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정주행, 그게 최선입니다-
(2) 비법이 없는 게 비법
당신이 드라마의 세계에 빠지고 싶다고 해도, 아무 드라마나 막 들이대면 안 된다. 실패할 수도 있으니. ‘괜히 봤다’ 싶은 드라마도 적지 않게 존재한다. 그런데 드라마는 원래 시작하면 중간에 벗어나기 매우 힘든 영역이다. 왜냐? 다음 내용이 궁금하니까! 재미는 없지만 궁금하긴 한…. 원래 드라마는 그렇게 시청자를 사로잡는다. 그러니 좀 더 선택에 신중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방영 전부터 크게 이슈가 되는 작품들이 있지만, 절대 그 분위기에 휩쓸려선 안 된다. 뚜껑이 열릴 때까진 그 내용물에 대한 확신을 가져선 안 된다는 말이다. 반드시 경험자의 조언을 듣도록 하자. 유튜브엔 드라마 리뷰어들이 있다. 그런데 이때 너무 유명한, 그러니까 구독자가 매우 많은 유튜버는 되도록 피하는 게 좋다. 이들은 제작사로부터 협찬을 받기도 하므로, 냉정한 평가보단 광고 형식의 리뷰를 하는 경우가 많다. 재미없는 드라마도 기막히게 편집해내는 능력자들이다. 그래서, 구독자가 많은 거겠지?
물론 내용을 스포일러 당할까 걱정을 할 수도 있겠지만, 이들의 리뷰는 작품 초반부로 한정되어 있으니 그리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작품을 좀 더 쉽게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정도다. 스포일러에 대한 부담이 너무 크다면 블로거도 있다. 블로거들은 반드시 ‘스포있음’과 같은 표지를 남기므로 좀 더 안전한 리뷰를 감상할 수 있다.
그런데, 유튜버나 블로거의 리뷰만 믿고 특정 작품을 보기 시작했는데, 이거 아무래도 영 아닌 것 같은 생각이 든다면? 그러면 어찌해야 할까? 모두가 YES라고 할 때도 내 취향은 NO라고 답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럴 땐 과감히, 오른쪽 화살표를 눌러야 한다. 어차피 안 보는 건 불가능하다. 궁금하니까! 그러니 내용만 대충 파악하는 식으로 빠르게 넘기자.
아마 당신은 여기까지 읽고 ‘별것 없는데?’란 생각을 할지 모른다. 정주행 비법이라더니, 너무 뻔한 이야기만 나열한 것 아니냐며 눈살을 찌푸릴 수도 있다. 당연히 반전은 있다. 반전은… 더 이상의 노하우가 없다는 것! 반전이 없는 것이 반전이었다.
그래도 혹시 몰라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더 말해보려 한다. 드라마 정주행 비법. 당신은 이게 왜 필요한가? 드라마 볼 시간이 없어서겠지? 난 당신이 드라마 정주행 비법을 궁금해하는 이유가 당신에게 드라마에 대한 우선순위가 너무 뒤로 밀려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물론 최우선순위라 할 수는 없겠지만, 꽤 뒷순위로 밀려나 있는 상태이긴 하지만, 그래도 ―인프피인― 내게 드라마 정주행은 여전히 중요한 삶의 한 장면이다. 결코 하찮은 게 아니다!
애석하게도 내 삶은 멀티버스가 아니라서, 살아보지 못한 삶이 훨씬 많다. 그런데 드라마는, 드라마 속 인물에 심취하기만 하면 내게 다른 인생, 다른 세계를 선사한다. 그래서 그 매력을 포기할 수 없는 것이다.
당신에게 몇 박 며칠의 여행이 있다면, 내겐 16부작 드라마 정주행이 있다. 그러니 당신이 드라마 정주행을 원한다면, 과감히 다른 무언가를 포기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나의 마지막, 그리고 강력한 취미생활의 노하우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