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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핌 Apr 27. 2022

제주의 자연과 함께, 물 바람 돌 수풍석

JEJU TRIP

신랑은 오래전부터 가보고 싶다던 수풍석 박물관을 드디어 예약했다.

2월에 신청 가능 주말은 4월, 두 달을 기다려 드디어 기다리던 방문일이 다가왔다.


먼저 다이넥스 호텔의 지정된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만남의 장소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함께 이동을 하였다.

이렇게 가는 이유는 수풍석 박물관이 비오토피아 타운하우스 내 사유지에 있기 때문이었다.


'수풍석 박물관'

말로만 들었지 모든 것을 신랑에게 맡겼던 터라 사전 지식 없이 방문을 하였는데, 엄연히 말하면 박물관 이라기보다는, 세 개의 건축물을 감상하는 일이었다.


'수' 물과, '풍' 바람과, '석' 돌을 주제로 한 자연을 담은 작은 뮤지엄.

우리는 석-풍-수 순서로 관람을 시작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색이 변한 철판과, 매일 태양의 위치에 따라 바뀌는 조명에 비친 돌, 커다란 창을 통과하는 풍경은 멈춰 있는 것 같지만 천천히 흐르는 시간을 반영하고 있었다.


나뭇결이 살아있는 오두막 사이로 햇살과 바람이 불어 들어오고 있었다. 가만히 앉아 무형의 바람이 손에 잡힐 듯 소리가 되어 다가오는 공간이었다.


파란 하늘과 구름이 수면에 반사되며 태양의 위치에 따라 보는 방향에 따라 새로운 무늬를 만들어내며 공간을 확장시키고 있었다.


세 곳을 모두 둘러보고 나온 느낌은, 아쉬움이었다.

박물관 또는 뮤지엄이라고 불리는 세 개의 공간은 관람의 목적이라기보다 명상의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여러 사람이 한꺼번에 들어가 설명을 듣고 사진을 촬영하며 잠시 스쳐 지나가기보다, 건물과 함께 흘러가는 자연의 시간을 느끼며 오롯이 혼자 조용히 앉아 명상에 잠긴다면, 건축가의 의도를 보다 명확하게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사유지의 소유물이니 이렇게라도 불 수 있어 다행인지도 모르겠다.

새벽의 물안개가 가득한 날 '풍' 박물관에 가만히 앉아 자연의 숨소리와 풀내음을 느끼는 상상을 해보며 아쉬운 관람을 마쳤다.


수풍석 뮤지엄

수(水) ∙ 풍(風) ∙ 석(石) 뮤지엄은 제주도의 으뜸 요소인 물, 바람, 돌을 각각의 테마로 삼고 있는 공간입니다.

포도호텔을 설계한 건축가 이타미 준이 디자인한 이곳은 미술품을 전시하는 일반적인 뮤지엄이 아닌 ‘명상의 공간으로서의 뮤지엄’을 제시하고 있으며, 자연을 경험하는 그 자체로 작품이 되는 건축을 구현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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