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깊이와 삶의 능력은 비례하지 않는다

by 랭크작가

우리는 종종 사람을 하나의 기준으로 판단하려 한다. 생각이 깊은 사람은 삶도 현명할 것 같고, 지혜로운 사람은 사회에서도 잘할 것 같고, 성숙한 사람은 일도 잘할 것 같다고 쉽게 상상한다. 하지만 살다 보면 그게 꼭 그렇지 않다는 걸 자주 보게 된다. 생각이 짧고 길다, 깊고 얕다, 진지하다, 가볍다, 유연하다, 경직돼 있다. 이런 성향들은 마치 서로 다른 인격이 만들어내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일을 잘하는 사람이라고 해서 꼭 착한 사람인 것은 아니다. 반대로 성숙하고 좋은 사람이라고 해서 사회에서 능숙하게 살아가는 것도 아니다. 어떤 사람은 판단이 빠르고 일 처리도 능숙하지만 인간적으로는 차갑고 계산적인 경우도 있다. 또 어떤 사람은 사람과 삶을 깊이 이해하는 지혜를 가지고 있지만 막상 사회 속에서는 어눌하고 서툴러 보이기도 한다.


내 주변에도 그런 사람이 있었다. 이야기를 나누면 분명히 지혜로운 사람이다. 사람의 마음을 읽는 능력도 있고 세상을 보는 시야도 깊다. 그런데 막상 사회적인 상황에 들어가면 어딘가 어눌하고 어리숙하게 행동한다. 말이 매끄럽지 않고, 타이밍도 잘 맞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은 그 사람의 깊이를 보기보다 겉으로 드러나는 서툶만 보고 오해하거나 답답해한다.


그 모습을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말하는 능력과 지혜, 성숙함은 사실 같은 축 위에 있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것. 어떤 사람은 삶을 깊이 이해하는 능력이 있고, 어떤 사람은 사회를 빠르게 읽고 움직이는 능력이 있다. 둘 다 인간의 능력이지만 서로 다른 방향에 있다.


그래서 사람을 한 가지 기준으로 단정하는 것은 늘 어딘가 부정확하다. 깊은 사람인데도 사회에서는 서툴 수 있고, 능숙한 사람인데도 마음은 얕을 수 있다. 인간은 하나의 성질로 설명되는 존재가 아니라 여러 개의 다른 능력들이 엇갈려 만들어진 복합적인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때로는 우리가 쉽게 내리는 평가가 그 사람의 전부가 아닐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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