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3)

-드라마 정주행, 그게 최선입니다-

by 웅숭깊은 라쌤

<혼자서도 잘 놀아요-인프피 그 남자의 은밀한 취미생활>


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

-드라마 정주행, 그게 최선입니다-


(3) 진짜 비법을 알려드릴게요


SNS를 하다 보면, 매월 말일에 한 달간 자신의 독서기록을 올리는 이들을 종종 보게 된다. 많게는 한 달에 몇십 권씩 책을 읽어내는 이들을 보면 정말이지 존경스럽지 않을 수 없다. 아무리 전자기기가 우리의 세계를 잠식해나간다 해도, 종이책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 위대함을 아는 이들이 아직 존재한다는 걸, 나는 분명 알고 있다. 그나저나 부러우면 보통 그 행위를 닮고자 할 텐데, 난 그게 불가능하다. 한 달에 몇십 권씩 읽는 건 상상조차 할 수 없다. 나에게 좋은 독서는, 한 권을 여러 번 반복했을 때 이뤄지므로. 한 번만 읽고 그 책의 묘미를 다 느끼지 못한다. 아무래도 읽기 스킬이 부족해서겠지만, 그게 뭐 어때서! 새 책에 대한 기대감보다 다시 읽었을 때의 감동이 더 커서, 그 행위를 포기하지 못한다.


드라마도 마찬가지이다. 좋은 드라마는, 스토리 이상의 무언가를 전달한다. 각 장면에 담긴 이스터에그나 상징, 연출의 비밀, 그리고 명대사 같은, 그런 것들. 그래서 좋은 드라마는 언제나 다시 ‘곱씹을 수’ 있다. 그 곱씹는 행위까지를, 드라마 정주행이라 불러야 할 것이다.


<오징어 게임> 속 대회에서 우승한 기훈이 초라한 행색으로 다시 등장했을 때, 다들 어색함을 금치 못했을 것이다. 다짜고짜 이상한 색으로 머리를 염색해서 등장하였으니, 그럴 만도 했을 테다. 그런데, 당신은 혹시 거기서 질문을 던져보았는가. 기훈은 왜 하필 빨간색으로 염색했던 걸까? 하는 질문을. 이 부분에 대한 답을 연출가인 황동혁 감독이 직접 설명한 인터뷰를 보게 되어 그리 오래 고민하진 못하였지만, 그 대답을 보기 전까지 나 역시 나름의 답을 내려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나만의 정답을 찾아가는 시간이, 참 즐거웠다.


식사라는 행위를, 식사를 위해 재료를 사고, 요리를 하고, 먹고, 치우는 것까지 모두 포함되는 표현이라 생각해보면 어떨까. 물론 취미도, 마찬가지이다. 드라마 정주행은 드라마를 보기 전 드라마를 살피는 것부터 드라마를 보고, 다시 곱씹는 행위까지를 포함한다. 그렇게 취미의 범위를 넓혀 놓으면, 그 취미가 우리 삶에 주는 의미는 무한히 확장될 수 있다.


물론 난 기왕이면 그 드넓은 세계를, 당신과 함께 거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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