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진 상처 너머 자유로운 마음으로

스포츠 트라우마를 상담하는 라파와 펼쳐진 고통 이야기

by Raphael song




<라파>는 20년 심리치료 경력의 임상심리학자다. 그는 오래전부터 그의 의도와는 다르게 스포츠 선수들의 트라우마를 치유하고 있었고, 어느새 스포츠 전문 상담자가 되어 있었다. 국가대표나 프로 선수에서부터 스포츠 꿈나무와 그 부모들까지 상담하는 경우가 많다. 요즘은 화상 온라인 상담도 보편화되어서 해외에서도 고객의 연락을 자주 받는다. 그의 일이 점점 많아졌다. 특히 스포츠인들의 비중이 많아져서 센터를 시청 도심이나 종합스포츠센터 주변 이전하고 트라우마 치료자를 추가로 채용할지 고민할 정도가 되었다. 그가 언제부터 전문적으로 스포츠인을 상담했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


초인종이 울려 라파가 일어난다. 의자와 무릎에서 소리가 난다. 그는 연구실 로비를 지나 문 앞에서 거울을 보고 머리를 쓸어넘기고 내담자를 맞이했다. 비서가 적어준 예약 스케줄을 자세히 보지 않았는데, 유명한 스피드 스케이트 바로 그 선수가 문 앞에 서 있다. 생각보다 키가 작았고 어렸다. 저 작은 체구로 그 침착함, 초인적인 힘이 나올까 신기했다. 최근에 뉴스로 선수촌 동료의 괴롭힘에 대한 폭로로 주목받은 선수다. 내담자가 오는 것은 그 인생이 오는 것이라 시 구절이 생각났다. 여기에 오기까지 얼마나 고민했을까?몰라도 운동을 시작에서 지금까지 마음 상처가 스케이트 날의 스크레치만큼 많았을 것이다. 뉴스에서 인터뷰 때보다 수척해 보였다. 그는 환대하며 팔 벌려 맞아들였다.


10년 전 강변 조그만 링크장.

그 정문 주변을 지금보다 젊은 라파가 서성인다. 그리고 라파는 무엇을 보았는지 반갑게 어떤 중년 여성을 마중 나간다. “선생님, 경기 보셔야 하는데... 시간 내주셔서 감사해요. (침묵) 저... 아시듯이 저기 그게.... ” 중년 여성은 라파를 보자마자 눈물이 핑 돈다. 고개를 떨구고 목소리가 잠긴다. 위로가 필요했구나. “괜찮습니다. 많이 힘드시죠. 천천히 말씀하셔도 됩니다....” 라파는 하키장 안에서 학부형과 완전히 다른 페르소나로 인내를 가지고 기다린다. “좀 걸을까요?” 라파는 자연스럽게 주의 환기 진정과 좀 더 유연한 생각을 위해, 그리고 주변의 고정관념 시선으로부터 이 중년 여성을 보호하기 위해 링크장 앞을 돌아 강변 쪽으로 걸었다. 3분 정도 있다가 그녀가 말문을 열었다. “저도 그렇고, 연수에게 하키를 시키기엔 저도 아이도 여린가 봐요. 근데 억울해요 선생님...” 그동안 연수 엄마의 얘기를 들어보니 이해가 갔다. 아니, 라파는 같은 하키팀에 있기 때문에 무엇이 고통을 만들고 분란을 만드는지 이미 잘 알고 있었다. 하키팀은 10년 정도 된 팀이고 이 지역에 인기 있는 스포츠 학원으로 자리를 잡았다. 유니크한 운동이며, 장비를 착용하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다치지 않고 역동적인 꽤 멋있는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항상 사람들은 새로운 것을 원한다. 이 시골 지역 사람들에게는 흔한 테니스나 족구보다는 복잡성도 높고 여러 가지 욕구를 만족시켜주는 스포츠다. 부모 욕구인지 아이 욕구인지, 코치 욕구인지 모르나 그 욕구들을 소비하는 아주 거대한 욕망의 덩어리가 얼려져 있다.


