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 대해 깊이 생각해본 적이 있나요?
사회적인 시선으로 보면 나는 요즘 가장 하릴없는 백수 중 하나이다. 소위 니트족이라고 해야 하나?
니트족은 배운 만큼 배운 녀석이 일하고 싶은 의지가 없어 부모에게 빌붙어 사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남들이 나를 바라볼 때면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도 같다. 나 역시 배울만큼 배웠지만 회사에서 일할 의지 없이 부모님 집에서 얹혀사는 신세이니까 말이다. 20대만 해도 얹혀 산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는데 30대가 되니까 이 생각이 내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죄짓는 느낌... 여기서 내가 일할 의지가 없는 것은 회사라는 곳에서만 의지가 없다는 것에 국한된다. 회사만 아니라면 일할 의지는 언제나 샘솟는다. 이게 나와 니트족의 차이라면 차이다.
벌써 퇴사한 지 6개월이 돼간다. 어떻게 이렇게 시간이 흘렀을까. 그동안 무엇을 해왔는지 되돌아보게 된다. 회사에 의지하지 않고 이것저것 일을 찾아서 살았더니 계속 내던 보험비도 낼 수 있고, 약간의 생활비도 벌면서 가끔 좋아하는 카페에 가면서 근근이 살아가고 있다. 이렇게 생존을 위한 노동 말고 경험한 것이 있다면... 도쿄 여행을 15일 정도 했고 매일 조금씩 요가를 하고 가끔 외국인 친구들과 서울 여행을 했다. 이마트 문화센터에서 하는 일일특강 여러 가지(꽃꽂이, 핸드드립, 미싱, 네일아트 등)를 들으면서 생각만 해왔던 것들을 조금씩 배우면서 나에게 맞고 안맞는 것들을 알아보기도 했다. 조그맣게 하던 사업을 어떻게 이끌어낼지 고민하면서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났다. 이런식으로 자유롭게 내 시간을 쓴다는 것은 온전히 나를 알 수 있는 기회를 가져다 준다. 고로 퇴사는 좋은 것이다.
이렇게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끊임없이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 걸까?' '무엇을 해야지 행복할까?'를 생각하고 고민했다. 아직 명확한 답을 찾진 못했지만 곧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만약 내가 지금도 회사에서 상사 눈치 보고 내년 연봉협상에 마음 졸이면서 일하고 있었더라면 이런 생각을 갖긴 했었을까? 결코 그럴 수 없었다. 그나마 어렴풋이 내가 뭘 좋아하는지 알았겠지만 그것을 제대로 해볼 생각은 못했겠지? 이렇게 몸소 부딪혀 보니 평소 좋아했던 것이 정말 잘 해낼 재량이 없다는 것을 발견하거나 의외로 별 관심을 두지 않은 것이 나와 찰떡같이 잘 맞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인생에서 있어서 가장 태평한 나날 일지 몰라도 내면에서는 매일 같이 투쟁하고 있다. '나는 어떤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 수 있을까? 혹은 살아가야 할까?' 하루에 조금이라도 진지하게 내가 뭘 좋아하는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는 것은 정말 중요한 일이다. 남의 인생이 아니라 내 인생이기 때문이다. 나도 그랬지만 남이 만들어낸 행복의 기준의 잣대에서 사느라 모든 것을 바쳤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하아.
퇴사한 지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날 때가 되면 아무것도 이룬게 없을까 봐 불안하고 초조해질 때도 많다. 그럴 때일수록 마음을 비우고 내려놓는 것이 중요하다. 말처럼 행동하기는 쉽지 않지만 이것만큼 행복하게 사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걸 이번 기회에 깨달았다. 그래서 지금 세상 가장 태평한 사람처럼 살려고 노오력 중이다. 이런 시간들을 갖고 살아가기 위해서는 작은 용기가 필요하다. 이 글을 읽는 모든 사람들이 작은 용기를 갖고 자신만의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