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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랑랑이 Aug 05. 2015

#11 중국의 드라마와 영화는 이렇답니다^^

랑랑에게 중국이란...

오늘은 중국의 드라마,영화 제작 그리고 방송 관련 재미있는 정보를 좀 공유해 볼까 한다. 한국과의 다른 점을 비교해 보는 재미도 쏠쏠하지 않을까 싶다.^^


1. 드라마 사전 제작


한국 드라마를 보면서 가장 신기했던 건 바로 대부분 드라마가 제작과 방송을 동시에 한다는 점이다. 짧은 기간 동안 정말 놀라운 집중력과 추진력이 필요한 과정이다. 제작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런저런 리스크 또한 제작진이 지고 가야 할 짐이기도 하다.


반면 중국은 제작 환경이 훨씬 여유롭고 루즈한 편이다. 여유롭게 사전에 찍고, 그런 후 일련의 심의를 거친 후에야 대중들 앞에 모습을 드러낼 수 있다. 심의에 걸릴 경우, 빛을 발하지도 못하고 그냥 쥐도 새도 모르게 묻히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시청자들의 반응, 시청률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한국 배우들은 꿋꿋이 연기를 계속해 나가야 한다. 최악일 경우 드라마 자체가 조기종영되는 일도 없지 않아 있다. 어떻게 보면 중국의 드라마 제작 과정이 비효율적인 부분도 있지만, 배우들에겐 심리적으로나마 조금 더 편한 환경을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2. 등급 제도


한국의 모든 방송은 시청자 연령 제한이 명확히 명시되어 있다. 영화 또한 미성년자 관람 불가인 경우 명시되어 있다. 그런데 신기한 건, 중국은 모든 방송에 시청자 연령 제한이 없다는 것이다. 중국이 다른 나라처럼 영화 등급 제도를 실시하지 않은 이유는 두 가지다. *1). 이에 대한 관리가 쉽지 않다   2). 중국의 실정에 맞지 않다. 즉 이런 등급 제도를 실시한다고 해도 결국 다른 경로를 통해 관람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그렇다면 이런 등급 제도가 없는 중국에서 드라마나 영화에 자극적인 장면들이 난무하지 않겠냐고 걱정을 한다면 그것 또한 오산이다. 왜냐면, 방송사에서 미리 심의를 거쳐 부적절하다고 판단이 되는 내용들을 삭제하고 내보내기 때문이다. 즉 시청자들이 보는 방송은 원본이 아닌 "편집본"이란 뜻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는 바로 영화다. 특히 외국 영화를 수입해서 방영할 경우, 중국 실정에 맞지 않거나 부적절하다고 판단이 되는 내용이 있다면 가차 없이 편집된다. 내가 아직 중국에서 살던 때였는데,  "색계" 개봉 첫날 친구들과 함께 설레는 마음으로 극장으로 향했었다. 자리가 없어 맨 앞 좌석에 앉았던 친구와 나, 기대에 부푼 마음으로 관람을 시작했다. 그런데 중간중간에 계속 끊기는 느낌이 들어 너무 답답했다는... 특히 베드신이 나올 때마다 그다음 장면으로 껑충 넘어가는 바람에... 도저히 집중이 안되었던 기억이 난다.


요즘 중국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정말 많이 개방된 느낌이 든다. 키스신이 많다 못해 약간 난무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말이다.ㅋㅋㅋ 오히려 이런 면에서 한국 드라마가 더 보수적이라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언젠가 중국 친구에게 이런 질문을 받은 적이 있었다. 왜 한국 드라마에서 남주와 여주가 키스할 때 그냥 입술만 맞대고 , 목석처럼 움직이지 않느냐고... 그걸 내가 어찌 알겠냐만은... 아름다운 화면을 보여주기 위해 그런 게 아닐까란 생각이 들기도 한다. ^^

3. 자막


중국의 모든 드라마나 영화는 모두 자막이 되어 있다. 한국은 없는 걸로 알고 있다.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방송하는데 왜 굳이 자막을 넣는지 궁금해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중국의 56개 민족들이 모두 알아듣게 하기 위해서다. 아시다시피, 중국 본토에는 여러 개의 언어가 있다, 드라마 속에서 배우들이 연기 할 때 또한 이런저런 억양이 있을 수 있다. 물론 대부분 배우들은 표준어를 쓰지만 말이다. 의사 전달을 보다 명확하게 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옳을 것 같다.

<<하이생소묵>>도 자막이 있었죠^^


4. 더빙


중국에서 살고 있는 한국 친구가 있었는데, 2003년이었나? 그때 내 고향에서 "엽기적인 그녀"가 개봉되었을 때다. 오랜만에 중국에서 모국어를 들을 수 있다는 기대를 안고 극장으로 향했는데, 웬걸, 극 중 전지현이 글쎄 샬라샬라 중국어로 차태현과 대화를 하는 게 아닌가? 그 친구 무지 놀랐다고 한다.ㅋㅋㅋ 그렇다. 중국에서 외국 분들이 영화를 고를 때 정말 주의해야 할 부분이 있다. 바로 더빙! 중국의 모든 영화는 모두 더빙 처리해서 방영이 된다. 외국 영화는 물론이고 중국 영화까지도 더빙을 하는 경우가 있다. 대부분 경우 출연했던 배우가 스스로 본인 대사를  더빙을 한다.


