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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란 Oct 05. 2022

제조사 찾아 삼만리


생각지도 못한 난관에 부딪쳤다. 어렵사리 제품 레시피를 개발해놓았다. 그런데 이 레시피대로 제품을 제조해줄 제조사를 찾아내는 것이 문제였다. 제조사에 컨택을 시작할 무렵에는 금방 제조사를 찾아낼 수 있을 줄 알았다. 마트에 가서 소스 라벨에 적혀있는 제조사 연락처에 전화를 걸어서 전화하기도 하고, 인터넷 검색을 통해 괜찮은 제조사 홈페이지에 기재된 이메일에 연락을 해보기도 했다.


‘죄송합니다. 저희가 하기 어려울 것 같네요.’

‘원하시는 수량이나 용량은 불가능합니다.’

‘저흰 아직 비건 제품은 취급하지 않아서요..’


거절의 연속이었다.

레시피만 있으면 제조는 뚝딱 되는건줄 알았건만.

뭐하나 쉬운 게 없었다. 겨우겨우 두서개의 업체로부터 검토해보겠다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대강의 레시피를 보낸 후, 샘플을 받아보기로 했다. 내가 보기에 크게 복잡할 것 없는 제작공정이었기 때문에 제대로 된 샘플을 받아볼 수 있을거라고 굳게 믿었었다.


드디어 한 업체로부터 샘플을 받은 날.

택배상자를 뜯고서 샘플을 시식하기 위해 소스를 그릇에 담았다. 그런데 소스를 그릇에 담자마자 ‘이거 뭐지?’라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볶음고추장에서 소고기 대신 넣는 콩단백의 알맹이가 너무나 컸다. 맛은 둘째치고, 알맹이를 이렇게 크게 만들수도 있는건가 싶었다. 레시피에는 쵸핑기로 정확하게 3mm 크기로 잘라야한다고 기재되어 있었는데 말이다. 소규모 업체여서 그런가 싶었다.


다른 한 업체는 우리나라의 유명 소스들을 많이 제조해온 중견 소스전문 제조업체였다. 그래서 이번엔 이 업체에 희망을 걸기로 했다. 샘플 택배가 온 날, 기대에 한껏 부풀어서 소스 시식을 시작했다. 그런데 웬걸, 또 똑같은 일이 벌어졌다. 이번에도 역시나 콩단백의 알맹이 크기가 문제였다. 아니 대체 왜 다들 이렇게 알맹이를 크게 만들었단 말인가.


이번달에 제품을 생산해서 테스트 판매를 시작하고 싶었는데 또다시 계획이 어그러졌다. 계획은 정말 계획일 뿐인 것 같다. 일정들은 자꾸만 뒤로 또 뒤로 미뤄졌다. 일정이 자꾸 이렇게 미뤄지니까 너무나 답답했다. 


제조업체에 샘플의 보완점을 말해주고 다시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2차 샘플을 받아보긴 했지만 콩단백 덩어리 크기가 처음보다 약간 줄어들었을 뿐 여전히 마음에 들지 않았다. 콩단백이 딱딱하고 질겼으며, 소스 맛도 이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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