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Back to China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랑랑이 Jul 23. 2015

#9 "가오카오"-외나무 다리를 건너기 위한 몸부림

랑랑에게 중국이란...

6월8일, 이 날이 한국인들에겐 그냥 평범한 날일지 모르지만, 중국의 젊은 청춘들에겐 정말 인생 최대~가 아니더라고, 인생의 첫 관문을 넘는 날이죠.  바로 "가오카오(高考)"라 불리우는 대학 수능의 날이에요.

高考冲刺: 모두들 막판 스퍼트를 내어 조금이라도 빨리 결승선을 통과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궁금해서 바이두를 찾아보니 올해 수능에 참가한 학생수가 총 942만명이라고 하네요. 그 중 예상 합격률이 74.3%가 된다고 하니 약 700만명정도 되겠네요. 수도 베이징은 합격률이 더 높다고 하네요. (뉴스 출처 : http://www.ce.cn/xwzx/kj/201506/08/t20150608_5575384.shtml)

언제 봐도 어마어마한 "가오카오"행렬

아직까지도 랑랑이는 수능일을 계속 잊어버리는 것 같아요. 랑랑이 학교 다녔을 때엔 6월이 아닌 7월달이 대학 수능일이었거든요. 매년의 7월7일~9일까지였는데요, 지금은 6월로 앞당겼더라고요. 매년 6월7일~9일로, 날씨가 덜 더워서 7월보단 나은것 같네요.


지금은 시험방식도 많이 바뀌었다고 하는데요. 각 성, 시에서 약간씩 다를 순 있지만 현재 가장 많이 사용하고 하는 방식은 바로 3+X라고 하네요. 3은 필수 과목 : 국어(语文), 수학(数学), 외국어(영어,일어를 포함한 제1외국어)인데, 각 과목이 150점 만점이예요. X는 문과와 이과중 택1일인데, 이과는 물리, 화학, 생물; 문과는 정치, 역사, 지리를 포함하죠. 문과와 이과 이 두가지 종합과목이 각각 만점 300점을 차지하고요, 합산하면 3+X의 총 점수는 750점이랍니다. 랑랑이가 대학 수능을 봤을 때만 해도(2000년초반) 3+2였는데, 즉 국어, 수학, 외국어+문과(정치+역사)/이과(화학+생물), 만점이 총 750점이었나? 기억이 가물가물 하네요. 그런데 요즘은 이렇게 종합 과목으로 한장의 시험지에 정치와 역사를 , 혹은 화학과 생물을 다 포함할 수 있으니 더 편해진것 같네요.


그렇다면 보너스로 시험 순서는도 한번 공유 해 드릴까요?

6월7일 (오전) 09:00-11:30 국어 (오후)15:00-17:00 수학

6월8일 (오전) 09:00-11:30 문과종합/이과종합 (오후)15:00-17:00 영어(기타 외국어)


보통 한족 학교는 하루에 두 과목씩, 이틀에 거쳐 시험을 다 보는데, 소수민족 학생들은 본 민족의 언어(예: 조선족은 조선어 시험)시험을 더 봐야 하기 때문에 3일을 거쳐서 시험을 봐야 한답니다. 요즘은 바뀌었는지 모르겠네요.


이제 수능이 끝나면 6월23일부터 수험생들은 인터넷이나 전화로 성적을 알아볼 수 있죠. 아...진짜 오래전 일인데도 제가 다 떨리네요...원래 시험 볼때보다 성적 공개 할 때가 제일 떨리잖아요. 랑랑이가 수능 볼 때는 새벽 1시부터 성적이 나온다고 해서, 그때까지 잠도 못자고 기다렸다가 두근거리는 마음을 안고 전화를 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결과는 그리 썩 마음에 들진 않았지만 말이죠.


성적이 나온 후 본격적으로 대학 지원서 작성을 시작하게 됩니다. 옛날에는 성적이 나오기 전에 지원서를 작성하게 되어 있었는데, 랑랑이때부터인가(?) 정책이 바뀌었던 것 같아요. 솔직히 본인 성적을 모르는 상태에서 지원서를 작성한다는건 좀 리얼리티가 떨어지잖아요 ㅋㅋ

보통 총 4개의 대학을 지원할 수 있었던 것 같은데요,


1. 1본(一本) : 전국 중점대학

2. 2본(二本) : 전국 일반 대학

3. 3본 : 성 일반 대학

4. 4본 : 시 일반 대학


이렇게 작성 후 본인 성적을 토대로 순서대로 1번에 미달 했을 경우 2번으로, 2번에서 3번으로, 이렇게 내려가게 되죠. 물론 1번만 노리고 그동안 열심히 공부를 한 친구들은 1번에서 떨어지면 바로 재수를 고려하는 경우도 많죠.


