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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란 Oct 05. 2022

인내심이 필요한 콘텐츠 토대쌓기 단계


컨셉을 잡고 부캐도 설정하는 등 나름의 준비를 한 후, 본격적으로 콘텐츠를 만들고 업로드하기 시작했다.




sns 플랫폼은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을 사용했는데, 처음엔 거의 유튜브에만 집중했다. 유튜브 관리만 하는데도 벅차서 인스타는 거의 방치되다시피 했다. 주1회 8~10분 길이의 영상을 제작했다. 꾸준히 1주일에 영상 1개씩만 올리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어느덧 아기는 생후 6개월이 되었다. 촬영은 저녁에 아기를 재우고 나서 했는데, 당시 아기가 이앓이를 하는 바람에 잠을 자주 깼었다. 잠에 깨서 우는 아기 달래느라 촬영이 자꾸 중단됐다. 남편은 큰 아이를 돌보느라 도와줄 수 없는 상황이었다. 편집이 아직 익숙치 않아서 편집시간도 오래 걸렸었다. 일주일에 영상 하나 올리는 것도 힘에 부쳤다.


한 달 정도 시간이 지났을까. 또 조급한 마음이 올라왔다. 대체 언제쯤 반응이 올까. 또다시 근심, 걱정, 불안감에 휩싸여서 컨설팅을 해주신 작가님께 조언을 구했다. 작가님은 2~3년 동안 묵묵하게 씨앗을 뿌리며 농사짓는 마음으로 꾸준하게 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해주셨다.


2~3년? 그렇게 오랫동안 기다려야 한단 말인가. 아무런 성취감도 없이 계속 이렇게 해야 한다고? 인기 많은 유튜브 채널들과 내 채널이 비교되었다. 질투가 났다. 나도 모르게 점점 패배감에 젖어들었다. 너무 늦게 시작해서 이런건 아닌지 망연자실했다. 의욕이 떨어지고 우울해졌다.


그러다가 문득, ’이거 육아랑 다를게 없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큰아이를 낳고, 왕초보 엄마였던 시절이 떠오른다. 엄마라는 역할이 처음이어서 더욱 힘들었던 그때, 이렇게 서툰 엄마인게 아기한테 미안해서 아기를 안고 울기도 했다. 어디서 일 못 한다는 소리는 들어본 적 없었는데, 육아에 서툰 자신을 바라보면서 자존감이 많이 떨어지기도 했다. 사회에서 일을 할 땐, 일이 힘들어도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다. 목표를 달성함으로써 눈에 보이는 성과를 쟁취할 수 있고 주변 사람들의 인정을 받을 수 있다. 노동의 정당한 보상인 돈도 벌 수 있었다.


그렇지만 사람을 키우는 것은 그런 것과는 거리가 멀다. 기저귀를 갈고 밥을 먹이고 집안일을 하는 등 단순한 노동을 매일 반복한다. 아이는 하루하루 조금씩 더디게 자라난다. 누워만 있던 아이가 기어가고 걷기 시작한다. 조금씩 커가는 아이를 보며 뿌듯함을 느낄 때도 있지만 사회에서 느꼈던 성취감은 느껴보기 힘든 단조로운 일상들이다. 24시간 쉬는 시간 없이, 집이라는 일터(때로는 감옥처럼 느껴지는)에서 매일 열심히 육아라는 노동을 하지만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 그저 아이 키우면서 집에서 노는 사람으로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도 있다.


큰 아이를 키우면서 호되게 매운 시행착오들을 얼마나 많이 겪었던가.

그 경험을 통해서 내가 얻은 것은 인내심이다.

육아는 인내심을 갖고 끊임없이 기다려야 한다.

신생아한테 언제 걸음마 할거냐고 다그치는 일은 없지 않은가. 

아이만의 속도에 맞춰서 참을성 있게 뒤에서 지켜봐줘야했다.


아이는 어느 것 하나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이 없었다.

초보엄마 시절엔 나도 모르게 다른 집 아이들과

우리 아이의 발달을 비교하며 조바심이 들 때도 있었다. 

그렇지만 이젠 안다. 

내 아이는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내 아이만의 개성을 갖고 있다는 것을.


사람도 키우는데, 까짓거 이것도 못할까 싶은 마음이 들었다.

나만의 속도로 묵묵하게 콘텐츠를 쌓아나가겠다고 결심했다.

마음이 깃털처럼 가벼워졌다.

엄마 경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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