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명의 치료자와 타이어

마음 점검에 대한 영, 샤넌, 엘의 수다

by Raphael song

영(Young)은 5년째 상담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96학번 동창생인 섀넌과 엘리와 동업 중이다. 그들은 고등학교 때까지 서로 본 적이 없다 아니 정확하게는 기억하지 못한다. 그렇지만 이름으로 서로의 존재는 알고 있었다. 기묘한 인연은 대학 이후에도 지속되었다. 영은 대학에서 디자인 전공, 샤넌(Shannon)은 문예창작, 엘(El)은 심리학과를 갔다. 엘의 전도(?)로 그녀들은 전공을 변경해서 심리학 대학원에 갔고 심리학회 공인 상담심리전문가가 되었다.


친한 친구와 함께 일을 하는 것은 장단점이 있지만 무한 영역의 공유와 나눔, 함께 퇴근하는 즐거움, 격 없는 상호 슈퍼비전은 다른 관계와 비할 바가 아니다. 그리고 직업 특성상 친구들임에도 서로에 대한 예의와 존중을 잊지 않았고 바라는 바대로 해주고 있어서 갈등이 오래가지 않았다.


쉬폰 원피스 차림의 영은 마지막 내담자를 보내고, 퀭한 눈으로 거울을 살짝 보고, 간단하게 상담 내용을 정리했다. 내담자 파일을 열었다.

"그는 증상이 재발했다. 오늘 자신의 회사에 대해 폭풍 욕을 하고 갔다. 초기에 다 내 탓과 자책으로 우울끼(우울기분 경향성)에 대한 얘기가 대부분이나 오늘은 남 탓으로 분노의 뜨거워진 석탄을 들고 있다. 생각과 거리두기가 잘 되지 않았지만 끈질기게 시도해보도록 도왔다. 오늘도 내가 교육하느라 말이 많았음을 후회하면서 조금 더 자비롭게 공감해줄 걸 하는 마음이 지났다. 다음 회기에 본격적으로 가치를 같이 탐색하고 행동하는 것을 돕겠다"라고 노트에 기록하고 있을 때..


'똑똑똑', "나 들어간다~" 새로 산 안경이 돋보이는 엘이다.

"카우보이 선생님~ 오늘 잘 마쳤나요? 오늘 바로 집으로 가나? 나 제 삼 블럭 앞에서 내려줘~ 약속 없음 같이 식사하면 더 좋고."

멀리서 "나도! 나는 오늘 파스타~" 샤넌이다. 그녀도 오늘의 일을 다 마쳤나 보다. 오후 늦게 내담자가 코로나가 두렵다고 펑크를 냈다고 했다.


"오 이런 타이밍 절묘하고 반가운데?", "오늘 번개 회식이라도 할까요? 원장님들?" 영이 웃으며 제안했다.

"까르르~ 10분 후에 엘리베이터 앞에서~" 목소리가 다들 방방 뜬다.


영은 오늘 상담 사례에 대해 무료 자문 좀 받아야지 생각해본다. 자살 생각이 있었고 가치 전념하며 잘 지내던 내담자가 종결을 계획하고 있었는데 15회기 만에 폭풍 비관이 와서 마음이 심란했다. 상담 때 무한 경청과 공감이 되지 않고 좀 푸시하고 인지를 바꿔주려고 씨름한 점이 마음에 걸렸다. 영은 요즘 내담자의 생각과 씨름하지 않고 받아줄 때, 내담자가 생각과 거리를 두고 보며, 오히려 변화가 빨리 일어난다는 것에 확신이 있지만 자꾸 자살 이슈에 대해 힘이 들어가고 예민해진다. 내담자를 자살로 떠나보낸 레지던트 때 경험이 자꾸 떠오른다.


이 센터 건물의 장점은 생긴 지 오래되었지만 엘리베이터가 지하 주차장까지 바로 연결된다는 점이고, 주차장 입구를 찾기 어려워 언제나 차가 한산해서 내 전용 자리가 남아 있다는 것이다. 3명 모두 PIA의 SUV를 올라타고 빨리 이 시골을 벗어나자 애마에게 채찍질했다. 미끄러지듯 빠져나와 출구로 향할 때 영은 잠시 타이어에 대해 걱정했다. 지난번 오일 전검 때 타이어를 갈아야겠다는 조언을 듣고 신경 쓰이던 차이다. 인터넷 네이맘에서는 한 16만원 하던데, 두 짝에 32만원이다. 하 소모품 중에 좀 가격이 나가는 특별 고무다. 남자가 아니라 차에 관심도 없는데, 자동차 점검을 하러 가기가 두렵다. 가면 항상 지갑이 털리는 느낌이다. 물론 생각인 게 숫자로 빠져나가는 비용은 감흥이 없다. 거기다 할부기에...


