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그만 친구하자
너를 처음 만난 날
내 호기심 채워줬지만
필터와 가루에 죽는 개미들을 보았지
너를 만난 청소년기
수험생의 불안과 답답함
부모와의 이별 준비
입으로 달래 주었지만
우리 그만 친구하자
너를 만난 캠퍼스
민주화의 분노
술과 함께 한 여유
이별 후 알싸함을 달래주던
우리 그만 친구하자
너를 만난 고된 유격장
휴식의 달콤함
땀과 함께 물던 필터
다 지난 얘기
우리 그만 친구하자
내 아이의 산만함
불건강 발암 물질
너의 본색은
밝음의 그림자
우리 그만 친구하자
내 몸과 땀의 악취
마스크 사이로 체취
찢어질 듯 나의 폐
숨 가쁘게 생명을 태워
우리 그만 친구하자
잘못된 대상에 대한 사랑
우리 그만 친구하자
목련 꽃 같은 젊음과 건강
떨어진 멍든 잎
이제 그만 놓아줄게
그리고 굿바이
굿바이(시) 2020.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