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두산 베어스는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존재이다. 함께 울고 웃으며 보낸 16년이라는 시간은 단순한 팬심을 넘어 내 삶의 일부가 되어버렸다. 이번 시즌이 이렇게 끝나버리니, 아쉬움과 허전함이 가슴 깊이 밀려온다. 그만큼 내가 이 팀을 얼마나 사랑하고 있었는지를 다시 한번 깨닫는 순간들이었다.
시즌 내내 힘든 순간도 많았다. 특히 이승엽 감독의 첫 시즌 운영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 기대감이 컸던 만큼 결정적인 순간마다 아쉬운 경기 운영이나 교체 타이밍이 적잖이 팬들의 마음을 무겁게 했다. 새로운 감독으로서의 부담이 컸겠지만, 이왕이면 더 나은 선택들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올 시즌 우리 두산을 빛낸 선수들이 있었다. 곽빈,최원준이 이끄는 선발투수들의 강력한 투구,이병헌 홍건희 김택연으로 이어지는 불펜, 정수빈의 날렵한 수비, 조수행의 도루, 양석환과 김재환의 꾸준한 타격, 그리고 베어스의 리더십의 표본 김재호 선수를 비롯한 신인 선수들의 성장….이 선수들을 포함해서 모든 두산베어스 선수의 노력 덕분에 우리는 끝까지 꿈을 꾸었고, 함께 숨을 쉬었다.
특히, 이병헌 선수의 인터뷰는 마음 깊이 와닿았디. “제 등장곡처럼 쉽지 않은 야구 세상에 들어왔지만, 작은 날갯짓으로 날아오르겠습니다”라고 말하던 그 어린 투수의 책임감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볼 수 있는 진면목이었다. 그 말은 이승엽 감독뿐 아니라, 모든 선수들과 팬들이 새겨야 할 자세라고 생각해. 쉬운 길은 없지만, 그 작은 날갯짓들이 모여 결국 우리를 더 높은 곳으로 데려다줄 거라 믿는다
가장 아름다웠던 건 넘실거리는 하얀 물결 속, '최강 두산'을 외치는 10번 타자들이었다. 긴 144경기의 정규시즌을 마치고, 짧디짧은 가을야구 두 경기를 더 함께 뛰며 웃고 울고 소리친 우리 응원단들... 정말 고생 많았다.
더 단단해진 선수들과, 내년엔 더 나은 감독과 코치진과 함께 더 큰 꿈을 그려나가길 기원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가장 고마운 건, 힘든 내색 없이 끝까지 뛰어준 우리 두산 베어스 선수들이다. 열정을 다해 응원해준 치어리더님들과 응원단장님, 그리고 늘 함께했던 10번 타자 여러분. 여러분 덕분에 우리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에 의의를 둔다. 하지만 아쉬운 건 사실이다.
이번 시즌이 끝났지만, '미라클 두산'이라는 이름을 가진 팀이 이겨낸 수많은 역경들처럼, 이번 부진도 결국엔 또 다른 도약의 발판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그들의 노력은 절대 헛되지 않을 것이며, 두산은 다시 날아오를 것이다. 이건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을 기다리며... 나는 언제나 베어스라는 세 글자와 평생 함께할 것이라고 다짐한다.
최강 두산! 내년에는 정말 V7을 이뤄보자!!! 허슬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