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이 있는 사람이 “실력을 키워야겠다”라고 말하는 장면을 나는 거의 본 적이 없다. 오히려 그런 말은 대부분 아직 실력을 동경하는 사람들이 한다. 언젠가 잘해지고 싶다는 마음, 그 방향으로 가고 싶다는 선언 같은 것. 반대로 실력 있는 사람들은 이상하게도 그런 말을 하지 않는다. 그들은 뒤에서 엄청 노력하면서도 그 사실을 굳이 드러내지 않는다. 마치 노력이라는 과정이 들키는 것을 조금은 꺼리는 사람들처럼.
그래서 실력은 종종 말이 아니라 태도로 드러난다. 그 사람의 속도, 선택, 집중하는 방식, 일하는 자세 같은 것에서 자연스럽게 나온다. 겉으로 보면 아무렇지 않아 보이는데 결과는 늘 일정하게 좋다. 그런 사람들을 보면 오히려 더 궁금해진다. 저 사람은 언제 저렇게 연습했을까, 언제 저렇게 많이 해봤을까. 그런데 물어봐도 대개는 별 말이 없다. “그냥 하다 보니 됐다”거나 “운이 좋았다”는 식으로 넘겨버린다.
그래서 가끔은 실력 있는 사람들이 조금 여우 같고 얌체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분명히 엄청 노력했을 텐데 그걸 최대한 감춰버리기 때문이다. 마치 아무것도 하지 않은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서 있는 모습. 그 모습이 멋있기도 하지만 동시에 묘하게 웃기기도 하다. 아마 그들 앞에서 “나 실력 키우고 싶어”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보면 속으로는 조금 귀엽게 보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도 든다. 아직 말의 단계에 있는 사람들처럼.
생각해보면 실력이라는 건 결국 말로 다루는 대상이 아니라 삶으로 쌓이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그걸 목표처럼 이야기하고, 어떤 사람들은 아무 말 없이 계속 쌓는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둘의 차이는 조금씩 드러난다. 실력은 대개 소리 없이 자란다. 그래서 더 늦게 발견되고, 발견될 때는 이미 꽤 멀리 와 있는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