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불안정하다. 무엇이든 하지 않으면 게으른 것 같고 뭔가 놓치고 있는 것 같아 편치 않다. 불안한 생각이 몰려와 그 생각을 떨치려 자꾸 무언가를 한다. 쉬어야 하는데 가만히 있지 못하니 몸도 머리도 너무 피곤하다. 몸이 힘드니 정상적인 사고가 잘 되지 않는다. 악순환이다. 이 고리를 끊어야 한다. 불안의 끝을 찾아가 본다. 뭐가 그리 불안한지. 나의 미래가 불안하고 바쁘다는 핑계로 아이들을 잘 케어하지 못하는 것 같아 죄책감이 든다. 잘하고 있는 건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꽃에서 위로받고 나를 찾기 위한 퍼스널브랜딩을 하고 글을 쓰다 보니 알게 된 것이 있다. 다 잘못된 줄 알았는데 현실에 충실해서 살았을 뿐 잘 못 된 것은 없었다. 이제라도 마음속의 외침을 듣고 따라가고 있으니 다 잘 될 것이라고 다독여본다.
꽃을 배우는 6개월의 과정이 끝나간다. 배우는 동안에는 힘들어도 마음이 그리 불안하지 않았다. 불쑥불쑥 불안감이 올라와도 그냥 무시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 배움의 과정이 끝난다 생각하니 그동안 애써 모른 척했던 불안감이 밀려왔다. 실업급여로 6개월을 걱정 없이 공부했지만 이제는 취업을 해야 하는 현실과 마주했다.
중학교수업을 다녀온 이후로 중간중간 그녀와 연락을 하고 지냈다. 과정평가형을 마치고 그녀가 운영하고 있는 꽃집에서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꽃집은 예비사회적 기업 서류를 넣었는데 예비사회적 기업이 되면 사무직 일을 해 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했다. 꽃에 대해서도 알고 식물도 케어하며 사무직일도 가능한 사람이 필요한데 그 자리에 나를 염두에 두고 있는 듯했다.
사회적 기업은 영업활동을 통해 얻은 수익을 사회적 목적으로 사용하는 기업을 말한다. 예비사회적 기업은 사회적 기업의 전단계로 사회적 기업의 요건은 갖추었지만 일부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기업에 대해 정부 또는 지방자치단체장이 사회적 기업의 예비단계에 있음을 지정해 주는 것이다.
학원과정이 모두 끝나고 정식으로 출근하기 전에 그녀의 꽃집에서 알바를 했다. 알바를 하면서 불안감은 더 커졌다. 힘들 것은 알았지만 생각한 것 이상이었다. 잘되는 꽃집이다 보니 손님이 많다. 더군다나 크리스마스와 인사이동, 졸업식시즌이라 많이 바빴다. 보통 일주일에 3번 시장에서 꽃이 오는데 많이 오는 날은 하루에 3번도 왔다. 꽃을 다듬고 정리하다 보면 어느새 하루가 훅 지나갔다.
이 꽃집에는 특별한 상품이 있다. 자체특허개발한 플라워핸들링케이스다. 낙하산모양의 투명한 케이스로 생화를 꽃꽂이했을 때 꽃이 더욱 돋보인다. 손잡이도 있어서 이동도 쉽고 수분증발을 지연시켜 주어 꽃도 더 오래간다. 요 핸들링케이스를 꽃을 꽂기 전에 미리 포장을 해놓는다. 원형케이스가 닫힐 수 있게 똑딱이 부분이 있는데 좀 뻑뻑했다. 원래 있던 직원들은 쉽게 하는 것 같은데 요령부족으로 손에 힘이 많이 들어갔다. 이틀 일을 했는데 오른손이 퉁퉁 부어올랐다. 손가락이 굽혀지지 않았다. 게다가 가계 안에서 하루 종일 서서 움직이다 보니 어깨 다리 온몸 안 아픈 곳이 없다. 사무직일만 할 때는 기껏 많이 걸어야 이천 보였는데 가계 안에서 만보를 걸었다.
나름 농사도 짓고 설계하면서 건설현장 일도 했는데 안 하던 일이라 그런지 많이 힘들었다. 체력으로 안 되면 오기와 깡으로 버티는 것 하나는 자신 있다 자부했는데 마음과는 다르게 상상외로 몸이 힘드니 당황스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