연수 엄마는 수년 동안 개인 레슨부터 합숙까지 다양한 하키 비용으로 매달 500달러를 지불했다. 주기적으로 소모품 장비와 접대비를 생각하면 비용이 만만치 않다. 사교육과 추가하여 들어가는 비용은 부담이 된다. 그래도 연수가 시작한 운동이고 좋아하니까 지속했지만 이제는 지쳐버렸다. 코치진에게 배신감이 들어서 정이 떨어지는 중이다. 남편이 주재원으로 해외를 나가게 되면서 코치진과 소통이 예전 같지 않은 이유도 있다. 감독과 코치의 아이가 연수와 같은 학년에 있다. 처음에는 팀에 자녀가 있다는 말에 좀 당황스러웠지만 그게 피해가 클까 생각했으나 그렇지 않았다. 연수와 감독의 아들, 코치의 딸과 사이가 소원해지면서 뭔가 꼬이기 시작했다. 연수가 소극적이고 겁이 많은 부분이 있지만 누구보다 운동신경이 괜찮은 편이다. 기회가 주어지면 잘할 아이라는 것을 부모도 누구도 잘 안다. 그런데, 코치가 이기적인 장난을 치기 시작했다. 한 학년 아래 자기 아이를 형인 연수 대신 중용하기 시작했다. 무한 경쟁 분위기로 가서 코치진 자녀가 1라인과 주전을 뛰고 남은 시간을 나머지 아이들이 돌아가면서 기용되었다. 포지션도 자신의 아이들 중심으로 바꾸길 다반사였다. 그런데 아빠가 부재하고 나서는 골도 넣고 팀플레이를 잘했지만 경기에 나가 이유 없이 교체되고 동생들이 대신 나가는 일이 많았다. 새로 기용되는 아이들은 협회의 보직을 맡는 분들이나 코치진의 측근인 경우가 많았다. “저 혼자 부정적이고 왜곡된 생각이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참다 참다 불만도 표현해봤지만 감독과 코치의 측근인 부모가 말을 전해서 패가 갈리고 서먹해지기까지 했어요.”.


라파도 그러한 광경을 큰 눈을 뜨고 보고 있었다. 라파도 이것을 좌시하고 견딜 수가 없어서 하키를 그만하게 할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결심이 실행에 옮기는데 시간이 걸렸다. 라파의 아들 존은 주전으로 안전했지만 사실 불안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연습 때 줄 서는데 코치진 아이들이 어깨로 치고 밀치고 비난의 말을 하고 퍽으로 맞추는 등 행동하는데 코치진이 못 본척하는 것인지, 모르는지 너무 힘드네요.”라고 흥분한다. “코치진에게 정중하게 상황을 설명했다고 했지요?”라고 확인 질문을 했다. 라파는 의미 없는 질문이라는 생각이 지나갔다. 연수 엄마는 그렇다며 격양되게 말했다. “그럼요. 약속도 받았지만.. 지금 제가 볼 때는 코치진의 괴롭힘이 더 크게 느껴져요. 소송도 하고 교육청에 당장 신고하고 싶어 져요.”라고 말했다. 코치진이 자신의 아이들을 신경 쓰고 지도하느라 남은 아이들의 갈등이나 연습 빈도 등 세세하게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런 일이 그 많은 부모가 보는 앞에서 버젓이 일어나는 것이 믿기기 어렵고, 모두 모른 척한다는 것이 화가 난다고 말했다. 라파는 존과 이미 상의해서 결정났고 하키계를 떠난다는 말은 하지 못했다. 다만, 충분히 들어주고 연수 엄마가 가치 전념 선택을 잘할 수 있게 약간 도울뿐이었다. 연수 엄마의 감정 폭풍 시간이 지나가 아이들 장비 해체를 도와주러 들어간 사이 라파는 치료 일지 메모를 남긴다. 혼자 욕설도 뱉었다. 오랫동안 좌시하고 참았던 것이 수치스럽고 화가 났다. 통제 욕구, 좌절감, 무기력감 등이 몰려왔다. 존 때문에 존이 피해를 입을까 점잖게 이 가해적 시스템을 묵인해왔던 것이다. 그는 감독에게 긴히 할 얘기가 있다고 만나자는 문자를 보냈다. 그만두는 것에 대한 면담을 하기 위해 약속을 잡았다. 무겁기도 하고 아깝기도 하고 홀가분하기도 했다. 하늘을 올려다봤다. 대 낮 먹구름 사이가 벌어졌고 볕뉘가 내렸다.