중국 드라마도 더빙을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중국 본토 발음이나 표준어가 잘 안되는 배우가 출연할 때 말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는 바로 최근 중국을 들썩이게 했던 드라마 "하이생소묵".  남주 종한량과 여주 탕옌/당언의 대사 모두가 더빙 처리되었다는 것!(당언은 자기 스스로 더빙을 함) 종한량은 본토 출신이 아니기 때문에 본토 발음이 조금 어눌해서 다른 분의 목소리로 더빙 처리 됐다는... 이처럼 홍콩 배우가 출연할 경우 대부분 더빙 처리를 많이 한다. 이 외에 외국 배우가 출연할 경우도 더빙을 많이 한다. 예를 들어 최근 비가 출연 중인 드라마 "다이아몬드 러버"에서도 물론 더빙 처리가 되었다.


그리고 한국 친구들이 많이 봤던 홍콩 영화나 드라마, 대부분은 중국 표준어(본토 발음)가 아닌 광동어다(Cantonese). 그렇기 때문에 중국에서 방영을 할 때는 모두 표준어로 더빙 처리를 하게 된다. 사실 주위에 더빙을 싫어하는 친구도 많다. 본인의 목소리가 아니기 때문에 몰입도가 떨어진다는 의견이다. 반면 정확한 의사전달이 되기 때문에 이해도가 높다는 목소리가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더빙을 그리 찬성하지는 않다.^^ 특히 홍콩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 더빙 없이 자막으로 보는 것이 더 재미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르신들은 자막 보는 것이 불편하기 때문에, 더빙을 좋아하기도 한다.

5. 장르


한국 드라마는 멜로, 가족, 코믹, 추리... 등 여러 가지 장르가 골고루 있어서 골라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중국 채널을 틀어보면 가장 많이 눈에 띄는 드라마 장르가 있다. 바로 무협, 사극 드라마다. 이상한 옷차림을 한 사람들이 하늘에서 막 날아다니는 무협 드라마, 그리고 역사 사극 드라마들이 반을 차지한다. 항일 전쟁, 첩보 드라마가 그다음을 차지한다. 우리 아버지가 가장 좋아하시는 장르가 바로 항일 전쟁, 그리고 그 시기의 첩보 드라마다. 첩보 드라마는 생각보다 수준이 꽤 높고, 심장을 쫄깃쫄깃하게 하는 긴장감도 있다. 출연자는 젊은 배우보다는 실력파 중견 배우들이 많은 편이다.


하지만 요즘, 젊은 세대를 위한 젊은 드라마들이 우후죽순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다. 가족애를 그린 드라마나, 청춘 남녀의 우정이나 사랑, 그리고 성장을 그린 드라마도 꽤 많이 나오고 있다. 2,30대의 젊은 배우들이 주인공으로 출연하는 드라마가 적지 않다. 젊은 배우들의 반란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예쁘고 잘 생긴 훈남훈녀들이 끊임없이 방송에서 얼굴을 드러내는 것 같다. 한류 드라마의 영향으로 리메이크한 드라마도 많다. 물론 다 흥행을 한 건 아니지만 말이다.


내 또래의 중국 친구들이 정말 좋아했던 중국 본토 드라마가 있다. 중국 본토 청춘 드라마의 원조라 할 수 있는 드라마 "将爱情进行到底(사랑을 끝까지 하자)"(1998년) 다. 지금 보면 정말 촌스럽다고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아직까지도 내 마음속 1순위를 차지하고 있는 작품이다.

将爱情进行到底(사랑을 끝까지 하자)"(1998년): 너무 오래 된 드라마라 화질이..ㅠㅠ

중국의 드라마나 영화 제작 수준이 일취월장하고 있는 건 사실이다. 정말 뿌듯하기도 하지만, 가슴 한켠으론 이상하게 바늘구멍만 한 조그마한 구멍이 뚫린 듯 허전하기도 한다. 너무 빨리 달리는 사이, 우리가 꼭 쥐고 있었던 무언가를 조금씩 잃어가는 느낌. 이젠 조금 천천히 가도 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든다. 우리가 갖고 있었던 그 풋풋했던 감성을 제발 잃지 말았으면 좋겠다.


이미지 출처 : 바이두

중국 영화 등급제도 관련 정보 :

http://baike.baidu.com/link?url=gbIiEzi7_kk2sv6vqD8XaaJMKK4lv6YNNAjNGaGAJzAeV6BRiF5lNjneXMOfCFCtWIdqzdBz9LXi3aEt5ODaO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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