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를 잘하는 법
일은 결코 혼자 할 수 없기 때문에, 일의 모든 것이 곧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중에서도 '발표'는 내 생각을 여러 사람에게 표현할 수 있는 중요한 커뮤니케이션이다. 많은 사람들이 나의 이야기에 온전히 집중해주는 아주 중요한 기회인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나를 쳐다보고 있어서인지 많은 직장인들이 부담스러워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나 역시도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회의시간에 발표하거나, 마이크를 들고 앞에서 말을 해야할 때면 부담이 많이 되었다. 이제는 나름의 방법을 터득해서 '발표'하면 부담보다는 좋은 기회가 왔다고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직장에서 발표를 할 때 효과적이었던 방법을 이야기 해보려고 한다.
발표 준비를 하다보면 장표가 꽉꽉 차게 되고, 양도 많아진다. 또 사람들이 잘 이해할 수 있을까 싶은 마음에 자세한 설명을 덧붙이다 보면 발표가 장황해진다. 이럴 땐 딱 한가지를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가장 중요한 하나의 메세지(목표)'. 내가 결국 이 발표를 통해서 사람들을 설득시키고 싶은 것인지, 내가 한 일을 소개하는 것인지, 어떤 사실을 전달하고 싶은 것인지. 그 다음에는 내가 정한 '가장 중요한 메세지'에 사람들이 도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첫째, 장표 하나에는 한가지 메세지만을 말하자. 어떻게 해서 이런 결론이 나왔는지 세세하게 설명하다보면, 사람들에게 너무 많은 정보가 들어가서 정말 중요한 메세지를 잊고 만다. 특히, 업무 때문에 스트레스 받고 기억해야 할 일이 너무 많은 직장인들은 집중력이 좋지 않다. 발표시간이 10분이라면 8분 정도로 준비를 하고, 장표에 하고 싶은 이야기가 3가지라면 1가지로 줄인다. 사람들이 기억해야 할 정보를 확 줄여주고 가장 중요한 내용에 집중할 수 있도록 가지치기를 해주는 것이다.
둘째, 쉽게 설명하자. 나는 이미 아는 내용이지만, 분명 처음 듣는 사람은 내가 말하는 내용이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이야기를 하더라도 이해할 수 있도록 아주 쉽게 설명하는 것이 좋다. 어떻게 설명해야 이해하기 쉬울지는 연구가 필요하지만, 확실한 팁은 누구나 알 수 있는 예시를 사용하거나 나의 경험을 들려주는 '스토리텔링'이다. 어려운 용어, 너무 자세한 설명보다는 스토리텔링을 통해 메세지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자.
이제 본격적으로 발표연습을 해보자. 일반적으로 발표 연습이라고 하면 대본을 써서 달달 외우곤 한다. 나도 한 때는 PPT 메모칸에다 대본을 쓰고 열심히 외웠던 기억이 난다. 결국 발표를 하다보면 생각이 잘 안나거나, 청중과 눈맞춤을 하지 못하고 대본을 그대로 읽고 만다. 그렇게 발표하는 내 모습은 자신감이 없어보이고, 프로페셔널하지 않아보인다. 나름대로 대본도 준비하고 외우면서 준비도 열심히 한 것 같은데 기대한 만큼의 효과가 없으면 '아, 역시 발표는 안되는구나'하고 좌절하기 마련이다. 좌절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또 있다. 실제로 발표가 나쁘지 않았음에도, 대본이라는 정답지를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 스스로 정답지와 발표를 끊임없이 비교하게 된다.
대본을 만들지 말자. 대본을 쓰게 되면 글이 되버린다. 글문(문어체)과 말문(구어체)은 다르다. 우리는 말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말에 어울리는 문장을 구사해야 한다. 그래서 처음 준비를 할 때부터 대본을 쓰지 않는 것이 좋다. 대신 이렇게 해보자. 발표 장표 하나를 두고, 제한 시간 안에 말을 해보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건 장표에서 말하고자 하는 메세지이기 때문에 말의 스타일이나, 단어 선택이나, 문장이 조금씩 달라져도 괜찮다. 연습을 하다보면 메세지를 전달하기 가장 좋은 스토리 구조와 말문을 찾게 될 것이고, 자연스럽게 흐름이 익혀진다. 애초에 대본이 없기 때문에 잊어버릴 일도, 틀릴 일도 없고 흐름을 익혔기 때문에 말이 막히지도 않는다. 10년 간 직장생활을 하면서 가장 효과가 좋았던 방법이었다. 이 방식으로 1~3일 간 진행하는 사내 강의도 준비하고, 프레젠테이션 발표도 준비한다. 확실히 시간도 단축되고, 피드백도 굉장히 좋다.
발표를 하게 되면 그때부터 발표준비에 스트레스를 받고, 걱정과 두려움이 시작된다. '아.. 내가 왜 이걸 한다고 해서' 게다가 용기내서 발표를 했지만 만족스럽지 않아 기분이 좋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멈추지 말고 계속 연습하고 경험해야 하는 건, 분명히 좋아지기 때문이다. 발표를 계속하게 되면 피드백을 받게 되고 안좋은 발표습관을 개선할 수 있다. 나의 경우에는 '어~' 또는 '~라고 볼 수 있습니다' 등의 말습관이 있었는데, 이걸 발견하고 의식적으로 고치기 위해 노력했다. 또 나의 강점과 스타일을 발견할 수 있다. 나는 발표할 때 대중을 확 끌어당기는 카리스마와 유머를 가진 것은 아니지만, 대신 진정성이 느껴진다는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다. 그래서 발표를 할 때는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 메세지를 전달하는데 중점을 두는 편이다. 이렇게 나의 강점을 알게 되면 나에게 맞는 발표 스타일과 자신감을 찾을 수 있다.
1~2년차 때 발표를 하던 나의 모습과 지금의 모습을 비교하면 일취월장 했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가장 큰 차이점은 발표 스킬보다도 자신감과 만족감인 것 같다. 내가 나의 발표에 조금씩 만족하게 되고, 두려움이 덜해지고, 발표를 듣는 사람들의 눈빛이 조금씩 달라지는 찰나의 순간들을 느끼는 것들이다. 매번 모든 발표가 만족스러울 수는 없기 때문에 이런 긍정적인 경험들이 쌓이려면 계속해서 발표를 해야 한다. 그래서 포기하지 말고, 기회가 생기면 무조건 발표를 해보자. 경험은 복리로 쌓여서 어느 샌가 자신감이 붙은 내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