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스무 번째 이야기
학부모님께 들려주고픈 자녀 교육의 비밀
- 백스무 번째 이야기
사실 브런치 글은 조금 급하게 쓰는 편입니다.
읽으며 가끔 불편함을 느끼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초고보단 퇴고의 힘을 더 믿는 편이라
크게 어긋나는 내용이 있지 않으면 급하게라도, 올리고 있습니다.
나중에 여유를 두고 고칠 수 있으니까요.
쌓아가는 것, 그것이 우선이었습니다.
저와의 약속이라, 일단 지키고 싶었거든요.
브런치 작가님들께선,
글을 왜 쓰시나요?
문득 궁금합니다.
어느 작가님께서
‘고작 책 한 권 내보겠다고’
와 같은 표현을 쓰시는 걸 본 적이 있는데
사실,
제가 브런치에 글을 쓰는 것은
출간의 목적도 분명 있는 듯합니다.
그게, 왜 잘못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여기저기 다양한 콘텐츠에 글을 쓰는데,
그렇게 쓰고 또 쓰다 보면
유독 눈이 커다란 어느 출판 제작자의 시선에
제 글이 담길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솔직한 마음도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구독자를 늘리고 싶단 마음은 잘 들지 않습니다.
제 글을, 책으로 만나주셨으면 하는 마음이 커지더라고요.
외에도
쓰기 자체를 좋아한다는 점도 있고,
무엇보다 다른 분들의 글을 읽는 게 재밌습니다.
다양한 작가의, 다양한 주제의 글들을 읽다 보면
매일 새로운 세계에 퐁당 빠지는 느낌이 들죠.
물론 여기서의 부작용은 시간입니다.
읽다가 제 일이 밀리는 경우도 생긴다는 점.
그래서 최대한 속독을 하려 애쓰는 편입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이,
점점 쌓였습니다.
속되게 ‘전지적 덕후 시점’이란 표현이 있는데,
관통하는 한 가지 주제를 가지고 글을 쓰기 위해서는
세세한 것들까지도 관찰하고 들여다보아야 합니다.
지금 ‘교육’에 관한 글을 쓰면서
(사실 제가 생각해도 ‘억지스러운’ 글들이 있었지만,)
매일 쓰려고 몸부림치다 보니
시작했던 지점보다
훨씬 깊은 곳에 머무는 저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비단 지식적인 측면에 머무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 특히 학부모님과 학생에 관하여
그들의 내면을 들여다보려 애쓰게 된 것이죠.
누군가를 이해하기 위해선,
역시 그 사람의 입장에서 글을 써보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인가 봅니다.
좋은 교사가, 되고 싶단 마음이 자꾸 커집니다.
다른 분들의 브런치 글을 읽으면서도 역시나,
알게 모르게 키가 부쩍 커졌습니다.
제가 얼마나 우물 안 개구리였는지 깨닫게 되었으며
분야를 한정 지을 수 없는,
수많은 영역의 전문가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음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세계관의 확장이라고 해야 할까요.
다른 세계에서 벌어지는 일을
제가 속한 세계의 울타리 안으로 끄집어 넣는,
그런 요령이 점점 늘어갑니다.
글을 잘 쓰기 위해선, 무엇보다 글을 읽어야 하는가 봅니다.
저도 좋은 작가가, 되고 싶단 마음이 자꾸 커집니다.
오늘 이 글을 왜 썼냐고요?
역시나, 교육입니다.
학부모님들께선 자녀 교육과 관련하여
천천히 쌓아가는 것보단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효율을 내고자 하십니다.
교육은 사실 거꾸로인 게 더 낫습니다.
최대한의 비용을 들여 최소한의 효율을 내야 합니다.
그래야, 오래가니까요.
그런데 역설적으로,
이건 최소한의 효율이 아닐 겁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수많은 역량이
아이에게 자라고 있을 테니까요.
고등학교 국어 수업 시간에 독서토론을 한다?
다들 못마땅해합니다.
국어 시험에 도움이 안 된다는 이유이겠죠.
하지만 읽고, 쓰고, 생각하고, 말하며
아이들이 얻는, 소중한 것들이 있습니다.
그것들이 쌓일 것이고,
아이들은 알게 모르게 ‘성장’을, 하고 있겠죠.
성공보단 성장을, 추구하다 보면
알아서, 성공할 것입니다.
조금씩, 그렇지만 단단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