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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문학 테라피스트 R Oct 19. 2019

어느날 숨어있던 열등감이 폭발했다

어디 숨었다 나왔니, 나의 열등감 (열등감 파헤치기 프로젝트 2탄)


숨어있던 열등감이 어느 날 폭발했다    



열등감이 반복되는 상황이 지속되다 보면 사람들은 용기를 잃고 더 이상 현실적인 노력으로 개선될 여지가 없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두려움을 직면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열등감을 느꼈을 때 무척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되는데요, 세 사람이 있다고 가정한다면 열등감이 솟구치는 상황에서 A는 부들부들 떨며 숨어버리거나, B는 경직된 얼굴로 애써 외면하기도 하며 C는 상대를 향해 버럭 소리를 지르며 화를 내는 등 각기 다른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B의 반응과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외부에 애써 저의 마음을 숨기려고 하는 편입니다.     


그럴 때 실수하기 쉬운 것이 자신의 노력으로 그 감정을 없애려고 애쓰는 것입니다. 그 방법으로 장애물을 극복하려 하기보다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어 우월감을 가지려고 시도합니다. 하지만 가슴 한 켠에 놓여진 열등감의 뿌리는 쉽사리 제거되지 않습니다. 왜일까요? 그 사람에게 있어 열등감이 생기는 상황은 지속적으로 계속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목소리 때문에 열등감을 지녔다고 했을 때 그렇다고 소리를 계속 내지 않고 지낼 수는 없습니다. 저처럼 손가락에 열등감을 지녔다고 해서 사회 생활 하면서 악수를 마다한다거나 손을 주머니에만 찔러넣고 다닐 수는 없는 노릇이지요. 언제든 또 누군가로부터든 열등감을 촉발시킬 상황은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그럴 때 주의해야 할 세 가지 행동이 있습니다. 이런 행동이 반복된다면 오히려 자신이 가진 열등감의 굴레에서 더 깊이 빠져들게만 될 뿐이니, 주의해서 읽어보시고 여러분의 행동 패턴을 진단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첫째, ‘거짓 위로’로 일시적인 자족감에 머무는 것입니다. 


얼마 동안은 마음이 평안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거짓 위로는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갱스터 영화에서 보면, 넘버 원에게 감히 대적하지 못하는 넘버 쓰리가 자신만의 구역을 만들어 그 곳에서 왕으로 군림하는 모습이 등장합니다. 동물들의 세계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암컷 사자를 얻는 데 실패한 숫사자는 세 번째나 네 번째 예쁜 암사자를 찾아가서 자신의 용기를 과시합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약점이 드러나면 자신의 강점을 과시할 수 있는 환경으로 옮겨갑니다. 더 잘 적응하고 발전하도록 자신을 훈련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변화하지 않아도 편안한 곳으로 이동만 하는 것입니다. 이를 ‘자기 기만’이라고도 하는데요, 이 경우 기껏 얻을 수 있는 것은 부분적인 만족감 뿐입니다. 열등감의 뿌리는 그대로 남겨둔 채 말이지요.


아마 고등학교 때 이런 경험 다들 한 번씩 해보셨을 겁니다. 어떤 분야에서 뛰어난 친구를 만나게 되면 왠지 그 친구가 하고 있는 동아리라든지 모임에는 잘 동참하지 않으려고 했던 경험 있으신가요? 잘해도 그 친구 때문에 인정 못 받고 못하면 더 비웃음만 살테니 아예 그 상황을 피해버리는 것이지요. 그러다보니 여러 면에서 나의 장점을 나름 뽐낼 수 있는 환경 속에 자신을 가둬버리는 것이지요. 이 경우 정신 세계 깊숙하게 자리잡고 있던 열등감은 나의 열등감을 자극하는 어떤 패턴, 상황을 만나게 되면 또다시 폭발하고 만다는 한계를 지닙니다.

    

둘째, 열등감을 ‘자기 비하’ 상태로 마음 속에 저장해 놓는 것입니다.


열등감을 느낄 때 사람들은 심리적인 긴장 상태가 됩니다. 유쾌하거나 즐겁지 않은 상황을 맞이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어떻게 이 상황을 개선해야 할지 잘 모르기에 점차 자신의 행동 반경을 제한합니다. 어려움 앞에 주저하는 행동이 잦아지게 되고 어쩔 땐 퇴보하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면 긍정과 성공이란 방향에 자신을 내맡기기보다는 실패와 좌절이라는 방향에 몰두하게 됩니다. ‘이불 밖은 너무 위험해’란 제목의 TV 프로그램이 문득 떠오르는데요, 자칫 ‘세상 밖은 너무 위험해. 나를 위축시키는 많은 요소들이 도사리고 있거든.’이란 멘트로 스스로를 옭아매게 될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어떤 일을 해도 잘 안풀린다고 느껴질 때, 침대 위에 누워 하루 종일을 보내기도 했었습니다. 알 수 없는 무기력함. 무슨 일을 하든 내게 독이 될 것만 같은 억눌림을 느끼면서 말이지요.     


셋째, 과도한 감정의 표현으로 다른 사람을 지배하려고 합니다.


신경질적인 모습이 되는 것이지요. 짜증, 심리적인 괴롭힘, 눈물, 우울함의 과도한 표출 등 다른 사람을 정신적으로 힘들게 해서 자신이 목표한 바를 얻고 싶어 합니다. 어릴 때부터 부모님이 자신이 원하는 대로 행동하지 않으면 눈물부터 펑펑 쏟는 아이가 있다면, 그리고 그 아이의 눈물 때문에 아이의 욕구를 무조건적으로 해결해주는 부모님이 있다면, 그 아이는 자칫 성인이 된 후에도 눈물이란 무기로 자신의 욕구를 채우려 할 것입니다. 사람들과 동등한 입장에서 협력하거나 화합하는 데 에너지를 투여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자신의 감정으로 지배할 수 있도록 관계 맺는 데 에너지를 쏟는 것입니다. 자신은 약하디 약한 존재, 돌봄을 받아야 하는 존재로 어필하지요. 어떤 활동이나 모임을 할 때 유독 자신의 감정을 반복적인 대화 주제로 내세운다든지 약점을 자꾸만 드러내어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하려고 애쓰는 등의 행동 패턴을 지닌 사람들의 경우도 이에 해당합니다.     

(사진출처: pixabay.com)


오늘은 ‘열등감’이 표출되는 다양한 방식에 대해 이야기 나눴습니다. ‘거짓 위로’나 ‘자기 비하’, 과도한 감정의 표현으로 다른 사람을 지배하려고 하려는 행위 등은 좀 더 나아지기 위한 삶의 방식에서는 다소 벗어나 보입니다. 그렇다면 열등감은 어떻게 다루는 것이 좋을까요?     


다음 편에서도 ‘열등감’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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