영은 10분도 운전하지 않아 하마 저리 가라 하품이 나온다. "피곤한가? 오늘 내담자가 애먹였어?" 엘리의 말이다.


"그럼 피곤했고 말고, 나는 재발하면 좀 힘들어. 이 몸이 치료를 잘 못했나 하는 자동적 사고가 지나간단 말씀이야", "요즘 나이 드는지 반복되는 비관을 말하는 내담자가 참 기운 빠지고 피하고 싶어", " 우리 스승 문 샘은 어찌 그리 상담이 제일 쉽다고 말하시는 걸까?" 영의 솔직한 말이다.


"대가 시잖아? 구력이 얼마신데.. ㅋ" 샤넌의 말이다. "문 샘에게 물어보면 지혜의 답은 정해져 있어.. 내담자가 할 거예요. 내담자의 힘을 키워주고 혼자 할 수 있게 도움 주세요. 믿고 도와주세요. 내담자는 흥하고 나는 가라앉아야 해요. 과도한 책임 내려놓고 때로 무책임~~~~~~~~"

세명은 모두 스승에 대한 샤넌의 성대모사에 빵 터졌다. 배꼽 잡고 웃었다. 너무 웃어서 눈물이 앞을 가려 운전이 방해가 된다. 그 눈물에는 즐거움과 노고, 소진이 마구 섞여있다.

그들은 새 슈퍼바이저 닥터 문을 존경하고 그 이상 스승이라 생각하고 다. 그들은 전문적인 부분 외에 인간미에 있어서도 진심으로 좋아하고 있었다. 세명의 상담사가 소진으로 지쳐갈 때쯤 여유롭고 심리적으로 유연한 치료자의 방향을 제시해주었다. 자애로운 스승 덕에 이들은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그들은 커리어에 있어서 욕심이 더 많아졌고 전문성 관련 더 성취하고 싶어 졌다.


바로 그때였다. 앞에 1차선을 달리던 흰색 SUV가 휘청하는 것이었다. 선을 넘어 난간을 들이받을 뻔했다. 착각인가 영은 눈을 의심했다. 그러고는 또 한 번 난간을 들이받을 것처럼 휘청하고 차선을 침범했다.

영은 "아 저 차 뭐야? 졸고 있나?"라고 외쳤다.

"왜왜왜. 어디 어디 저 팰리 SUV? 어머 미쳤어~ 자꾸 휘청거리고 차선을 넘네~" 샤넌은 두려워졌다. "왜 저러지 핸드폰을 보나?"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급정거를 해서 차 등에서 레이저를 쏘았다.

"오른쪽~ 추월하자!!"


평소 문제 해결을 좋아하는 엘은 우측으로 빠져서 추월하자고 했다. RPM은 급 발동 걸렸고, 추월하던 찰나에 앞에 있는 차들의 정체로 나란히 가는 상황이 되었다.


영이 말했다. "아 이건 아닌데? 그냥 보내자 우리.." 영은 슬며시 브레이크를 밟았다. 영은 마음챙김 심호흡을 했다. "우리가 너무 과민 반응했나?"


샤넌은 "아니야 잘했어. 어떤 상태인 줄 알고 피하는 게 상책이야, 방어 운전합시다. 폭탄 같은데 멀리멀리 앞으로 보내~"


방패연처럼 저 멀리 문제의 그 차가 멀어져 간다. 과연 그 차는 어찌 될 것인가. 그들은 나지막이 화살기도로 평화를 빌어보았다.


직관이 발달한 영 원장은 긴장이 지나가며 왠지 저 차가 오늘 불운한 일을 겪을 것 같은 패턴이 이미지로 지나갔다. 평소 ADHD 증상이 있거나 충동적인 내담자들의 비행, 실수, 재난을 감으로 잘 예측하는 능력이 있었다. 귀신?같은 면이 아니라 예언자적인 면이 있다. 그들은 예방적 자기 관리의 조언을 듣고도 무시했다가 일을 기어이 당하고서는 영에게 다가와 납죽 치료에 순응한다. 그런 탓에 어떤 내담자는 무당에게 점을 보고 와서는 심리학자 영과 비교하면서 비슷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들의 경쟁자는 의사도 과학자도 아닌, 신과 소통하는 무속인이냐 황당하다고 말했던 기억이 났다.


차는 점차 멀어져 가고, 그들은 안도했다.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서로를 위로하는 농담과 지혜를 나눴다.

