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을 시도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국내 시장에 잘 자리 잡는 것이다. 국내에는 와디즈, 텀블벅과 같은 크라우드 펀딩이 있다. N사 스토어, 자사몰, 여러 온라인 유통채널과는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다. 팬덤을 기반으로 하여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플랫폼이며, 신제품을 본격적으로 출시하기 전에 시장 테스트를 해볼 수 있다. 제품 및 창업자의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브랜딩이 가능하다.
이 플랫폼에서 제품 및 서비스를 구매하는 사람들은 기나 긴 분량의 제품, 브랜드 스토리를 모두 읽어본다. 거기에 공감하며 응원, 지지해주는 사람들의 펀딩금을 모은 뒤에 제품을 생산하여 발송한다. 선주문 후생산 시스템인 것이다.
사람들이 이곳에서 펀딩을 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가장 큰 이유는 고퀄리티의 제품을 상대적으로 가성비 있게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 플랫폼 내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한정판 제품들이 많으며 다양한 이벤트들을 체험할 수 있는 재미가 있다. 가치소비를 하는 얼리어답터들이 많은 곳이다.
제품의 타깃을 명확하게 하고, 제품의 유니크한 셀링 포인트를 진정성 있는 스토리를 통해서 어필해야 한다. 여기에 사람들과의 활발한 소통은 필수라고 할 수 있다. 제품의 스토리를 제작해서 펀딩을 오픈하고, 제품을 생산한 뒤에 배송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 제품의 스토리를 기획하는 시간까지 합치면 넉넉잡아서 두서 달 정도 걸린 것 같다.
스토리를 작성할 때 가장 먼저 생각했던 것은 “기존 시장 제품 대비 내 제품이 어떤 경쟁력을 갖고 있는가”였다. 이는 크라우드 펀딩의 스토리뿐만 아니라 자사몰이나 온라인몰의 상세페이지를 만들 때도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하는 부분이다. 타제품 대비 내 제품이 갖고 있는 특장점을 다섯 가지 정도 정리해보았다. 이 특장점을 토대로 스토리를 풀어나가야 한다.
특장점들을 중심으로 스토리를 적어보았다면, 이제 도입부를 작성해야 한다. 스토리의 첫 부분, 첫인상을 담당하는 도입부는 매우 매우 중요하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첫 문장을 읽는 순간, 사람들이 눈길을 뗄 수 없어야 한다. 다음 내용이 궁금해져야 한다. 흔히 이것을 ‘후킹’이라고도 한다. 영상 콘텐츠를 만들 때도 마찬가지 아니던가. 영상의 초반 5초가 가장 중요하다. 문장의 첫 한 두줄, 영상의 5초만 보고 사람들은 이 글과 영상을 더 볼지 말지 결정한다.
도입부를 쓰는 데 가장 시간이 많이 걸린 것 같다. 이 문장, 저 문장 써보다가 이렇게 써보았다.
“속았다. 소고기인 줄 알았다.”
제목은 “사기꾼 콩고기가 유혹하는 감칠맛 폭발 볶음 고추장”라고 붙여 보았다. 내 제품이 소고기가 아닌 콩고기를 넣어서 볶은 비건 고추장 소스임을 가장 비중 있게 강조했다.
또 이런 스토리나 상세페이지를 쓸 때 중요한 점은 읽기 쉬워야 하고 친숙한 단어를 사용해야 하는 것이다. 어렵고 복잡한 문장을 누가 시간과 에너지를 들이면서 읽으려고 할까. 그런 머리 아픈 경험을 하는 순간 잠재고객들은 이탈한다.
그래서 최대한 문장은 짧고 단순하게 적었다. 두 줄 이상 넘어가는 문장은 자제했다. 단어들도 전문 용어를 사용하기보다는 가정에서 사용하는,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친근한 단어들을 사용했다. 예를 들어서 제품의 영양성분 중에서 콜레스테롤이나 트랜스지방이 아예 없기 때문에, 이에 대한 효능을 “콩고기 드시고 혈관 미인 되세요”라는 문장으로 설명했다.(이런 효능을 강조하는 문구가 들어갈 땐 이를 입증하는 객관적인 근거자료도 함께 제시해야한다.)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하는데 시간이 꽤 걸리기 때문에 미리미리 스토리 작성에 시간을 할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