라파는 아마추어 하키 동호회 선수 리탄을 만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차가 막혀서 10분 늦는다는 연락을 받았다. 상담실 창밖 넓은 청록색 들판을 보는데, 저 멀리 청보리 밭이 바람 파도를 만나고 있었다. 라파는 대체 언제부터 운동선수들 상담을 하게 되었는가 했더니 10년 전 아들 존이 하키를 그만두면서부터 였다는 것을 기억해냈다. 불공정한 시스템에 섞여서 동조하면서 힘들어하는 아이들과 부모를 제대로 못 챙긴 죄책감이었을까? 그 이후 열심히 그와 관련된 이슈에 대해 논문을 썼고, 발표를 했으며 심리치료를 해왔다. 최근 자비와 마음챙김, 부상과의 관계에 대한 논문 이후 심리학회와 정신의학회에서 강연 초대를 받은 바 있다. 지금 찾아 올 리탄은 바로 충격의 그날 이후로 링크장에 가질 못하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두려워 피하고 있다.


3개월 전 일요일 밤 팀 내 연습 경기 중에 사고가 있었다. <올드보이>와 <영보이> 친선 경기에서 군입대를 앞둔 영보이측 청년 브레이브가스 쪽에서 퍽을 몸을 막아 지키려는 리탄과 씨름하기를 하던 중이었다. 밀어 붙임으로 리탄의 무릎 뒤가 접히면서 두 사람은 등 방향 샌드위치 자세로 얼음판 위로 넘어졌다. 리탄은 넘어지지 않으려고 앉은 자세로 좀 더 버티다 스틱에 당겨 넘어지면서 영보이 인니 다리 쪽을 깔고 앉아서 뼈가 부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비명으로 링크장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119 응급차가 왔고 부러진 다리를 확인하고 가위로 장비를 해체했으며 들것으로 후송해갔다. 살 밖으로 터져 나온 것을 본 리탄은 놀라고 충격 받았다. 오랫동안 하키를 못하고 군대도 미루게 된 인니에 대한 죄책감으로 하키 활동을 중단하고 전반적 회피 모드로 돌아섰다.


초인종이 울린다.리탄의 상기된 얼굴이다. “아우 미안합니다. 아 제가 또... 죄송해요. 다음에는 더 일찍 오겠습니다.” 그가 말한다. 자리에 앉아 가치전념과 회피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있다. 지난 회기에 이어서 다양한 활동에서 회피가 일어나고 있는 것을 알아차리고 고통을 라파와 함께 머물렀다. 상담에서 이런 얘기를 하는 것도 피하고 싶어 하는 것을 안다. 이 건장한 190센티미터의 사내는 타인의 <가해자>고 누군가에 몸에 손상을 가했다는 마음에 자기를 다양한 방식으로 처벌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덕분에? 과거에 잘못했던 상대를 다치게 하거나 곤란하게 만든 모든 사건들이 떠올랐다. 그 기억은 초등학교 저학년 밑바닥까지 갔다. 라파는 인지행동치료의 전문가로 수용 이후 가치전념 작업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EMDR 치료를 사용할 계획이다. 창고에 있던 EMDR 양측 자극 기계를 꺼내 놨다. 라파는 병원 레지던트 시절, 실험 때문에 사놓고 연구 이후 잘 사용하지 않아 왔다. 눈 앞에 좌우로 흔드는 것은 전부터 손이 편했다. 그러나 요즘은 테니스로 손목, 팔꿈치, 어깨 오십견 증상 등이 와서 손보다 기구를 사용하기로 했다. 리탄은 자신의 4학년 아이도 그날 이후 안전이 염려되고 예민해져서 급기야 하키를 쉬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기가 이런 미친 운동을 왜 하게 했는지 이해가 안 가며 원망스럽다’고 말했다.


리탄의 아이 크리스는 하키 게임 중에 상대방 스틱에 숄더패드와 팬츠 사이 복부 쪽에 맞아서 쓰려진 적이 있었다. “그 생각과 감정 그 마음 이해합니다. 리탄씨.. 많이 힘드시겠어요.” 라파는 오랫동안 수용하고 인내하고 공감했다. 그리고 오랫동안 침묵이 이어졌다. “리탄씨.. 자책이 많네요. 몇 %가 내 탓이라고 느껴지세요. 0%-100% 중에 100%일까요?” 리탄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자책은 우울에 도움이 됩니다. 회피는 공포증 악화에 도움이 됩니다. 기억해주세요.”, 라파는 동공 커지며 힘주 말한다. “힘드시겠지만 일상 활동이 루틴으로 지속되어야 도움이 됩니다. 그 과정에 치유가 일어납니다.”라고 부드럽게 말했다.

