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흔네 번째 이야기
학부모님께 들려주고픈 자녀 교육의 비밀
- 아흔네 번째 이야기
저는 주말에 쉽니다.
앗, 너무 당연한 이야기인가요?
제 직업, 그러니까 첫 번째 직업은 교사입니다.
학교에서 수업도 하고, 업무도 합니다.
퇴근 후엔 동료 선생님들과 어울리는 시간도 갖고요.
(사회생활도 업무의 연장선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 직업!
직업이라 말하기엔 민망하긴 하지만
글 쓰는 일도,
언제부턴가 직업 아닌 직업이 되었습니다.
직업이라 생각해서인지,
저는 매일 글을 씁니다.
브런치 글,
SNS 콘텐츠,
문예지 수필,
공모전 응모작 등
매일 글자와의 전쟁을 이어나가고 있죠.
첫 번째 직업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선에서
모든 작업을 하다보니
늘 시간에 쫓기게 됩니다.
그런데, 주말엔 쉽니다.
사실 주말엔,
쉬어야만 했습니다.
문예지 수필은 가볍게 쓰기가 어렵습니다.
나름 ‘발표되는’ 글이기에
‘쉽게 쓰여진 글’이 되게 할 수는 없겠더라고요.
길게는 한 작품에 한 달이 소요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브런치와 SNS 콘텐츠 글쓰기를 시작한 이후
수필이 써지지 않았습니다!
‘쉽게 쓰여진’이 아니라
아무리 해도 ‘쓰여지지 않는’
그런 글이 되어 버렸죠.
물 들어올 때 노 젓겠다는 생각에
너무 무리해서 글을 쓴 것이 탈이었습니다.
수필이 써지지 않는 것은 물론
브런치나 SNS 콘텐츠 글도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물이 되곤 했습니다.
허나 브런치나 SNS 콘텐츠를 시작할 때 스스로
‘이건 매일 써야지’ 하고 다짐한 게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업로드를 했습니다.
마음에 들지 않는 글을 억지로 올리는 심정은,
아마 브런치 작가님들이라면 다 공감하실 겁니다.
그래서,
주말엔 쉽니다.
그렇다고 모든 글이 100% 썩 맘에 드는 것은 아니지만,
아예 시작조차 못 할 때보다는
훨씬 글쓰기 컨디션이 좋아지긴 합니다.
사실 글이라는 게 알고 보면
하얀 백지상태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죠.
모든 글은
‘나’라는 세계를 뿌리에 두고 있기에
글만 쓰는 건 글쓰기에 도움이 되질 않습니다.
아이들은, 어떨까요?
아이들에게도 가끔은
숨 쉴 여유가 필요합니다.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고
‘요즘 공부가 잘 된다’란 이유로
쉬지 않으면 안 됩니다.
꾸준히 나아갈 힘을 비축하면서
영리하게 공부를 해야 하겠죠.
그러다 번아웃 상태라도 온다면,
계속 뒤로 흘러나가게 될 테니까요.
공부는,
강물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과 같다는 말,
들어보셨죠?
규칙적인 공부 습관엔 반드시
규칙적인 ‘휴식 시간’이 포함되어야 합니다.
심지어 고3이라 하더라도,
그들에게도 충전의 기회가 꾸준히 생길 수 있도록,
그래서
더 힘찬 발걸음을 내딛을 수 있도록
자녀들을!
주말엔,
쉬게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