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밤, 그 문장을 기억하라.
글을 썼다.
어디서 본 적 없는
어디서도 들은 적 없는
오로지 나의 마음에서만 자란 말.
심장이 뛸 때마다
한 글자씩 새겨졌고,
눈물 젖은 밤이면
콤마 하나에도 마음을 쏟았다.
그렇게 완성된 문장,
나는 그것이 내 자식처럼 느껴졌다.
세상에 내보낼 때,
두근거림과 떨림이 함께했을만큼.
그런데,
어느 날 낯선 이름 아래
내 문장이 울고 있었다.
내가 그 문장을 썼다고 말할 새도 없이.
사람들은 말했다.
“그냥 비슷한 거겠지.”
“요즘 다 그렇게 써.”
“누가 먼저 썼는지 중요해?”
그래.
중요하다.
밤을 밀어내며 썼던 한 줄.
도저히 끝내지 못하던 문단.
내가 스스로를 찢으며 겨우 완성했던,
그 한 문장.
그것은 나였다.
내가 견뎌낸 고통의 증거였다.
내가 나로 존재한다는 선언이었다.
그 한 줄을 위해
얼마나 많은 밤을 버텼는데.
얼마나 많은 나를 태웠는데.
저작권은 '법'이기도 하지만,
나에겐 ‘존재의 증명’이기도 하다.
사랑했고, 지켰고,
세상에 낳았다는 증명.
그리고,
한 사람이 세상에 말을 걸기 위해
어떻게 마음을 찢었는지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그러니,
훔치지 말아줘.
그 말의 주인을 기억해줘.
그리고, 네 문장을 써.
네 밤을 견디고,
네 심장을 태우고,
네 문장을 써줘.
그게,
세상을 조금 더 정직하게 만드는
=가장 아름다운 방법이니까.
나는 오늘도 글을 쓴다.
내일 또
도둑맞을지도 모른다는 걸 알면서도,
어딘가에 있을 ‘그 사람’이
이 문장을
진심으로 읽어줄 거라는 희망 하나로.
나는 창작자다.
나는 사람이다.
그리고 나는,
내 것을 지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