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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ntrea May 05. 2019

2. 이상과 현실

경고: 읽고 싶은 사람만 읽으세요.

새벽 댓바람 4시 반.
문득 눈이 뜨여 누군가의 글을 본 이후 뒤엉킨 생각들로 결국 잠을 들지 못했다.
그리고 오늘 종일 내내, 그 글이 마음에 걸리고 남아 그 누군가가 볼지, 안 볼지도 모르는 글을 남긴다.

이상과 현실.
현실과 이상.

다들 이상은 현실이 될 수 없다고들 한다.
사랑이든 일이든 이상은 그저 이상일뿐,

현실과는 다르다고들 한다.

그들은 그런 삶을 살아왔을지 모르겠지만, 현실주의자보단 이상주의자에 가까운 나로서는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나는 어느 순간부터 이상을 꿈꿔왔고, 그 이상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며 살아왔다.
아마도 그 쓸데없이 꿈꾸던 이상이 지금의 내가 되게 했을 것이라고 자부하며
지금도 내 이상을 좇으며 살아가는 중이다.
여전히 그 이상은 뭔지 모르겠지만, 하루하루 내 방향성을 찾아가면서 살고 있다.

대학생 때의 나는 누구보다 바쁘게 살았었다.
대외활동, 학교, 연애, 알바, 늘 24시간이 모자라게 살았었다.
특히 대외활동은 정말 끝도 없이 했었는데, 그것은 아마도 내 이상을 찾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나는 누구인지, 수없이 부딪히면서
나를 좀 더 알고 내가 해야 할,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일까 찾기 위해 노력했다.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었다.
내 현실은 소위 스펙으로 봤을 땐 밑바닥인 인생이었다.
지방대생이란 타이틀에 뭘 해야 할지도 모르고, 집안 상황 역시 좋지는 않았다.
그래서 시작은 아빠가 시키는 대로 지방대의 인도어과를 다녔고, 학교 생활이 도통 재미가 없어 학교를 때려치울 생각까지 하며
아빠가 시키는 대로 또 공무원 준비를 하는 꾸역꾸역 한 삶을 살았었다.
송두리째 어느 날 날 바뀌게 한 것은 없었다.
그저 그 꾸역꾸역 한 삶이 위태로웠고, 답답했고, 그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상을 꿈꿨다.
그 이상은 뭔지도 모른 채.

지금도 여전히 내가 진짜 꿈꾸는 이상은 뭔지 모르겠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하고 싶은 일들이 점점 더 많아진다.
그리고 그 하고 싶은 일들을 차근히 하나씩 해보는 중이다.

일만 그런 것이 아니라 내 연애방식도 별다르지 않았다.
가보지 않은 길을 남겨두고, 현실에 부딪혀 가지 않는 일은 없었다.
상대방이 현실에 부딪혀 나를 놓지 않는 이상, 난 그렇지 않았다.
'널 사랑해. 하지만 우린 안돼'
영화에나 나오는 말인 줄 알았는데, 어느 날 내 옆의 남자가 그런 말을 할 때의 절망감은 느껴본 사람만 알 것이다.
글쎄, 그것이 진심인지 아닌지 난 아마 죽을 때까지 모를 테다.
지금도 여전히 사랑하지 않는 자의 변명이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 나로서는..
가보지 않은 길은 죽을 때까지 미련이 남는다고 생각한다.
과연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해서 선택을 회피하고도 정말 후회하지 않는다고 자신에게 솔직할 수 있을까?

인생에서 내가 하고 싶은 모든 일을 다 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내가 할 수 있는 이상은 꿈꾸며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이상을 위해 현실에서 하나하나 해내다 보면 그 현실이 이상이 되는 날을 발견하게 되니까.
 
생각하는 대로 사는 것이 나의 좌우명이다.

아니 생각하는 대로 살아지지 않는 것이 인생의 묘미라고는 하나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생각의 최소한을 하며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상은 없다고 하는 자들에게,
지금 그 현실을 조금만 뛰어넘으면 된다고 꼭 이야기해주고 싶다.
나 역시 그래 왔으니까. 앞으로도 그 현실이 고되어도 계속 끊임없이 넘어지고 깨져서 나아갈 테니까.


또 깨져서 넘어져있을 미래의 나에게 과거의 내가 말하고 싶다.
이상은 분명 현실이 될 수 있다.
적어도 그 과정 속에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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