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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웅숭깊은 라쌤 Jul 06. 2022

공부 시간과 휴식 시간은
어떻게 정해야 할까?

백스물세 번째 이야기

학부모님께 들려주고픈 자녀 교육의 비밀 

- 백스물세 번째 이야기 

<공부 시간과 휴식 시간은 어떻게 정해야 할까?>       

   

저는 천주교 신자입니다.

줄곧 일요일, 주일이 되면 

성당에 미사를 드리러 가는 것은

삶에 당연한 순간처럼 여겨졌었죠.     


군대에서 전역한 후 시에서 운영하는 

‘학사’란 곳에서 생활하게 되었습니다. 

화성시 장학관이라는,

화성시 출신 대학생들이 

편리하게 서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나름의 배려를, 해준 것이었습니다.     


처음 부모님과 떨어져 지내면서 저의 삶은,

아주 '피폐'해졌습니다.


특히 주말이면 외박계를 쓰고

밤새 주酒님과 함께 하곤 했죠.

일요일 아침 성당에 가 미사를 드리는 일은,

생각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렇게 자연스레 ‘냉담자’가 되고 말았지요.

(세례를 받았지만 오랜 기간 성당에 가지 않는 이들을

냉담자라고 합니다.)     


대학을 졸업하면서 동시에,

저는 백수가 되었습니다. 정말 괴롭고 창피했습니다.

아니, 나름 대학도 나오고 했는데 왜 나는 갈 곳이 없는가!     


사실 갈 곳이 있었습니다. 성당! 

평일 내내 도서관에 처박혀 임용시험 준비를 하고,

주일이 되면 성당에 가서 미사를 드리기로 하였습니다.

정상적인 삶을 살아보고 싶었죠.


그런데 무언가, 

주일만 되면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그간 왜 찾지 않았느냐', 하는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죠.

그래서, 뭐라도 해야겠단 생각을 했습니다.

그것은 ‘주일 아침 9시 미사 반주 봉사’였고,

어린 시절부터 배워놓은 피아노 실력을 발휘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쩌다 보니, 

그걸 십 년째 하고 있습니다.          


앞말이 길었지요.

사실 이야기의 핵심은 십 년입니다.

십 년 내내 한 번도 안 빠지고 반주 봉사를 한 것은,

절대 아닙니다.

종종 아프거나, 급한 약속이 있거나, 연수가 있거나 하면

어쩔 수 없이 다른 단원분들께 부탁드려야 했죠.

문제는 여기서 발생합니다!     


아니, 십 년이나 했는데, 

한 주를 쉬고 나면

그다음 봉사 땐 꼭 실수가 나옵니다. 


십 년 정도 하다 보면 

웬만한 성가곡은 다 알거든요.

그래서 수십, 수백 번씩 쳤던 곡들임에도

그거 한 주 쉬었다고,

꼭 손가락이 말을 안 듣습니다.     

이게 한 미사에 수백 명이 모여있는데, 

거기서 음 하나 틀리고 나면

뭔가 모든 시선이 반주자에게 쏠리는 기분이 듭니다.

얼굴이 시뻘게지죠.          


사실 공부란 것도 그렇습니다.

어느 순간 흐름이 끊기게 되면

그 자리에 그대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뒤로, 뒤처지게 됩니다.

작은 배를 타고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것과 

같은 이치라 할 수 있죠.     


적당한 쉼은 더 나아갈 수 있는 동력이 되지만,

그 선을 넘어버리면 

생각보다 훨씬 

도달지점에서 멀어진 스스로를 발견하게 됩니다.

심지어 너무 쉬면 늘어질 수도 있고요.     


놀 땐 놀고, 할 땐 하는,

그런 습관 형성이 필요합니다.     

사실 이러한 습관은 ‘약속’에서 비롯됩니다.


놀기로 약속한 시간 동안엔 

무얼 하면서 지내든 간섭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게임을 하든 말든 피시방에 가든 말든

일단 약속했으니 자유를 주어야 하죠.

조금 꼴 보기 싫어도, 인내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예 일주일간의 시간약속을 정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매일 2시간이 아니라, 

‘일주일에 10시간’ 이렇게 자유시간을 주는 것이죠.

그렇게 되면 좀 더 시간의 소중함을 절실히 일깨울 수도 있고요.     



방법적인 측면에 관해선 

아이와 함께 협상 아닌 협상을 해보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스스로에게 책임감이 부여될 수 있게 말이죠.     


저는 이번 주말에도,

성당에 갑니다.

저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죠.          


아이의 학습 흐름이 끊기지 않기 위해선

아이와의 약속이 필요하고, 

아이가 약속을 지키게 하기 위해선

학부모님께서도,

아이와의 약속을 지켜야 함을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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