그러다가 그들의 대화는 사람들의 말투에 대해 꽂혀 있었다. 엘리가 말했다. "나 웃긴 말투와 뉘앙스 하나 발견했는데 이거 어찌 들려?" 모두 지루하던 차에 엘에게 귀 기울였다.


"기어이 하시겠다?! 아 오늘은 못 오신다? 아 숙제를 안 하시겠다? 아 인정을 못하신다? 아 우울이 심한데 기어이 술을 드시겠다? 아 믿음직스러운 사람이라며 뒷담화를 하시겠다?" 등 시리즈를 내놓고 웃고 있었다. 언어의 뉘앙스와 맥락이라는 것의 중요성과 배움의 어려움에 대해.....

악센트의 독특성 때문에 말만 존댓말이지, 매우 도발하는 언어들이었다. 별 것도 아닌데 숨겨둔 뉘앙스로 까르르 웃고 있었다.


영은 오늘 종일 불편했던 쉬폰 원피스가 <처서>가 지난 시기에 입기에는 춥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절기가 정말 신기하다고 생각했다. 내일은 뭘 입을까 영의 생각이 잠시 지나가는 사이에 영의 동공부터 급 놀람 반응이 왔다.


모든 차량들이 홍해 갈리듯 갈라지고, 비상 깜빡이를 점멸했고, 영은 급 브레이크를 밟았다. 앞차와 간격이 아슬아슬했다. 1차로에 홀로 섬처럼 아까 그 흰색 팰리 SUV가 생뚱맞게 서 있다.


"저 거봐! 어머 웬일이니, 엘의 말이 맞았네~ 위험하다. 우측으로 붙으세요 기사님~" 전방을 보고 있던 섀넌이 말했다.


"안타깝다. 거봐 졸음운전이래도~ 졸다가 본인도 놀란 거야? 깜짝.. 옆에 난간을 받았거나.. 그런 가설일 수도 있고..." 영이 스스로 졸려서 그런지 졸음운전으로 해석했다.


"맞아 그럴 수도 있지. 졸음운전이거나.... 나는 예전에 강원도에서 기름이 바닥나니 핸들도 잘 안 움직이고 애먹었어. 전에 내가 한 말 기억나?"


샤넌의 에피소드가 모두가 기억난다고 손뼉을 쳤다. 그럴 수도 있겠다. 어쩌면 더 가까운 가설이다 싶었다. 누군가에게 당시 엄청난 이벤트지만 웃음으로 넘기기도 하고 비관이 오기도 한다. 재난에 대한 반응이 그 사람을 말해주기도 한다.


"우리 자동적 사고의 내용 장난 아니다. 내담자랑 이런 사례로 자동적 사고를 관찰하고 감정에 미치는 영향 얘기 나누면 재미있겠어. 사람은 정말 자기 경험대로 보네 ㅋㅋㅋ"


영은 자기들의 자동 생각이 우습다고 깔깔대고 웃었다. 잠시 다친 사람이 없기를 안타까움과 위로를 보낸 후 심리적 현상에 대해 얘기를 더 나누었다.


그들은 술도 마시지 않았는데 이런 시답잖은 얘기로 재미있어하고 있다. 대화하면서도 영은 수명이 다 되었다는 타이어가 계속 신경이 쓰였다. 나 하나면 괜찮은데, 자꾸 친구들도 태워야 하고 부모님도 모실 때가 있어서 오늘 점심 식사 후 타이어 교환 전문점에 가야겠다고 다짐했다. 마침 엘리도 오일 등을 교환하지 않으면 그러니 점검을 한 번 받으라고 했다. 엘의 말이라 지지를 받으며 폭풍 수다와 얼큰해산물파스타, 새우크림 리조토, 마르게리따 피자를 게 눈 감추듯 비우고, 토요일을 허비하고 싶지 않다는 일념으로 서둘러 동네 카센터로 향했다.


영은 PIA자동차서비스 센터에서 추천한 타이어 가게가 미셀 타이어였는지 고무 뱅크였는지 기억이 나질 않았다.

오중동 네거리라 했는데, 네거리에 타이어 가게만 3개가 있다. 블랙 타이어는 아닌 게 확실했다.

고무 뱅크에 수줍게 들어가서 직원이 나오는데 윈도를 살짝 내렸다.


"어서 오세요~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아주 힘차다. 90년 이후 태어난 젊은 이들의 패기가 느껴진다고 영은 생각했다. 앞에 두 타이어를 갈고 싶다고 말했고, 키를 주시면 준비해드리겠다고 말했다.


