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부 꽃이 천일동안 간다고?


생화를 보존하는 방법 중 가장 많이 쓰이고 상업적으로 활발히 판매가 되고 있는 꽃은 프리져브드 플라워다. 프리져브드플라워란? 꽃이 싱싱할 때 채취해서 용액에 담가 색을 빼고 다시 색상을 입히는 것이다. 꽃이 천일동안 간다고 해서 천일화라 불린다. ‘나는 조화는 싫어! 가짜 꽃은 인위적이라 싫어!’ 하는 고객들도 프리져브드플라워를 보여주고 설명하면 좋아한다. 생화로 만든 것이라 꽃잎의 감촉은 촉촉해서 생화와 거의 느낌이 비슷하다. 자연의 색은 아니지만 생화에는 없는 색을 만들 수 있는 색다른 매력이 있다.


예전에 TV에서 안개꽃 농사를 지으며 안개꽃을 프리져빙해 고소득의 매출을 올린다는 농가를 본 적이 있다. 기업형태로 하는 것이라 대규모 시설이 있는 곳이었다. 꽃을 배우러 다닐 때 학원선생님 중 천만 원을 들여 프리져빙을 배운 선생님이 있었다. 그러면서 해준말이 프리져브드꽃은 사서 쓰라고 했다. 그래도 배워보고 싶었다. 형태보존화를 배우러 간 곳에서 프리져빙도 배울 수 있었다. 형태보존화를 배운 사람에게만 취미반처럼 교육비가 저렴한 Diy과정이 있다고 했다. 상술인지는 모르겠으나 혹해서 또 신청을 했다. '이래도 되나.... ‘

프리져빙용액은 화장품원료라고는 하는데 냄새가 많이 독했다. 꼭 마스크를 쓰고 장갑을 끼고 하라고 했다. 용액은 알파, 베타, 슈터알파용액이 있었다. 알파용액에 꽃을 넣으니 색상이 빠지기 시작했다. 이틀 후 다시 슈터알파용액에 넣으니 빨갛던 꽃이 순백색이 되었다. 여기에 베타용액과 색소를 배합해 하얘진 꽃을 넣고 48시간 동안 담가두면 염색이 되었다. 그걸 꺼내서 잘 말리면 완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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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가서 배우고 집에 와서 실습을 해봤다. 마스크를 썼어도 냄새가 독해 머리가 아팠다. 베란다에서 창문을 다 열고 작업했다. 빨강, 노랑, 파랑 같은 원색은 알려준 대로 배합하니 잘 되었다. 복숭아색이나 핑크색은 같은 2차 3차 색상은 생각보다 잘 안되었다. 마르기 전에는 색이 잘 나온 것 같아도 말리는 과정에서 색이 변했다. 시중에 판매되는 프리져브드플라워는 색이 쨍하니 선명하고 곱다. 새 꽃이 아닌 학원에서 실습하고 난 싱싱하지 않은 꽃으로 해서 그런지 예쁘지 않다.


다 만들어진 프리져브드 플라워는 고가다. 생화보다 비싸다. 용액이 비싸고 만드는 절차가 복잡하다. 꽃이 가장 싱싱할 때, 꽃이 피기 전 몽우리상태일 때 채취해야 모양이 잘 유지가 된다고 한다. 꽃만 따서 만드니 상품을 만들 때는 철사로 줄기를 만들어줘야 한다. 손이 엄청 많이 가니 비쌀 수밖에 없다. 그래도 ‘습기와 직사광선만 조심하면 3년에서 5년까지도 가니까 가성비가 좋잖아요’ 하며 판매한다.


막상 배우고 나니 크게 실무에 써먹을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꽃집일도 하면서 이것까지 만들어 쓴다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괜히 배웠다 싶어서 돈이 아까운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해본 것과 안 해본 것은 하늘과 땅차이니 호기심 채운 것에 만족하기로 했다. 지인들에게 직접 프리져빙한꽃으로 유리돔플라워를 만들기도 하고 리스를 만들어 선물했다. 딸아이 학교전시회에는 꽃다발을 만들어서 주었다. 점점 취미가 늘어나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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