자라면서 보완해야 할 점은 아직도 넘쳐 납니다. 요즘 저의 최대 고민은 어떻게 하면 준이의 사회적 인지와 사회적 언어 능력을 키워줄 수 있을까 하는 것입니다. 이제 학습 능력은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기에, 자연스럽게 그다음 단계를 고민하게 됩니다. 이렇게 엄마의 고민은 끝이 없습니다.


이 정도만 되어도 정말 다행이다, 이제는 안심해도 되겠다 싶다가도, 어느 순간 남들은 저절로 해내는 것처럼 보이는 일들이 왜 우리 아이에게는 늘 새로운 도전일까 싶어 심장이 쿵 내려앉을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다시 마음을 다잡기 위해, 저는 이 ‘기적이’ 시리즈를 계속 써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단지 발달 속도의 차이가 있을 뿐, 아이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꾸준히 성장하고 있음을 믿으며 기적이 1과 2를 이 지점에서 마무리합니다.


끝까지 읽어주신 모든 독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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