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암(惠巖, 慧巖)
지혜로운 스승님
자애로운 바위가 앉아있네
우리 인연의 과정은
인내로 열매를 맺고
그분과 함께이면
깨달음의 기쁨
느루 감사가 찾아오네
어느 아침
문을 열고 들어섬
현존 속에 즐거움 담뿍 머금고
아름다운 초록
온기와 생기가
시나브로 스미는 집
어느 나무
현존의 마당 앞에 서면
부끄러움과 겸손이 머물고
셀렘이 지나가는 찰나
손갓 사이로 비친
맑은 마음이 반겨주네
지혜로운 스승님
자비로운 나무가 있었네
우리에게 자유를 주는
유연한 마음으로
지금 여기에 발을 디딜 때
역경이 참 가벼웠다
만남 때 기꺼움
배움 때 희열감
돌아설 때 아쉬움
회자정리
얼마나 허우룩했던가
따로 멀리 있어도
마음이 먼저 와 머물 때에
오롯이 그리운 얼과 함께
나 여기에 있었네
혜암 (시), 2020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