영은 쉬폰 원피스를 하늘하늘 날리며 내려와 매장 사무실에서 설명을 들었다. 패기 가득한 동네 꼬마처럼 생긴 남직원은 들어와서는 흥분해서 막 말을 한다.


"고객님, 타이어 신경 잘 안 쓰시죠?", "앞에 2개 마모가 문제가 아니라 뒤에 타이어도 편마모로 위험합니다!"


멘붕이다. 예상은 했지만 얘가 대체 뭐라고 하는 건가? 이 정도였나... 같은 말이라도' 신경 잘 안 쓰시죠?'라는 단정은 대체 뭔가? 나 나름은 차에 신경 쓰는 건데..


"잠시 오시면 설명드릴게요~"


영을 소 몰듯 차에 데리고 가서는 기사 3명이 붙어서 과도한 친절로 타이어를 만져보라는 둥, 얼라이먼트가 틀어서 날이 섰다는 둥, 뒤에 두 타이어가 짝짝이라 17년식과 19년식인데 몰랐냐는 둥, 이러면 위험하다는 둥 난리다. 머리가 아파오는 영이다.


영은 그 말들을 다 믿지 않기로 했다. 그들의 눈빛이 과장되어있고 동기가 너무 뚜렷하다. 일단 여러 가지를 검색해보고 확인하지 않으면 나는 오늘 한 번에 4개의 타이어를 다 갈고 나가는 호구가 될지 모른다 생각했다. 추천해준 서비스센터 기사 전화를 해보았으나 받지 않았다. 찜찜했지만... 갈 때가 돼서 철심이 보이기 직전인듯한 앞바퀴만 갈고, 2개만 교체하면 된다고 주장하며, 확신을 주고 추천했던 기사님과 면담을 해보기로 했다. 이미 앞바퀴는 8만 킬로를 탔다. 영은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운전 습관이나 여러 조건과 관련이 있는데, 2년 이상, 8만 킬로 마모가 진행돼서 홈이 2밀리 이하로 남으면 탈 만큼 탔다는 것을 알았다.


"일단 여길 추천해준 기사님과 논의할 게 있어서요. 앞에 두 개만 갈아주시고, 얼라인먼트 잡아주세요. 조만간 나머지도 갈러 오겠습니다. 혹시 지금 틀어진 상태를 사진으로 남겨도 될까요?"


영은 말하면서 자신의 단호함에 스스로 놀랐다. 그렇다. 나는 나름 심리학자다. 이 정도 심리전이야.. 뭐가 어렵겠는가라는 생각이 지나갔다. 오늘 사고의 영향으로 사고를 목격하면서 불안이 올라와 준비 없이 적진에 들어왔다. 우리는 얼마나 감정에 영향을 받는 존재인가? 내담자에게 알려줄 좋은 소재 꺼리다 생각하며 치마를 바람에 날리며 기다렸다. 기사들은 꼼꼼히 뭘 적고 통화하는 영을 보고 긴장을 했다. 그리고 아까 소 몰듯이 막 교체하자던 태도는 수그러지고 상냥하고 점잖게 권하는 이유를 설명하고는 다 마쳤다고 해서 계산을 마쳤다. 34만원! 신발값보다 싸다는 타이어는 대체 어느 나라 광고란 말인가라며 투덜대며 출발했다.


영은 엘와 샤넌에 전화해서는 타이어 가게에서 있던 일에 대해서 소상히 말했다. 그리고 오늘 점심때 만난 사고에 대해 새로운 가설이 하나 더 생겼다며 설명을 했다.


"얼라인먼트라는 걸 잡지 않으면 타이어 편마모가 오고, 방치하면 차량 핸들이 특정 방향으로 꺾이고 타이어가 터지기도 한다고 하네?"


친구들은 새롭게 경청했고 깔깔대며 가설을 모아 정리했다. 모두 가능성이 있겠다고 수긍했으며, '기계도 아는 만큼 보이는데 하물며 인간은 더 많이 알아야 하지 않겠나?'라고 대화는 모두 깔때기 끝으로 향했다. '그들의 다양한 경험, 다양한 맥락으로 지금의 행동 결과에 얼마나 많은 변인들이 영향을 주고 있는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영은 다음 주에 찾아오는 비관적 사고 충만한 내담자에 대해 사례개념화를 다시 하고 그분이 처한 현실을 더 경청하고 위로하리라 다짐다. 영은 아파트 주차장 빈 곳에 바람처럼 주차를 했다.






*novellìstica

주의 : 이 소설은 여러분이 아는 그분이 아니며 동의해준 지인의 이야기의 각색, 상상 스토리를 바탕으로 작업되었습니다. 치유와 관련된 허구의 삶의 이야기임을 밝혀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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