시험 장소도 엄격히 정해 져 있답니다. 예를 들어 베이징에서 학교를 다녔다고 해서 베이징에서 시험을 볼 수 있는 건 아니에요. 옛날에는 호적이 어디냐에 따라 시험장소도 정해졌었어요,. 예를 들어 베이징에서 학교를 다녔지만 호적이 다롄으로 되어 있을 경우 , 대학 수능 시험을 볼 때는 다롄에 돌아가서 시험을 봐야 할 최악의 경우도 있었죠. 요즘은 많이 바뀌었다고 하는데, 해당 성이나 도시에서 학교를 다닌 경력이 일정기간을 넘으면 굳이 다시 돌아가서 시험을 보지 않아도 된다고 하네요. 그래도 랑랑이 때보단 많이 좋아 진 것 같네요.

수험생을 애타게 기다리는 학부모님들...

정말 짠한 사진 한장을 공유 해 드려요. 몇시간동안 땡볓에서 이렇게 아이를 기다리고 계시는 부모님들,

함께 시험장으로 들어갈 수는 없지만 마음만은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하는 이 분들이야말로 진정한 영웅 아닌가싶습니다. 랑랑이가 수능을 볼 때, 어머니 아버지도 이러면서 기다리고 계셨겠죠 ㅠㅠ


한국은 수능시험을 보고 난 후, 또 필요에 따라 원하는 대학에 입학하기 전 논술과 면접이 있다고 들었는데요, 중국은 수능 시험성적으로 모든것이 결정이 된답니다. 이 부분이 조금 아쉽긴 한데요, 조금 더 합리적인 대학입시제로 인재를 가릴 수 있는 방법을 좀 강구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네요. 시험지 한장으로 그 사람의 전보를 다 보여주지는 못하니까요.


수험기간엔 수험생들을 위한 이런저런 배려도 많은데요,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건 바로 사랑의 택시(爱心送考车)예요. 이름은 촌스럽지만 그 역할은 정말 어마어마하죠. 워낙 수험기간 3일동안은 수험생들이 많이 몰려들기 때문에, 아침/저녁으로 교통이 많이 밀리고 불편하죠. 그래서 일부 택시기사님들은 "사랑의 택시"란 이름으로 수험생들을 무료로 태워주는 선행을 한답니다. 요즘은 보다 체계적으로 이런 활동을 하기도 하죠.

빨간색을 좋아하는 중국 : 일부로 빨간 바탕으로 만들어놨어요.



고마운 택시 기사님들, 수험기간에만 볼 수 있는 기이한 광경이죠

요새 주위에 대학 수능을 앞둔 친구가 없어서(워낙 노땅이라...) 어떤지 잘은 모르지만 , 주위에 애를 키우는 친구들을 보면 중국의 교육열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고 하네요. 악기는 두 세개가 기본이고, 학원도 다녀야 하고...듣기만 해도 소름이 끼치네요. 랑랑이가 학교 다니던 시절, 과외는 부잣집 친구들만 누릴 수 있었던 사치였는데 말이죠. 애들은 점점 지쳐가고, 학부모들은 두 어깨가 점점 무거워지고...세상이 점점 미쳐가고 있는걸까요? 아님 랑랑이가 점점 이 세상의 템포에 뒤쳐지고 있는 걸까요?


대학수능에 목매는 젊은 친구들이 워낙 많아서, 한편으론 안쓰럽기도 하고 또 한편으론 이렇게 될 수밖에 없는 우리의 교육제와 입시제가 많이 아쉽기도 하네요. 그래도 젊은 친구들이 너무 앞만 바라보고 달리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너무 빨리 달리다보면 주위에 아름다운 경치나 사람을 놓치게 된답니다. 그리고 한번 놓친 풍경은 더이상 볼 수가 없게 되고요. 그러니 조금씩 천천히, 천천히 발걸음을 늦춰보세요, 또 다른 세상이 보일지 누가 알겠어요^^

高考不是人生独木桥

인생은 여러가지 가능성이 있어요.

대학수능만이 유일한 외나무 다리는 아니랍니다^^


이미지 출처: 바이두                                      

매거진의 이전글 #8 친구보다 가깝고 애인보다 먼 썸타기-자전거와 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