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일곱번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면 그만이다.

삶의 방향이 달라진 작은 실천

by 라온

숨 쉰다는 것 자체가

나에게 곤욕이었던 때가 있다.


언젠부터 였을까.

살고 싶지 않았고,

더는 일어설 수 없을 거라

삶을 거의 포기했었다.


내일을 맞이할 이유가 희미해졌던 시간.
사람들이 말하는 '극복' 같은 단어는

내겐 너무 멀고 무겁게 느껴졌다.

나는 그저,

오늘 하루를 '살아만' 있었다.


아니.

아침에 눈 뜨지 않기를, 간절히 바랬다.




용기는 늘 우연한 계기에서 시작된다.

밥 먹다 문득 의욕이 생긴다거나,

잠 자다 불현듯 다짐 하는것 처럼.


병원에서 일했을때 그랬고,

요가를 접했을때 그랬다.


요가원 문을 열고 들어 선 날을

아직도 기억한다.

평온한 공기 속

여유로워 보이는 사람들을 보며

나도 그 공기에

속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언감생심.

내가 감히 도전할 엄두도 못내던

'움직임'과 '생각'들이,

몹시 겁이 나면서도

이상하게 숨이 쉬어졌다.


눈치채지 못한 순간에

나에게도 꿈이 생긴거다.


균형을 잡지 못해 넘어졌고,

호흡은 짧았으며,

동작은 버거웠어도,

멈추지 않고 계속계속 시도했다.

매트 위에서

샐수없이 흔들렸어도 말이다.


몇번째인지도 모를만큼 넘어졌을 즈음

앗차! 싶었다.

드디어 내 발로 걸어 나왔구나. 하고.


불안정함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며

'살아있음'을 느꼈다.


요가를 시작하며 그렇게,

나는 살아 있는 쪽을 선택했다.


요가가 가르쳐준 건
자세나 호흡이 아니었다.
넘어져도 괜찮다는 것,
흔들려도 괜찮다는 것,
그런 나를

스스로 끝까지 응원하며

지켜볼 수 있다는 믿음.


그 누구도,
나조차도 기대하지 않았던 방향으로
내 마음은 조금씩 움직였다.

넘어진 횟수를 세는 대신,
다시 일어난 내 몸을 느끼고 싶어졌다.


하고싶은게 늘어만 가는 내가

꽤나 대견하고, 신기했다.


확신하건데

숨이 곤욕이던 그 날들에도
나는 분명히
최선을 다해 살고 싶어 했으리라,

그 마음이
지금의 나를 여기까지 데려 왔으리라 생각한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