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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핌 May 04. 2022

올레 20코스, 청굴물에 빠진 김녕 바다 풍경

JEJU TRIP

김녕은 집과 멀지 않은 곳에 있지만 자주 가는 곳은 아니었다.

몇 해 전 물놀이를 했던 김녕해수욕장은 아기자기한 작은 해변이 아름다운 곳으로, 동쪽의 해안도로 드라이브를 마치며 잠시 지나치게 되는 곳이다.


김녕은 곳곳이 지질학적으로 중요한 곳이라 개발이 많이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대부분 옛 모습 그대로이며 알려진 유명 관광지가 없어 비교적 관광객의 방문이 적은 곳이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이런 김녕의 모습이 방송과 SNS에 오르기 시작했다.



우리도 사진으로만 보았던 김녕의 풍경을 보기 위해 오랜만에 김녕해수욕장으로 향했다.

김녕해수욕장은 작은 해변에 제주의 돌과 멀리 풍차가 어우러져 언제 봐도 아기자기 아름다우며, 카이트서핑을 즐기는 사람들로 이색적인 풍경을 자아냈다.



다음 포인트는 청굴물, 걸어서도 갈 수 있지만 우리는 차를 타고 이동했다.

골목골목 내비게이션과 올레 표식 리본에 의지해 마을 안을 빠져나오니 해안으로 이어진 좁은 길이 나타났다.

도대불을 지나 청굴물 근처에 주차를 하고 청굴물 까지 걸어갔다.


옛 명칭 청수동 마을의 용천수가 나오는 곳으로 청굴물이라 불리게 된 곳이다.

밀물과 썰물에 따라 바다에 잠기기도 하고, 간조 때는 시원한 용천수가 나오는 곳으로, 용천수 물이 좋다 하여 예전부터 해녀들이 사용했다고 한다.

우리가 갔을 때는 물이 조금밖에 없었는데, 투명한 물빛에 비치는 제주의 하늘과 바람과 돌 그 자체로 제주의 멋을 모두 담고 있어, 물이 가득 담겼을 때 다시 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풍경이었다.



청굴물

위치 :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 1296
주차 : 골목이 좁기 때문에 인근 공터에 주차 후 걸어가는 것을 추천



청굴물을 나와 올레길을 따라 조금 더 가다 보니 해안 담벼락 밖으로 시선을 붙잡는 멋진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차를 세우고 길을 따라 걸어가니 넓게 펼쳐진 돌밭 사이 투명한 바닷물 사이로 감태를 채취하는 마을 주민들이 보였다. 멀리 거센 파도와 바람에도 돌밭 사이사이 담겨있는 바닷물은 잔잔한 물결만 일 뿐 고요한 태곳적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책에서만 봤을 용암 화석의 지질학적 특징을 잘 볼 수 있는 넓은 현무암 들판을 가까이서 마주 할 수 있는 신비롭고 멋진 곳이었다.




다시 차를 달려 도착한 김녕 서포구.

작지만 마르세유의 항구 부럽지 않은 요트들이 정박해 있는 포구였다.


김녕 서포구는 올레 20코스의 시작점으로 여기부터 시작해서 김녕 - 월정 - 평대 - 하도리의 해녀박물관까지 18km 정도 20코스의 올레길이 이어져 있다.

그중 이번에 여행한 곳은 김녕 서포구에서 김녕해수욕장까지 2km에 달하는 구간을 역으로 다녀온 것이다.



김녕해수욕장 - 김녕리 도대불 - 청굴물 - 봉지동 복지회관 앞 마을어장 - 김녕 금속공예 벽화마을 - 김녕 서포구 (올레 20코스 시작점)



제주도에 10년째 살고 있지만 아직도 구석구석 안 가본 곳이 계속해서 나오는 걸 보면, 아직도 가볼 곳이 더 많이 남아 있는 것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는 그냥 스쳐 지나갔던 곳들도 관심 있게 구석구석 더 들여다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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