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여행/중국여행
[세계여행/중국여행] 중국 운남성 따리여행(大理) 해발 2700m의 산 속 절에서의 수행
쿤밍의 도미토리 숙소에 머무르다, 친구 루씬과 인연을 맺게 되었다.
루씬은 채식주의자이며, 불교의 가르침을 배워 일상속에서 수행하고 있는 것 같았다.
우리가 따리로 가려한다고 하자, 따리에 산속의 절이 있는데 소개해주겠다고 했다.
나는 평소에 명상에 관심이 있었던지라, 불교의 가르침이 궁금해서 가보겠다고 했다.
사실, 무엇보다도 숙식이 제공된다고 해서...ㅎㅎ
밤기차를 타고 달려 따리에 도착했다.
루신이 소개해 준 ‘밍푸’라는 분이 우리를 차에 태우고 산의 절까지 올라갔다.
가는 길은 너무나도 아름다웠지만, 울퉁불퉁해 멀미가 날 지경이었다.
또한 첫 해발이 높은 곳으로 가는 거라 고산증이 겁이 났다.
다행히도, 우리는 절 ‘퐝광사(放光寺)’에 문제없이 도착했다.
해발 약 3000m라는 이 산의 절을 가기까지 약 두시간이 걸렸다.
절에서의 생활습관은 우리로 하여금 이것은 수행이로다 라고 느끼게 만들어주었다.
우선, 아침 5시부터 5시반 까지는 몸을 누이면 안되었다.
그래서 우리는 삼십분동안 앉은채로 잤으며, 5시반 부터 6시반까지는 아침수업이 있었다.
우리는 2박 3일을 이 절에서 머물렀지만, 한번도 아침수업에 참여할 수가 없었다...
저녁수업은 꼬박 참여를 했으며, 불경수업이었는데 마치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신비하고 아름다웠다.
또한 아침은 7시, 점심은 12시이며 저녁밥은 없다.
밥은 공양을 받은것이므로 남겨서는 안되었다.
나는 정말 밥먹는 것 또한 수행임을 느꼈다.
정말이지, 익숙하지 않은 음식을 양은 또 어마무시하게 주신다.
첫날은 꾸역꾸역 먹느라 거의 토를 할뻔 했다.
절에서 배운 한 가지를 꼽으라면,
‘지금 이 순간에 머무르기’
여행을 하며 순간을 느끼고 싶어 ‘카르페디엠(Carpediem,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라는 뜻의 라틴어)이란 글자를 반지에 새겨 끼고 다니고 있다.
하지만 매 순간 그 순간에 있기가 쉽지는 않았다.
밥을 먹는 중에도 ‘그 다음 뭐하지?’란 생각을 하고,
샤워를 하면서는 그 전에 있었던 생각을 했다.
이곳 절에서 불경수업을 들으면서도 사실 수 만가지 생각들이 자꾸 자꾸 떠올랐다.
절에서 만난 밍푸가 그랬다.
아주 정상적인 거라고.
생각들이 자꾸 올라오겠지만 안정을 취하고 가만히 있어보면 그것들이 가라앉고 진정 자기자신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여행을 하며 가끔 명상을 한다.
여행 초반에는 거의 매일을 했다.
지금 이 순간에 머물러 있고 싶었고, 마음속에 계속 자리잡고 있는 불안함과 두려움을 없애고 싶었기 때문이다.
절에서 다시 마음가짐을 새로이 한다.
쉽지는 않겠지만 이 순간에 머물러보도록 해야지.
이전에 수업에 참여했던 명상선생님께 연락을 드리니,
우리는 확실함이 있어야 안정을 느낀다고 하셨다.
‘우리는 확실한 무엇인가가 있다고 생각하고,
불확실한 것은 어떻게든 피하려하고 살아갑니다.
하지만 지금 순간에 머무르는 것은 어떤일이 일어나든지 열린 마음으로 보는 것입니다.
불확실함, 불편함과 함께 있는 것입니다.’
덧붙이시며, 여행 중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일이 많아도 잘된일이 훨씬 많을 거라 믿으신다고 말씀해주셨다.
이는 당시의 나에게 굉장히 위안이 되었으며, 열린마음을 가져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절에서 만난 분들은 계속해서 ‘너네가 절과 인연이 있나보다.’
‘보살님이 지켜주시나보다.’ 라고 하셨었는데,
이런 축복의 말들이 우리에게 좋은 영향을 전해주었다 :)
아미타불. 阿弥陀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