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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핌 Mar 22. 2022

제주의 봄을 알리는 엉덩물계곡의 유채꽃밭

JEJU TRIP

더디게 오는 봄을 재촉이라도 하는 듯 라디오에서는 어김없이 버스커버스커의 음악이 흘러나온다.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
꽃송이가 그래그래 피었네 ~~♪
여수 밤바다~~♬


작년 이맘때쯤 찍은 사진들에는 벚꽃이 이미 만발인데, 제주도의 벚꽃은 아직 필 생각을 안 하고 있다.

그 대신 유채꽃 사진들이 인스타를 노랗게 물들이며 봄을 알리고 있다.


봄의 시작을 알리는 꽃으로는 매화꽃과 수선화도 있지만, 제주도 하면 대표되는 유채꽃과 벚꽃만큼 사람들의 시선을 끌지는 못하는 것 같다.

한림공원 
2월경 방문하면 매화꽃과 수선화 밭을 볼 수 있다.



유채꽃은 그 옛날 제주도가 신혼여행의 성지였던 시절부터 제주도의 대표되는 꽃이었다. 그만큼 봄이면 어디서나 쉽게 유채꽃을 볼 수 있어 일부러 찾아다닐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마당이 없는 집으로 이사를 오니 꽃구경이 가고 싶어 이번 주말 신랑과 함께 서귀포 중문 관광단지에 위치한 엉덩물계곡에 다녀왔다. 수많은 유채꽃 명소 중 엉덩물계곡은 그 전에도 아름다웠지만, 유독 요즘 인스타그램에 많이 올라오고 있는 '핫플'이어서 한 번쯤 가보고 싶었다.


엉덩물계곡
중문관광단지의 롯데호텔 동편으로 자리한 계곡이다. 큰 바위가 많고 지형이 험준하여 물을 찾는 짐승들조차 접근은 못하고 엉덩이를 들이밀고 볼일만 보고 돌아갔다고 해서 엉덩물 계곡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봄이면 계곡 경사면을 따라 유채꽃이 만발하여 장관이다. 입장료를 받는 다른 유채꽃 단지와는 달리 무료로 입장할 수 있으며, 평지보다 유채꽃 풍경이 입체적인 특징이 있다. 올레 8코스에 포함되어 있으며, 중문달빛걷기공원으로도 불린다. 중문해수욕장 주차장에 주차 후 접근할 수 있다. 유채꽃길을 따라 걷다 보면, 미라지 연못이 나오며 좌측으로 올라가면 롯데호텔 산책로와 이어져있다. <출처: 비짓제주>


중문관광단지로 들어서니 가로수로 죽 늘어선 야자수가 관광지의 분의 기를 물씬 풍기며 우리를 반겼다. 중문을 들릴 때면 항상 느끼는 거지만, 제주 전역에서 가장 따뜻하고 평화로운 열대의 관광지 느낌이 나는 곳이다.


중문색달해수욕장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뒤쪽으로 걸어가면 데크길과 흙길이 있는데, 데크길은 롯데호텔과 이어져 있고, 흙길은 계곡과 연못 언덕을 빙 돌 수 있게 되어 있었다.

감탄이 터져 나올 만큼 노랗게 만계한 유채꽃들이 계곡과 언덕을 물들이며 시선이 닫는 곳마다 봄의 따스함을 전해주고 있었다. 계곡이다 보니 유채꽃이 위아래 입체적으로 피어있어 꽃에 둘러 쌓인다는 느낌을 받아 더욱 아름다워 보였다.



노란 꽃밭 여기저기 하얀 원피스를 차려입은 관광객들이 웨딩사진을 찍으며 인증샷을 남기느라 여념이 없었는데, 제주도가 신혼여행 명소이던 시절, 단체로 신혼부부를 실어 나르며 유채꽃밭에서 정형화된 유채꽃밭 사 진을 남겼던 때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도 오랜만에 한껏 다정함을 뽐내며 둘이 함께 유채꽃밭 셀카를 남겼다.


유채꽃 명소 BEST 3

1. 엉덩물계곡
위치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중문관광로 192 (중문동)
주차 : 중문색달해수욕장 주차장(중문관광단지 전기차충전소)
시기 : 3월 중순
입장료 : 무료
관람시간 : 왕복 1km 내외, 도보 30여분

2. 녹산로
위치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산 87-15
주차 : 길가, 유채꽃 플라자
시기 : 3월 중순
입장료 : 무료
관람시간 : 9~10km에 이르는 도로, 차량 10여분

3. 제주 전역
위치 : 3월의 제주도는 어딜 가나 곳곳에 핀 유채꽃을 만날 수 있다.
주의 : 간혹 배추꽃과 유채꽃을 혼동하기도 하는데, 배추꽃은 아래 잎사귀가 넓다.


주말의 꽃놀이를 즐기고 출근한 월요일,  퇴근길에 날 태우러 온 신랑이 조천의 신흥리 해안가로 차를 몰아간다. 지나는 길에 봤다며 데려간 곳에는 누구 집 밭인 지 돌담 안으로 유채꽃이 한가득 심어져 살랑살랑 노란 물결이 일어나고 있었다. 바로 앞에 이렇게 멋진 곳을 두고 멀리도 갔었네, 하며 둘이 신나게 사진을 찍어 댔다.



아직 소식이 없는 벚꽃이 다음 주에는 피어나길 바라며, 벚꽃구경을 하러 어디로 갈지 벌써부터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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