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잘하는 것과
문제 잘 푸는 건 같은 의미일까?

예순네 번째 이야기

by 웅숭깊은 라쌤

학부모님께 들려주고픈 자녀 교육의 비밀

- 예순네 번째 이야기

공부 잘하는 것과 문제 잘 푸는 건 같은 의미일까?


요즘 학교에서 방과 후 수업으로

‘비문학 독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능 감 잡기’라는 큰 틀 안에서

세부적인 영역별 수업을 진행하는데,

처음 진행하는 영역이 바로

학생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비문학 영역인 것이죠.


사실 지금은

문제를 풀고 답을 찾아내는 건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지문을 이해하는 힘,

즉 독해력을 갖추는 연습이 필요하죠.


그래서 문제 풀이보단

읽기의 방법적인 측면에 대해

주로 ‘소개하는’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첫 시간,

수업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하며

비문학 문제를 접해 본 경험을 물었습니다.

정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학생들에게 잘 알려진

‘자이스토리’, ‘매3비’와 같은

기출 문제집을 풀어본 학생들이

생각보다 너무 많았기 때문이죠.


그냥 몇 지문 푼 수준이 아니라

아예 몽땅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문제를 다 푼 학생들이 대부분이었죠.


그 학생들에게

지난 EBS 교재에 수록된 지문을 나눠주고,

시간을 재서 풀어보게 하였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정말 잘 읽고 잘 풀어내는 학생은

극히 드물었습니다.

다들 문제를 풀어내는 연습만 했던 탓이죠.


과하게 표현하면,

시간과 문제집값을 허투루 날린 것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이 아이들의 목표는 수능이지,

지금 문제집 정답을 찾아내는 것이 아닙니다.

학부모님들 커뮤니티에서

고등학교 입학 전

‘떼고 들어가야 할 문제집’을 소개하는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뗀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그 방법적인 측면은 다시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풀어내는 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 문제집 한 권을 통해

궁극적으로 얻어야 할 게 무엇인지

그것부터 고민해야 하는 것이죠.


이는 비단 국어, 비문학 영역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예를 들면 수학 선행을 하는 것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라,

앞선 내용을 완벽히 이해하지도 못했는데 진도만 나간다든가 하는

그런 ‘따라하기식’ 공부가 문제입니다.


수십만 명의 수험생이

모두 한 가지 방법으로 공부할 수는 없습니다.

고등학교 3년의 세월이 낭비되지 않으려면

냉철하고 체계적인 분석과 계획이

우선되어야 할 것입니다.


음식 한 가지를 만들 때에도

정해진 레시피를 따라하되,

우리 집 주방 환경에 맞게 적절히 조정하여

나만의 레시피를 이뤄내듯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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