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차 캄보디아 NGO 현장활동가의 솔직한 이야기
NGO 경력만으로 5년, 4개의 단체를 전전했다.
그러다 보니 당연한 것들이 지켜지지 않는 단체가 태반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내가 꿈꾸었던 처음의 이상향은 이루어지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점차 들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꿈은 꾸라고 있는 것이니 불가능할지 모르지만 내가 생각하는, 내가 바라는 지극히 개인적인 나의 꿈을 기록해보았다.
1. 비전/ 미션이 분명한 단체
- 우리나라 NGO들의 비전과 미션은 대부분 불분명하다. 무엇을 하는 단체인지 뚜렷이 드러나는 단체가 몇 되지 않는다.
규모가 큰 단체는 여러 사업을 진행하다 보니 그럴 수도 있겠지만 과연 그렇게 진행했을 때 사업이 효과성을 띌지 의문이다.
이에 지켜나가야 할 비전과 미션이 분명한 단체였으면 좋겠다.
물론 그것들이 글로 명시되는 것뿐 아니라 잘 지켜질 때 더욱 빛을 바랄 것이다.
2. 교육과 관련된 일을 하는 단체
- 개인적으로 어떤 일이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하냐 묻는다면 나는 주저 없이 교육이라고 이야기한다.
내가 임팩트 있게 봐온 장면이 있어서이기도 하겠지만 내전 지역이나 자연재해를 입지 않고선 현재는 기아로 고통받는 이들은 줄어드는 상황이다.
그렇기에 요즘 중요시되는 그들이 스스로 가난의 고리를 끊기 위한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역시 6.25 이후 교육열 하나로 지금의 수준까지 온 것이 아닌가 싶다.
물론 그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들이 여기저기 터져 나오고 있지만 교육은 어느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져야 할 권리임이 분명하다.
3. 현지인의 목소리가 우선인 단체
- 이 문제는 사실 투자자와 연관된 부분이 크다.
현지인을 위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기업이든 국가이든 개인이든 왕왕 투자자가 우선이 되는 기이한 현상들이 발생한다.
하지만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사람의 설득능력 등에 따라서 또 달라질 일이지 않을까?
어찌 되었든 중요한 것은 활동할 지역의 주민들이 최우선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물론 지역 주민들이 최우선시되면서 가져오는 문제도 분명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현장이 최우선이어야 한다는 것은 반박할 수 없는 것 같다.
4. 현지인의 목소리만큼 일하는 사람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는 단체
- 사회복지, NGO 등의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 대부분이 박봉의 급여와 지나친 업무량으로 몸살을 앓은 지 오래다.
종종 발생하는 NGO내부의 성추행 사건도 마찬가지다. 이제 겨우 드러났을 뿐 인권, 상생, 협력을 한다며 말하지만 정작 일하는 사람에겐 전혀 해당되지 않으니 모두 혀를 차고 발걸음을 돌린다.
이제는 좀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아마도 대부분은 많은 걸 바라는 것이 아닐 것이다.
특히나 NGO에서 일하려고 오는 이들은 대부분 어떤 신념에 가득 차 있고, 돈은 뒷전일 때가 많다. 그렇지만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당연한 대우, 기본적인 소득 정도는 지켜져야 되는 것 아닌가.
사람을 위해 일하는 곳에서 일하는 사람에게조차 제대로 된 권리가 주어지지 않는다니..
이런 아이러니한 일이 또 있을까..?
누군가 그런 열정과 신념도 없이 NGO에서 일하느냐고 묻는다면 반문하고 싶다. 언제까지 신념만 들먹일 것이며 그전에 일하는 사람에 대한 대우는 제대로 해주고 있느냐고 말이다.
5. 보조금, 후원금의 쓰임새가 정직하고 투명한 단체
- 어쩌면 이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이 당연한 일이 너무도 당연하지 않게 지켜지지 않고 있다.
후원한 사람의 입장이 되어 역지사지로 생각해보자.
내 돈이 정확히 어디에 쓰이는지 모른다면 누가 후원을 하고 싶겠는가.
요즘 후원자들은 점점 더 똑똑해지고 있으므로 재정적으로 투명하지 않은 단체는 앞으로 점점 더 살아남기 어려우리라 생각한다.
더 이상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시대는 지나고 있다는 말이다.
여담이지만 우리나라 대부분의 1:1 결연으로 들어가는 비용들이 제대로 쓰이고 있을까?
생각해보아야 할 일이다.
7. 전문가가 함께 하는 단체
- NGO 일을 하는 이들 대부분은 국제개발협력이나 지역학 부분에서는 전문가들이 많다.
하지만 보건, 교육 등 어느 하나의 이슈에 대해서 전문적인 사람을 찾기란 힘들다.
그러니 그 분야의 전문가들이 반드시 함께 해야 더욱 효과적인 프로젝트가 될 것이다.
8. 규모가 크지 않은 단체
- NGO는 규모가 커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쩌면 규모를 따지는 게 우스운 일일지도 모르겠다.
투자를 받아야 하기에 어느 정도의 규모를 가져야 한다는 이들도 있겠지만
규모가 커짐에 따라 본질이 흐려지는 경우를 꽤나 보아왔기에 규모가 크기보다는 그 본질이 흐려지지 않고, 뚝심 있게 가는 작은 단체라면 좋겠다.
9. 구성원들끼리 의사소통이 활발한 단체
- 이윤을 창출하는 단체도 마찬가지겠지만 구성원들끼리의 의사소통이 원활한 단체일수록 일을 하는 데 있어 만족도가 높고, 일도 잘한다.
서로 의사소통이 활발하면 모자란 역할을 보완해줄 수 있을 뿐 아니라 단체가 어떠한 문제에 직면하더라도 함께 나아갈 수 있는 힘이 증가할 수 있을 것이다.
10. 프로젝트의 타당성을 중요시하는 단체
- 프로젝트의 효과성이 중요시되고 있는데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프로젝트의 타당성이라고 생각한다.
프로젝트의 타당성은 프로젝트 발굴 단계에서 보아야 하는 것인데 발굴 단계가 너무 급박하거나 짧다 보니 타당성은 중요시되지 못하고 있다.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한다는 말이 있듯이 어떤 프로젝트를 위해서든 타당성을 중요시하는 단체였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