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과 코인, 실패 시 대가가 따른다!
(1) 주식과 코인, 실패 시 대가가 따른다!
첫 출간의 기쁨을 맛본 후 서점에 가는 일이 잦아졌다. 책을 사러 갔냐고? 부끄럽지만, 내가 쓴 책을 집어 가는 이의 손길을 보고 싶어서였다. 그 얼마나 찬란한 순간이란 말인가! 신논현역 교보문고에 잠입하여 드디어 매대에 올라와 있던 <1학년 3반 종례신문>을 발견했다. 자기 계발 코너였고, 나는 에세이 코너에 있길 바랐지만 그래도 나름 만족스러웠고 반대편 문학 코너에 책을 고르는 연기를 하며 가만히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한참이 흘렀지만 내가 서 있는 곳 근처로 오는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 분명 서점 안에 사람이 바글바글하는데, 왜 이쪽으로는 오질 않는 걸까. 자기 계발은 물론 에세이, 심지어 문학 도서를 구경하러 오는 이도 드물었다. 별 수 있나. 찬란한 순간을 목도하는 일은 잠시 미루고, 찬찬히 서점 안을 둘러보기로 했다. 그리고 열 걸음도 채 걷기 전, 그 이유를 확인했다. 그 많던 사람들 전부, 경제 코너에서 주식 책을 읽고 있었던 것! 바야흐로 대한민국은, 주식과 코인이 잠식한 상태였다.
TV든 인터넷 매체든 심지어 소설에서도 주식과 코인에 대해 끊임없이 떠들었다. 친구들 사이 톡방에서도 연일 화두는 같았다. 누가 얼마를 벌었다느니, 누가 대박이 났다느니 하는 소식들만 가득했다. (물론 누군가는 잃었다는 말도 있었겠지만, 아마 보이지 않았을 거다.) 그러니 지구인이라면 누구나 관심을 가질 수 없는 상태에 이른 것이다. 나조차도, 주식과 코인 관련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했다. 이건 하고 싶어서라기보단 ‘해야만 할 것 같아서’였다.
휴대폰 게임을 많이 해본 사람은 안다. 게임을 원활히 진행할 수 있도록 튜토리얼, 그러니까 가이드 시스템이 지시하는 대로 따라 하다 보면 얼추 진행방식을 익히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주식과 코인 어플에는 그런 게 없었다. 아무거나 막 눌렀다가 돈이 와장창 빠져나가 버릴 수도 있으므로, 도무지 건드리지를 못했다. 이런 상황을 들은 친구들은 유명 유튜버를 추천해주었다. 본인의 경험에 의한 소개였는데, 그들이 시키는 대로만 하면 아주 쉽게 떼돈을 벌 수 있다는 게 요지였다. 실제로 친구는 적지 않는 수익을 올리고 있었다.
유튜버의 영상을 두 개 정도 보았을 때였다. 이 유튜버의 구독자는 100만이 훌쩍 넘어 있었는데, 이상했다.
‘그럼, 100만 명이 전부 부자가 되는 건가?’
내 상식으로는 도무지 납득되지 않는 상황에서 다행히, 유튜버의 설명도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시간과 노력을 들여 경제 관련 지식을 쌓아야 하는데, 그렇다고 이 노력의 목적인 수익 역시도 보장되어 있지 않다면, 난 이걸 붙잡을 이유가 없었다. 그래서 지금 내 휴대폰에 관련 어플들은 이미 삭제된 상태다.
주식과 코인에 시간과 노력을 들인다고 하여 그걸 비난할 수는 없다. 나도, 부자가 되고 싶긴 매한가지니까! 그런데 기왕이면 책을 팔아서 돈을 벌고 싶다. 내가 잘 할 수 있고, 또 즐거워하는 일을 바탕으로 돈까지 벌 수 있다면, 그거야말로 진정한 행복이지 않을까. 취미란 원래 행복이 밑바탕 되어야 하는 거라고, 누가 그랬더라? 아마 내 안의 작은 내가 말하지 않았을까?
그나저나 끊임없이 유혹에 시달리고 끊임없이 기회가 주어지는, 참 변덕스런 우리네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