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언제든 한 번쯤은 해본 적이 있는 고민거리
수민이는 부쩍 짜증이 많아졌다. 거울을 보면 자신의 외모가 너무나 마음에 안들고 친구들과도 그저 그런 일상이다. 살도 자꾸 찌는 것 같아 신경쓰이는 데다가 허스키한 목소리도 마음에 안 든다. 더욱 속상한 것은 무얼 해도 이렇다 할 성과가 없는 것이다. 수행 평가는 늘 중간 점수인데 그렇다고 주 2회 학원 다니며 배우는 영어, 수학 점수도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공부가 안되면 외모라도 돼야하고 외모가 안되면 성격이 쿨해 학교에서 인기라도 좋아야 하는 거 아닌가? 그런데 난 왜 이도저도 아닌, 아무 것도 잘 하는 게 없는 아이인걸까? 수민이는 자신의 미래가 불안하고, 능력 없는 자신이 밉기만 한 요즘이다. 어쩔 땐 극단적인 생각마저 든다. '난 왜 태어났을까?'라는......
살면서 누구든 한 번쯤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길 꿈꿔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기에 자신이 지닌 장점보다 타인이 지닌 장점에 더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또한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에 감사해하기보다 자신의 결핍을 곱씹고 괴로워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위의 수민이의 고민은 어쩌면 우리 모두의 고민일 수도 있습니다.
특히 10대 때는 현재보다 미래에 더 큰 가치를 두는 '미래 지향적 삶'을 당연하다고 여기며 지냅니다. 오히려 현재에 만족해하고 현재를 즐기는 학생들은 나태하고 게으르다는 식으로 비난하기 일쑤입니다. 물론 그 '현재의 만족'이 단순히 쾌락, 유희에만 머무는 행위로 채워져 있다면 문제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아니라면 과연 현재의 '나'를 불만족과 불안 속에 저당잡힌 채 미래만을 꿈꾸며 달려가라고 하는 다그침은 일종의 폭력일 수도 있다는 생각입니다. 사실, 앞의 방식은 일종에 우리 어른들이 살아온 그리고 배워온 삶의 방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삶처럼 우리 아이들도 미래에 그렇게 살아가야 한다고 어떻게 충고할 수 있을까요? 과연 과거, 그리고 현재의 우리는 그렇게 현명했었고 현명했을까요?
최근 십수 년 간, 세계는 수많은 변혁 속에 있으며 이제껏 상상하지 못했던 엄청난 일들이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몇달 후 혹은 몇 년 후엔 또 어떤 세상이 열릴 지 상상조차 안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들은 왜 수민이에게 '무엇 무엇'이 되어야만 넌 나름 훌륭한 아이야,라는 가르침의 방식을 고수하는걸까요? 왜 수민이조차도 스스로에 대한 평가 잣대를 기존 어른들의 기대 방식을 넘어서는 데까지 이르지 못하는 것일까요?
사실 수민이의 낮은 자존감 혹은 내적 불안함은 환경에 의한 학습으로 생겨났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 과정 중에는 분명 수민이에게 어떤 촉발 요인이 있었을 것입니다. 촉발 요인은 말 그대로 라이터같이 불을 붙여주는 존재를 말합니다. 수민이의 생각을 고정시키고 경직되게 만든 어떤 계기 말입니다. 아픈 상처가 있던 혹은 잘못된 고정 관념을 그대로 수용해 버린 과거를 제대로 치유하지 못하고 억지로 덮어버리고 있다가 생활 속에서 혹은 관계 속에서 오는 촉발 요인으로 인해 불이 붙어 버리게 된 것입니다.
<일단 오늘부터 행복합시다>(마츠 & 스전 빌마르크 지음)에서는 스스로를 얽매고 있는 불안, 열등감, 죄의식을 이겨내기 위해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기를 권합니다. 그 방법은? 어렵지 않습니다. 첫 단계로 지금 여기 내 앞에서 벌어지는 일을 의식적으로 중시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을 명확하게 생각하면서 실행하는 것입니다.
"내가 지금 밥을 먹고 있다. 쌀알을 씹고 있다. 국을 떠 마시고 있다."
"지금 걸어가고 있다. 바닥이 딱딱하다."
"나는 지금 샤워를 하고 있다. 물이 따뜻하다. 바디워시의 향이 상큼하다." 같이 말이다.
평소에 자연스럽게 스쳐지나갔을 생각들을 명확하게 곱씹어 내는 것입니다. 그럼 꼬리에 꼬리를 물었던 불안감은 차츰 잊혀지고 현실을 생각하는데 집중하게 됩니다.
또 한 가지는 불안감, 열등감이 밀려올 때 떠오르는 생각을 그대로 '적어보는 것'입니다. 노트에 불안한 생각을 적고 응시한 후 그 불안에 대한 생각 혹은 반론 등을 적어 보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서 막연한 불안감 자체가 생각보다 별 것 아닌 것들이거나 비현실적인 것들이라고 스스로 알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당신은 거절 당하는 것이 두려워 혹은 모든 것이 완벽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 자기 생각을 솔직하게 털어놓지 못한다. 그래서 실제로 거절당하거나, 실패하거나 통제하지 못할 것 같은 상황이 되면 '나는 무가치하고 멍청한 사람'이라는 오래전의 결론이 되살아난다. 조만간 당신은 불안 증세로 아무 것도 제대로 못할 것 같은 생각이 들 것이다. 갈등이라면 무조건 피하고 보고, 지나치게 조심하고, 금방 포기하고, 어떤 것도 감히 해볼 생각을 하지 못한다. 이 모든 것이 점점 자기 부정적인 생각을 확증해준다.
"나는 잘 어울리지 못해." "나는 좋은 사람이 아니야.", "나는 바보 같아.", "나는 태어나지 말았어야 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런 악순환이 계속되면 결국 우울증에 빠진다. 그리고 낮은 자존감으로 힘들어한다.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믿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남들에게 확인받거나 소유한 물질로 가치를 인정받으려 할 것이다."
수민이처럼 '나를 비난하기'는 (고통스럽긴 하나)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입니다. 중요한 것은 거기에서 좌절하거나 낙담한 채로 주저앉지 말고, 어떻게든 빠져나와야 합니다. 그리고 다시 자신을 추스릴 에너지를 채워넣어야 합니다. 이럴 땐 " 정리와 청소하기", "규칙적으로 운동하기", '푹 잠자기"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 청하기", "설탕의 유혹에서 벗어나기" 등의 실천할 수 있는 소소한 일들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달라이 라마는 "인간의 가장 놀라운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을 받고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우리에게는 많은 에너지와 힘이 있다.
그것을 발견하는 데 도움이 필요할 뿐이다.
당신은 행복하게 살아갈 자격이 있다.
당신은 변할 수 있다.
세상에는 언제나 감사한 것들이 있게 마련이다.
오늘도 당신은 기적 같은 하루를 살아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당신은 충분히 아름답고 가치있는 존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