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란 Oct 05. 2022

아마존 인디아에 입점하려면



아마존 인도에 FBA(Fulfillment by Amazon. 아마존에서 창고보관, 물품 포장, 배송 등의 서비스를 대신해주는 시스템)로 입점하기 위해서는 인도의 사업자등록번호(GST number)가 필요하다. 그렇지만 당장 현지에 법인을 설립할 순 없기 때문에 나처럼 사업자등록번호가 없는 셀러들은 인도의 외부 사업자와 제휴하는 ISP모델로 입점한다. 이들에게 일정 수수료를 지불하고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들의 업무 범위는 인도시장 관련 컨설팅과 세금, 통관, 아마존 창고 입고 등의 업무 대행, 판매대금 정산 등이다. 아마존 인디아에 진출하기 위해 필요한 사업 파트너인 셈이다.



아마존 코리아의 매니저로부터 인도의 ISP 회사를 소개받았다. 아마존 코리아에서 엄선한 인도 파트너사이므로 혹시 이상한 업체면 어쩌나 하는 걱정을 덜 수 있었다. 식품을 수출하는 데 있어서 가장 큰 장벽으로 느껴지는 것이 인증이다. 인도에 식품을 수출하기 위해서는 FSSAI(식품안전기준인증. Food Safety and Standards Authority of India)인증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인도 외부 사업자와 협업하여 입점하는 경우, FSSAI 인증까지 받을 필요는 없다. 인도 회사가 이미 FSSAI 인증 자격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식품 샘플링 검사를 하고 이에 대해 적합 판정을 받아야 수출이 가능하다.


제품개발이 완료된 후, 이제 본격적으로 아마존 인디아 입점 준비를 시작해야했다. 짧지만 매우 빡쎌 것이 예상되는 등반이 시작된 것이다. 앞으로 치러야할 수많은 절차들, 준비해야할 것들을 내가 다 해낼 수 있을지 막막하고 불안하고 걱정됐다.


실제로 이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밤에 잠이 잘 안 올 정도였다. 거의 하루종일 이것과 관련해서 생각했더니 머리가 지끈거렸다. 뭘 어떻게 준비하는건지 잘 모르는 것들도 잔뜩 있어서 더 불안했다.



일단 첫스텝으로 인도 파트너사에 연락했다. 지금 내가 제일 먼저 준비해야할 것이 무엇인지 다같이 만나서 의논하기로 했다. 아마존코리아 매니저, 인도 파트너사와 줌을 통해 얼굴을 보면서 온라인미팅을 했다. 나는 영어가 서툴러서 SNS에 콘텐츠를 올릴 때는 파파고번역기를 돌려서 영어로 된 콘텐츠를 업로드해왔다. 영어를 잘하는 아마존코리아 매니저를 믿고 줌미팅에 참여했는데 매니저가 약간 늦게 오시는 바람에 한참이나 식은 땀을 흘렸다.


미팅에서 인도 현지회사로부터 제품의 유통기한이 너무 짧으니 유통기한을 늘려달라는 피드백을 받았다. 수출용 제품은 1년 정도의 유통기한이 권장된다고 했다. 개발업체에 문의해보겠다고 답변했다. 또한 지금 당장 내가 해야할 일은 제품의 원료 리스트를 작성하여 인도 인증 관련 에이전시에 문의해보는 것이라고 했다.


아마존 인디아 매니저님께 보낸 문의메일 중 일부



미팅 후, 개발업체에 전화해서 유통기한을 늘려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메일을 통해 제품에 들어가는 원료 리스트를 받을 수 있었다. 이 리스트를 정리해서 인증 에이전시 측에 메일을 보냈다. 이제 아마존 입점을 위한 첫발을 내딛은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인증 에이전시로부터 답변이 오지 않았다. 사실 이 에이전시는 전에도 문의메일에 답을 하지 않았다. 제품을 개발하면서 인도에 허가되지 않는 원료가 무엇인지 알고 싶어서 두세차례나 문의메일을 보냈지만 묵묵부답이었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구체적으로 원료 리스트를 보냈으니 답변을 받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여전히 답변이 없었다.


솔직히  황당하고 기분이 나빴다. 인도 파트너사가 해당 에이전시 측에게 답변을 해달라고 부탁했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서러우면서도 오기가 생겨났다. 예전에 ODM 생산의뢰를 위해서 비건 고추장 회사들에게 문의했지만 묵묵부답이었던    상황이 떠올랐다.




그 때와 비슷했다. 그 때 결국 직접 제품을 개발하겠다고 결정을 내렸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식품 해외인증이라는 장벽을 정면돌파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증을 보유한 인도 파트너사를 활용해서 복잡한 인증절차를 거치지 않고 아마존 인디아에 입점하려고 했었다. 그런데 역시나 쉬운 길은 내 길이 아닌가보다.

“그래, 좋다. 시간이 조금 더 걸리더라도 차근차근 준비해보자. 지금부터 해외인증, 조금씩 준비해서 중간에 껴있는 업체없이 당당하게 내 브랜드로 입점해보자!”


아마존에 바로 입점해서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약간 수정했다. 그에 앞서 활발하게 운영중인 인스타그램에서 팔로워들을 대상으로 조금씩 팔아보면서 제품을 개선해나가고 브랜딩을 더 강화해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작가의 이전글 사업의 모든 것은 결국 “사람”으로 귀결된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