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엄마도 괜찮아-2
지금 생각해 보면 우울증이라는 거
사람들이 흔히 말하듯 정말 감기 같은 거였다.
면역력이 낮아지면 몸이 으슬으슬 떨리고 목도 아프고 열도 난다. 심하게 아프면 병원에 가서 의사를 만나고 처방을 받아 약도 먹고 주사도 맞는다. 일주일치 약을 먹고 주사 한번 빵 맞고 나으면 좋을 텐데 감기는 일정 기간 앓고 나야 낫더라.
우울증이 그랬다.
아팠다.
분명히 아팠는데 나는 그냥 콧물 찔끔 나오는 수준이라고 생각했고 오랜 시간 동안 자가 치료로 연명하고 있었다,
방치하고 있었다.
혼자서는 잘 살아보고자 무진 애를 썼다.
새벽에 일어나 책을 읽었고 명상과 확언을 했고 달리기와 운동을 했다.
이겨내고 싶었다. 긍정으로 해결하고 싶었다.
나는 할 수 있다, 나는 행복해질 수 있다,
나는 좋은 아내와 엄마가 될 수 있다!!!
날마다 확언을 했지만 번번이 무너졌다.
워킹맘으로서의 삶. 남편은 회식이다, 일이다,
새벽 3-4시에 들어오는 날이 주 2-3회가 되는 삶.
만만치 않은 두 아들의 홀로 육아.
그러면서도 아이들은 누구보다 잘 키우고 싶은 욕심을
내려놓지 못하는 나.
환경은 변하지 않았는데 괜찮다고 다독거리며 가혹한 그 속으로 밀어 넣기만 했던 나는
점점 더 아팠다.
아기를 처음 키워 본 엄마는 아기의 모든 것이 신기하고 어려웠다. 어깨 너머로도 육아는 배워본 적이 없었기에 나의 육아 선생님은 책이었다. 아기의 울음소리가 조금 달라도, 아기의 똥 색깔이 좀 달라도 심장이 덜컥, 하여 동네 소아과를 수없이 드나들었다. 지금도, 엄마는 감기에 걸려도 약도 안 먹고 며칠을 앓다가 나아버리는데 우리 집 아이들은 머리가 좀 아프다고 하면, 콧물이 좀 나온다 치면 병원에 데리고 간다.
아이가 조금만 아파도 그렇게 쉽게 찾아가는 병원인데 왜 내 마음이 아픈 것은 그냥 지나쳐버렸던 건지.
마음이 아프다는 자각을 하기까지도 어려웠고 그 이후로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인정하기까지도 어려웠다. 이러다 죽겠구나 싶었을 때에야 정신과를 찾았으니 그 문턱이 참 높았다.
이러다가 먼지가 되어버릴 것 같아서 한 시간을 넘게 차를 타고 달려간 그 병원에서, 처음 보는 나이 든 의사 선생님 앞에서 한참을 울었다. 약을 받았고 며칠 흐리멍덩하게 살았던 것 같다.
다시 예약하고 간 병원에서 여러 검사를 받았고 그 결과 우울증, 대인기피증, 스트레스, 긴장도 등이 심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의 상태에 대한 객관적인 수치를 보게 된 것이다.
수치로 보는 당시의 나는
완전히 탈진상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