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정주행, 그게 최선입니다-
(1) 비법을 알고 싶어요?
드라마는 사실 사치다. 잠시 이뤄지는 순간도 아니고 몇 시간씩이나 늘어져서 가만히 앉아 드라마를 볼 수 있다면, 그만큼 당신의 삶은 사치스럽다고 말해도 되지 않을까? 지구인 중에 그런 사치를 누리며 살아가는 이가 얼마나 될까? 삶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먹고 살기 위하여 다들 치열하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는 건 당신도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 것 아닌가. 그럼에도, 그렇지만, 가끔은, 우리 같은 평범한 이들도 그런 사치를 누릴 줄 알아야 한다. 그게, 최선이다!
드라마를 즐기는 건 갑자기 생긴 취미는 아니다. 내 인생 첫 드라마는 초등학생 때 이미 시작되었으니. 여전히 우리나라 역대 드라마 시청률 1위를 고수 중인 전설의 드라마, <첫사랑>. 최수종과 이승연의 열연을 나는 아직 기억한다. <그대 그리고 나>, <목욕탕집 남자들>, <보고 또 보고>는 어떠한가? 당신의 추억팔이에 조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알고 보면 우리의 추억은 이미 예전부터 공유되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드라마 장르는 무엇보다 ‘사극’이었다. 주말 저녁에 스포츠 뉴스가 끝나면 9번, 그러니까 KBS1 채널에서 대하사극이 방영되곤 했다. 사극을 보다 늦게 잠드는 건 ―우리 집에선― 매우 합법적이고 타당한 사유였다. 역사 공부에 도움이 될 수 있기에, <태조 왕건>이나 <용의 눈물> 같은 대하 사극은 맘 편히 즐길 수 있는 ‘가족 드라마’였다. 심지어 재수 시절 수능 전날에도 난 SBS <서동요>를 보고 잠들었을 정도로, 사극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존재였다! 그런데 진짜 사극이 학습에 도움이 되긴 된다. 드라마 한 편을 만들기 위해 역사학자들의 철저하고 처절한 고증이 이뤄지기 때문에, 하나의 사료를 공부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실제로 이 드라마 시청이 한국사 공부에 큰 도움을 주었다는 사실! 우리 학부모님들이 이런 살아있는 공부에 대해 좀 관심을 가지셔야 할 텐데….
어른이 되고 나선 맘 먹고 매주 같은 시간, 그러니까 드라마 방영 시간에 맞춰 거실 소파에 앉은 건 불가능에 가까워졌다. 우리가 치러야 할 삶의 여러 장면 중 드라마를 시청하는 일은 매우 뒷순위로 밀려나기 마련이니까. “드라마 못 보면 죽어!” 뭐, 이럴 일은 없지 않은가.
그런데 말이다. 지금이 어떤 시대인가. 소녀시대? ―물론 나에겐 여전히 소녀시대이긴 하지만― 미디어 홍수 시대, 그런 시대에 우린 살고 있다. 공중파는 물론 종편, 거기에 넷플릭스나 티빙, 디즈니플러스 같은 OTT 서비스까지. 이러한 미디어의 홍수는 그만큼 ‘볼 게 많음’을 의미한다. 더불어 볼 게 많으면, 보고 싶은 게 많아지는 법!
개인적으로 장르물 드라마 작가 원탑이라 생각하는 분이 김은희 작가님인데, 작가님이 아니 글쎄 ‘좀비물’을 쓰셨다는 것 아닌가. 한국판 좀비물은 어떤 모습일까 너무도 궁금했으나, 그게 하필이면 넷플릭스 전용 드라마였다. 한동안은 버텼다. 드라마 하나 보겠다고 매달 얼마씩 내는 게 부담스럽기도 했고, 다행히 누가 나에게 작가님의 <킹덤> 시리즈를 언급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2021년, <오징어 게임>이 등장한 이후 온갖 곳에서 그 오징어 게임을 이야기하고 다니니 이건 뭐 도무지 참을 수가 없었다. 결정적으로 부모님께서 ‘오징어 게임이 그렇게 재밌다더라’라는 말씀을 하고야 말았고, 결국 지금은 매달 넷플릭스 요금이 결제되고 있다. 이젠 <킹덤>도, <오징어 게임>도, <DP>도, <지우학>도, 최근 방영된 <글로리>도 다 섭렵했다. 에라잇, 더 솔직하자면 <종이의 집>이나 <라스트 킹덤> 같은 여러 시즌에 걸친 드라마까지도 이미….
물론 아직 보고 싶은데 꾹 참고 있는 것들도 몇 개 있다. 그런데 말이다. 기왕이면 다음 드라마는 당신과 함께 즐기고 싶다. 그래서 나만의, 시간을 쪼개 드라마를 몰아보는 정주행 비법을 소개해보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