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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옥준 Oct 04. 2020

#7 내가 커리어에 집착하는 이유

사회초년생 신입 마케터로 살아남기

나는 확실하게 커리어에 집착을 하는 사람이다. 

여기서 내가 말하는 커리어라는건 토익900점 맞고 나 영어 잘해~ 와 같은 허울뿐인 커리어가 아닌 본질적으로 누군가에게 떳떳하게 나 이거 잘해! 라고 말할 수 있는 실력을 가지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아직까지도 약간의 팔랑귀가 있지만, 유독 심했던 고등학교 3년 대입 과정에서 나보다 1년 더 산 형의 말만 무조건 믿고, 내신 3점 초~중반의 어정쩡한 점수로 높은 곳을 적었다가 처음 낙담을 했다. 

그리고 원치않는 대학교의 학과에 진학하고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정말 많이 생각하고 고민하고 좌절했다. 


그리고 처음 시작한게 독서였다. 

이렇게 살면 인생 망할거같다.... 
라는 생각이 문득들어 머릿속을 좀 바꿔봐야겠다라고 생각하여 처음엔 자기개발책만 미친듯이 읽었다. 

그리고 서서히 각종 분야에 대한 책을 하나씩 하나씩 정독하였다. 

문제는 이렇게 하나하나 정독을 하고 읽어도 인간의 기억은 한계일까... 몇 달이 지나니까 이 책의 내용이 전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는 알겠는데 세세하게 기억이 하나도 안나는게 문제였다. 


흔히들 말하는 망각곡선이다.


그래서 독서기록의 목적으로 네이버 블로그를 시작했다. 

하지만 처음 생각한 것이 제대로 길을 가기란 어려운 법.

독서기록을 목적으로 한 블로그에서 나를 블로거로 만들어준 계기는 바로 맛집 기록이 네이버 메인에 뜨게 되고나서부터이다. 

위의 글을 읽다보면 독서기록을 한다고 시작한 블로그에 무슨 맛집?? 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내가 읽었던 것을 하나하나 기록을 남긴다는게 생각보다 즐거운 일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독서 뿐 만이 아닌 속초에 숨겨진 맛집이나 여행에 대한 기록도 블로그에 함께 남기게되었다. 

네이버 메인에 뜨고나서 방문자 수가 미친듯이 급상승하고 그때부터 방문자 수를 의식하게 되었다. 


목적이 좀 변질되긴 했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독서를 더욱 더 열심히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참고로 군대에서도 일과 끝나고 항상 사지방가서 블로그를 썼다. 덕분에 군대에서 목표한 독서 100권 달성)

마냥 독서를 한다고해서 지식이 생기는 것 같은 느낌은 들지 않지만, 내가 이 책을 정말 열심히 읽고 남긴 포스팅 하나하나에 방문자 수가 점점 급증하는게 재미있었다. 


그렇게 나의 기록이 담긴 블로그는 어느샌가 잡블로그가 되어버렸다. 

그리고 F사의 마케팅 스쿨 18기에 들어가면서 한가지 타이틀을 스스로 정하고 갔다. 

"일 방문자 수 2000명 블로거" 

 누군가가 보기엔 2000명 그거 꾸준히 하면 쉬운거아니야? 라고 할 수 있겠지만, 키워드? SEO?를 모르는 사람이라면 생각보다 키우기 어려운 블로그라고도 볼 수 있는 수치이기도 하다. 


그렇게 크진 않지만 색다른 커리어가 하나 생겼다. 

그때부터일까? 편입을 하여 대학교 간판을 바꾸는 것보다 내가 좀 더 즐길 수 있는 영역에 들어서서 그쪽과 관련된 커리어를 열심히 쌓아가자라는 마인드가 생겼다. 


아무래도 대학교 간판이 나에게는 정말 큰 콤플렉스이기 때문에 자꾸 무언가로 가리려고 하고 그게 지금의 마케팅 쪽의 커리어쌓기이다. 


이제 4일 후면 곧 4개월차 마케터가 되는데 나는 벌써 5년 뒤의 나의 모습을 생각하면서 과하진 않지만 열심히 커리어를 쌓으려고 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커리어를 쌓아도 내 자존감이라든지, 대학교 콤플렉스가 없어질지는 미지수다. 

군필 대학생인데, 25살에 취직했다는 말을 자주 듣곤 하지만 콤플렉스가 사라지진 않기 때문이다..!(언젠간 사라지겠지?)


조금이나마 일찍 마케터라는 직무를 알 수 있게 된 것이 다행이고, 운이 좋게 지금의 회사와 만나서 다행이고, 

블로그를 하면서 생긴 기록의 흥미를 가지게 된 것이 다행이다. 


독서를 하지 않았다면, 블로그를 하지 않았다면, 기록을 좋아하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마케팅을 하고 있을 수 있었을까?


좋아하는 마케팅을 잘하고 싶고, 자존감을 높히고, 콤플렉스를 무마하기 위해 커리어에 집착을 하고 있지만 이 집착이 나쁜 것 같지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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