리탄은 홀가분한 마음으로 미소를 띠며 상담센터 문 밖으로 나서고 있었다. “선생님, 오늘도 감사드려요. 한 주 다시 해볼게요. 인라인부터 아이와 다시 시작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인라인 김코치에게도 레슨 연락해놓았습니다. 기본부터 다시 하고 싶어서요.” 라파는 웃었다. 이미 수준급인 그들이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은 리탄도 라파도 모두 알고 있었다. “불안을 잘 알아차려보세요. 회피보다는 다가가세요. 다음 주에는 말씀드린 것처럼 기억 재처리 작업을 같이 해봐요. 살펴가요.”라고 말했다. 리탄은 시계를 보며 서둘러 차에 몸을 던졌다. 그 옆으로 흰색 벤츠가 빠르게 신경질적으로 주차한다. 축구 선수 <루조> 차다. 파파라치에게 쫓기기라도 하는 것일까

루조는 안절부절못한다. 그가 무슨 얘기를 할지 라파는 알고 있다. 루조는 국가대표 스트라이커로 조기 유학 코스에 국제 리그에서도 월드클래스로 승승가도를 달려왔다. 그러나 그런 그에게도 시련이 찾아왔다. 최근 1년 동안 몇 번의 주요 경기에서 페널티킥 실수가 있었다. 스트라이커로 영국에 캐리가 있다면 이 나라에는 루조가 있다고 말한다. 그런 그가 식민지배 역사 때문에 국가적 앙숙인 가깝고도 먼 이웃나라와의 독립기념일 빅매치 경기에서 좌절을 경험한다. 승부차기에서 땅을 차서 공이 하늘에 올라갔다. 국민으로부터 역적에 준하는 비난을 받았다. 스포츠와 정치가 만나면 변질되고 전쟁으로 변한다. 3월 3일 재난 기억, 그날 이후 그는 소셜 미디어 등 다양한 매체의 공격적 혐오 댓글에 시달리고 크게 상처를 받았다. 그 여파로 그가 속한 리그에서도 결승전 페널티킥을 성공하지 못해서 그의 멘탈이 도마에 올랐고 맹비난을 받았다. 언론은 신나서 그 소식을 다뤘으며 그의 상처에 소금은 24시간 뿌려졌다. 루조는 그의 빛나는 커리어가 크게 얼룩진 것, 타의로 은퇴를 준비해야한다는 것에 좌절했다. 트라우마 반응을 보였고, 자살 충동이 심해서 라파를 찾아왔다. “선생님, 저는 다시 공을 찰 수 있을까요? 이 나라에서 잘 살 수 있을까요? 사람들이 다 악마처럼 저를 쳐다보는 것 같습니다. 아까 내담자 분도 기자인 줄 알고 차를 들이받을까 하는 충동이 들었어요.”라고 말했다. 라파는 약간 놀랐다. “그런 생각이 들었군요. 생각이죠. 거리 두고 볼 수 있어서 다행이에요.” 루조는 듣는 둥 마는 둥 자기 얘기를 했다. “제가 자책과 비난의 생각이 지금까지 찬 축구공만큼 날아와요. 미치겠어요.”라며 라파를 애원하듯 바라봤다. 라파는 이미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사고 역설 효과> 체험에 대해 다시 실습했다. 지난 시간 마음챙김 기술에 이어 EMDR 기억 재처리를 하자며 셔츠 손목을 접으며, 의자를 옮기고 의자 끝에 루조 가까이 걸터앉았다.


20220713 Raphaeli


주의 : 이 소설은 여러분이 아는 그분이 아니며 동의해준 지인의 이야기의 각색, 상상 스토리를 바탕으로 작업되었습니다. 치유와 관련된 허구의 삶의 이야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을 밝혀둡니다. 출판 예정으로 내용 관련 저작에 대해 보호받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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