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여덟 번째 이야기
학부모님께 들려주고픈 자녀 교육의 비밀
- 백여덟 번째 이야기
학교 홍보 업무를 담당하면서
네이버 카페 ‘특목고 갈 사람 모여라’에
글을 아주 가끔 기재합니다.
제가 근무하고 있는 학교와 관련하여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드림은 물론
댓글이나 쪽지를 통한 상담도 해드리고 있습니다.
그 내용이,
저를 당황케 만들 때가 있습니다.
‘아이는 자사고나 외고를 생각하는데, 아무래도 일반고가 나을 것 같아서…’
‘아이는 집 앞 학교에 가고 싶어 하는데, 저는 고민이 돼요. 갈등 중입니다.’
뭔가 심상찮은 분위기가 느껴지지 않으시나요?
실제 제가 받은 쪽지 내용입니다.
아이가 명확한 의견을 피력함에도 불구하고
고민을 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저는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다른 유형의 질문도 있습니다.
‘아이가 외향적이긴 한데, 너무 분위기에 휩쓸릴 것 같기도…학교 분위기가 어떤가요?’
‘대입 실적 좀 알 수 있을까요? 의대에 몇 명이나 갔는지도요.’
‘상위권이 얼마나 형성되어 있나요?’
여기서 제가 든 의문은 이렇습니다.
아이가 학교에 맞춰야 하는 것 아닌가?
아이에게 딱 들어맞는 학교를, 찾을 수가 있나?
아이의 미래를 생각하는 부모의 마음을
전혀 헤아리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해합니다. 충분히 이해하죠.
그런데,
이건 마치 아이가 아니라
‘학부모님의 진학’이라 착각이 들 정도입니다.
고등학교는,
대학을 위해 잠시 거쳐 가는 의미의 장소가 아닙니다.
대입을 위한 지식 습득뿐 아니라,
성인이 되기 위해 삶과 사회를 이해하는,
그야말로 ‘배움의 장’입니다.
물론 아이에게 딱 맞는 학교라면 더할 나위 없겠죠.
허나 그러기는 쉽지가 않고,
어쩌면 ‘그래선 안 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아이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학교는,
아이가 원하는 학교입니다.
후회를 해도 본인이 하게 해야 합니다.
그래야, 그 후회를 이겨낼 힘을
스스로 키울 수 있으니까요.
누군가 정해준 목표는 성취하더라도,
그 만족감이 크지 않을 것입니다.
더불어 사회에 적응하기 위한 연습을 하려면,
어떤 환경이든 살아남을 수 있어야 합니다.
상위권이 많으면 그만큼 그들의 열정과 노력을 배우면 되는 것이고,
너무 분위기가 들떠 있는 곳이라면
그 안에서 절제의 미덕을 배우면 되는 것이죠.
(군대에서 버틸 수나 있겠습니까!!)
지금 이 질문들은 그저 내 아이를 위하여,
더 나은 미래를 열어주기 위하여,
끊임없이 이어진 고민일 뿐이겠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유리함만을 좇는 부모들의 지나친 열정이
세상에 탄로나 자녀의 모든 것을 앗아가는,
여러 ‘사태’들을 우린 보지 않았던가요?
우리가 머무는 세계는
생각만큼 팍팍하지 않습니다.
어떠한 형태가 되었든,
그 안에서 행복을 얻으며 살아낼 수 있습니다.
학부모님들이 먼저,
그걸 아셨으면 좋겠습니다.
‘내려놓기’에 대해서 말이죠!
입시 혹은 입학 설명회에 일일이 찾아다니지 않아도 됩니다.
학부모님들을 위한 입학설명회, (조금 과하게 말하면)없어졌음 좋겠습니다!
그 시간에 맛있는 거 먹고 좋은 거 보셔도 됩니다.
학부모님의 마음이 안정되고 편안해야
아이가 더 나은 미래를 그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기서 더 나은 미래는,
‘좋은 대학’이 아니죠.
한 번이라도 더 웃고, 만족하는 삶!
그걸 알게 되는 순간이,
삶을 위한 가장 소중한 선물일 것입니다:)
아이들에게도,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