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라에는 이동 KOTRA라는 것이 있다. 수출전문위원님이 직접 멘티의 사무실이나 집에 찾아가서 수출 애로사항을 해소해주고 코트라의 다양한 지원사업을 설명해주는 것이다. 아직 사무실이 없어서 집 근처 카페에서 약속을 잡고 코트라 전문위원님을 만났다.
전문위원님의 설명을 듣고 정말 놀랐다. 이렇게 많은 수출지원사업이 있다니. 눈이 번쩍 뜨이는 기분이었다. 혼자서 수출을 하려고 고군분투해가며 인터넷 검색해보고 고민하던 것들이 이러한 지원사업들을 통해서 전부 해결가능해보였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해외무역관들이었다. 해당 국가의 현지인이 무역관으로 활동하면서 한국에 있는 수출기업들을 다방면으로 지원해준다. 해외시장조사에서 해외수입업체 2~3개사를 발굴하는 데 현지에서 직접 써포트한다. 뿐만 아니라 해외 인프라 지원사업을 통해 임대빌딩을 보유한 해외무역관을 통해 현지에 건물을 빌려서 법인을 설립할 수도 있다.
이외에도 내수기업의 수출기업화사업, 수출바우처사업, 해외전시회, 극초기 스타트업의 해외진출지원, 해외출장지원, 글로벌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셀러 육성사업, 수출상담회, 무역사절단 등등 셀수 없다. 온라인 오픈마켓 뿐만 아니라 바이어와의 비즈니스 기회도 잡을 수 있다.
이러한 지원사업의 혜택을 받으려면 그만큼 내가 발로 뛰어야한다. 어떤 지원사업들이 있고, 공고가 떴는지 본인이 직접 검색하고 찾아내서 신청해야 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전문위원님도 마찬가지로 멘티의 사무실이나 집으로 직접 찾아오셔서 대면상담해주신다. 집 앞에 있는 카페에서 1시간가량 멘토링을 받았다.
나의 부모님과 비슷한 연배로 보이는 멘토님과의 첫 만남이 매우 인상깊었다. 첫 소개에서 자신은 이 일을 하는 것이 너무나 즐겁고 설렌다고 하셨다. 오늘 나와 만나기 전에도 어떤 멘티를 만나게 될까 두근대고 설렌 마음으로 오셨다고 한다. 일을 지치지 않고 즐겁게 오래 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즐겁고 설레야 한다고 강조하셨다. 자신은 이 일을 하는 목표와 이유가 명확하고, 10년 장기계획도 이미 모두 세워놓았다고 하셨다. 멘티들이 성공할 수 있도록 마중물 역할을 하는데 큰 보람을 느끼며 “행복전도사”로서 왕성하게 인생 2막을 활동하고 있다고 자기소개하셨다.
멘토링을 받을 당시의 난, 아마존 입점 계획도 어그러지고 통관, 식품포장, 물류 등 난생 처음 해보는 업무들에 치여서 스트레스가 심했다. 어느 정도였냐면 끝도 없는 생각, 고민의 소용돌이에 휘말려서 밤에 잠도 잘 안오는 지경이었다. 머리가 지끈거려서 맥주 한 잔을 마시고 겨우 잠에 든 적도 있었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내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었다.
“나는 지금 이 일이 재미있나? 즐거운 마음으로 하고 있는 거 맞나?”
가족들과 즐겁고 행복하게 살려고 이 사업을 하는 건데, 괴롭고 힘들게 일을 할 필요가 있을까 싶었다. 그런 생각을 하던 차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전문위원님의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즐겁고 설레는 마음으로 해야 지치지 않고 오래할 수 있다’는 조언이 가장 뇌리에 깊숙이 박혔다.
첫 번째 멘토링에서 지금껏 사업을 체계없이 주먹구구식으로 해왔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사업을 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7가지 기둥을 설명해주셨다. 비즈니스, 마케팅 관련 서적을 탐독하면서 어찌어찌 콘텐츠를 만들고 제품개발까지 해냈지만 가장 중요한 기본기, 체계를 세우는 것을 소홀히 했다.
국가지원사업을 위해 사업계획서를 몇 번 써보긴 했지만, 수박 겉핥기식으로 공부한 후에 벼락치기하듯이 썼었다. 비즈니스 모델을 작성해본 적도 없다. 가장 기본 중에 기본인 사업계획서 작성과 비즈니스 모델 정립부터 해야할 단계였다. 급할수록 돌아가야 한다. 기초부터 탄탄하게 다져나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는 과연 지금 타겟으로 잡고 있는 ‘인도’라는 나라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을까? 고추장이나 볶음 고추장에 대해 빠삭하게 알고 있는가? 경쟁제품을 조사하고 다 먹어보았는가? 타겟고객으로 잡고 있는 인도의 10대 여성에 대해서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전문가 수준으로 이것들에 대해서 알고 있는가 하는 질문에 자신있게 대답할 수 없었다.
솔직히 약간 충격이었다. 사업이 어느 정도 많은 단계를 거쳤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시작조차 제대로 되어있지 않았다.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것도 단순하게 수익모델로 알고 있었는데, 9단계에 걸쳐 작성해야했다. 언뜻 책이나 인터넷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대강 공부한 기억은 나지만, 작성까지 하기엔 너무 귀찮아서 설렁 넘겼었다. 제품을 어떻게 포장하고 통관이나 물류를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할 때가 아니었다. 일단 이것들부터 짚고 넘어가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