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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승훈 Sep 06. 2022

구름 굿바이 (시)

우리 그만 친구하자

너를 처음 만난 날

내 호기심 채워줬지만

필터와 가루에 죽는 개미들을 보았지


너를 만난 청소년기

수험생의 불안과 답답함

부모와의 이별 준비

입으로 달래 주었지만

우리 그만 친구하자


너를 만난 캠퍼스

민주화의 분노

술과 함께 한 여유

이별 후 알싸함을 달래주던

우리 그만 친구하자


너를 만난 고된 유격장

휴식의 달콤함

땀과 함께 물던 필터

다 지난 얘기

우리 그만 친구하자


내 아이의 산만함

불건강 발암 물질

너의 본색은

밝음의 그림자

우리 그만 친구하자


내 몸과 땀의 악취

마스크 사이로 체취

찢어질 듯 나의 폐

숨 가쁘게 생명을 태워

우리 그만 친구하자


잘못된 대상에 대한 사랑

우리 그만 친구하자


목련 꽃 같은 젊음과 건강

떨어진 멍든 잎

이제 그만 놓아줄게

그리고 굿바이 


굿바이(시) 2020.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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