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매한 부위의 상처라 후시딘/마데카솔 연고를 발라도, 주부습진약을 발라도 차도가 없이 상처가 깊어만 가더라고요. 이럴 때는 많은 사람들에게 나의 아픔을 소문내고 누구에게라도 좋은 방도를 구하는 것이 살아가는데 도움이 됩니다. 물론 약은 약사에게 병은 의사에게 가야 하는 게 맞지만 일상생활에 자주 접하게 되는, 시간을 내서 딱히 병원에 가기 애매한 상처는 민간요법이나 숨어 있는 약을 찾아 상처를 치유할 수가 있기 때문이죠.
아픈 건 소문을 내라고 했습니다. 누가 그 말을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아무튼 저는 최애 단톡방에 주부습진을 소문내고 말았습니다. 시간을 내서 병원에 가기도 힘들뿐더러 1mm 상처를 보고 의사 선생님이 뭐 이런 걸로 찾아왔나 하실까 봐 단톡방 친구들에게 도움을 요청했지요. 역시나 많은 걱정과 함께 여러 가지 조언을 듣습니다. 우리 단톡방은 화려한 직업군들이 포진해 있기에 아주 든든한 곳입니다. 각 분야 전문가들이 있습니다. 일단은 벌어진 상처를 붙여야 하는데 밴드가 도움이 되지 않지만 임시방편으로 잘 때는 동여매는 게 좋겠다는 조언을 듣고 마데카솔을 듬뿍 바르고 방수밴드로 동여 메었습니다.
그러던 찰나에 맛밤 작가님이 처음 보는 약을 소개해 주었습니다. <메디폼 리퀴드>라는 액상으로 된 약인데 손가락 끝 주부습진으로 벌어진 상처나 굴곡진 피부, 관절에 바르기 좋다는 정보를 입수했습니다. 저는 처음 보는 약이지만 이미 메디폼 리퀴드를 사용하신 분들이 많이 계시더라고요
단, 주의할 점은 상처에 바르면 매우 큰 고통을 느낄 수 있다고 살짝 겁을 주셨습니다.
하지만 저는 입안에 난 구내염에 알보칠 샤워를 해도 끄떡없는 사람입니다. 사람마다 고통을 느끼는 통감지수가 천차만별인데 저는 아픔을 꽤 잘 참는 편입니다. 그 옛날 비염수술과 비중격만곡증 수술을 같이 한 적이 있는데 수술을 집도하신 의사 선생님께서 십수 년 동안 수많은 수술을 집도했지만 이렇게 찍소리 안 하고 참는 사람은 처음 봤다고 할 정도입니다.
그래서 저는 알보칠을 참으실 정도라면 추천한다는 말에 로켓배송을 이용하기로 합니다. 메마른 피부를 갈라지게 한 저 자그마한 주부습진. 너 이제 각오하거라!
그래 이거다!!
로켓배송답게 약은 주문한 다음 날 오전에 사무실로 도착을 했습니다. 두근두근 설레는 맘으로 포장을 벗기고 상처에 약을 도포했지요. 키보드를 두드릴 때 느끼던 쓰라림보다 살짝 더 큰 쓰라임이 찾아옵니다. 이런 아픔에 쾌감을 느끼는 약간의 변태적 성향이 있기 때문에 아픔이라 느끼지 않고 좋아했습니다. 약의 제형은 아주 묽지 않고 조금은 되직한 제형으로 뚜껑을 열면 상처에 바르기 좋게 솔이 붙어 있습니다.
보이시나요? 메마르고 벌어진 상처에 메디폼 리퀴드를 바르면 얇은 투명 코팅막이 생기고, 상처가 찰싹 붙어 버립니다. 이 코팅막이 방수제 역할을 해서 손에 물이 닿아도 상처를 보호해 주고 있지요. 어제 약사선생님이 말씀하시던 상처에 물이 닿지 않게 하라는 주의사항을 실현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어제 약사 선생님은 왜 이 약을 추천해 주지 않으셨을까? 의구심이 드네요. 아마 약국에 이 약이 없어서가 아닐까 하는 합리적 의심을 해 봅니다.
아무튼 손가락 끝을 괴롭히는 주부습진이나 종이에 미세하게 베인 상처에 바르기 좋은 약을 마주하게 되어 기쁘기 그지없습니다. 역시나 소문을 내서 좋은 약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픈 건 소문을 내세요.
<방수가 필요한 가벼운 상처엔 바르는 액상드레싱 메디폼 리퀴드> 약상자에 쓰여 있는 데로 방수가 필요한 상처에 아주 좋은 효과가 있습니다. 그리하여 주부습진이나 베이거나 가벼운 상처에 이 약을 발라 보시라고 살포시 추천을 하는 바입니다.
메디폼에서 협찬을 받았느냐? 아니요. 저는 어디서 협찬을 받을 만큼 유명한 사람이 아니기에 열심히 일하고 번 근로소득으로 내돈내산 했습니다. 유명한 사람이 돼서 협찬받아 보고 싶다는 검은 속내를 드러내며 이 글을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