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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옥준 Oct 25. 2020

#10 마케터에게 팝업 스토어란?

사회초년생 신입 마케터로 살아남기

갑작스럽게 대기업 백화점 내에서 팝업스토어를 하게 되었다. 

처음 팝업 스토어란 이야기를 들었을 때 딱 떠오르는 생각은 이랬다.


"팝업 스토어? 시몬스 하드웨어 스토어 같은 건가?"

"그럼 우리도 브랜딩을 하려고 하나보다." 


다른 곳은 팝업 스토어를 어떻게 했는지 여러가지 레퍼런스를 찾기 위해 인터넷 검색을 하기 시작했다. 


이케아 팝업 스토어, 시몬스 하드웨어 스토어, 아디다스 팝업 스토어, 제주맥주 팝업 스토어를 찾아보면서 

팝업스토어란 판매를 위한 목적보다는 방문객에게 우리가 주고싶은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해 체험을 하게 하여 경험을 주어 마음 한 편에 우리의 브랜드를 심어주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팝업 스토어를 위한 광고를 만들 때도 이미지의 리소스가 부족해서 카피 문구로 최대한 우리의 브랜딩을 알리려고 했고 우리 회사가 주고 싶은 가치를 어떻게 하면 쉽게, 재미있게 또는 간단하게 나타낼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을 하였다.


그렇게 기획 시안을 들고 디자인 팀한테 넘겨서 완성된 광고를 보고 세팅하기 전 팀장님이 광고를 보시더니 이런 말씀을 하셨다. 

" 브랜드 가치를 심어주는 광고 카피인 건 알겠어요. 그런데 그거 밖에 안만들었어요?" 


"네??? 네"  


"왜 그거 밖에 안만들었어요? 우리가 팝업스토어에서 하는 이벤트는? 고객에게 줄 수 있는 Benifit에 대한 부분을 가지고는 왜 카피를 쓰지 않았어요?"


사실 처음부터 브랜드 가치만을 생각하고 광고를 만들지는 않았다. 


1. 브랜드 가치를 알려줄 수 있는 광고 

2. 가격적인 해택이 담긴 판매를 위한 광고 

3. 이벤트 참여를 증진시키기 위한 광고 


이렇게 3가지의 기준으로 카피를 써내려나갔다.


그런데 그렇게 기획을 하고 만들어진 광고를 보면서 문득 이러한 생각이 들었다. 


"팝업 스토어는 브랜드 가치를 알리기 위한게 제일 중요한 KPI일 텐데 할인, 이벤트 등을 광고로 내보내는 게 과연 좋은 방향일까? 이벤트나 방문 할인의 경우는 우리가 주고 싶은 KPI의 부수적인 요소일 뿐이니까 광고에서는 최대한 배제를 해보자."


이러한 생각의 루트로 만들어진 게 처음 말한 브랜드 가치를 심어주려고 했던 광고였다. 


그리고 이번에는 내가 생각한게 맞다고 생각한 나머지 팀장님과 1시간 가까이 팝업 스토어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용준님이 생각하는 팝업스토어가 어떤건지 이해하고 어떻게 광고 카피가 나왔는지에 대한 로직은 이해했어요. 하지만 팝업 스토어를 하는 목적 중 가장 중요한게 정말 브랜딩 뿐만 일까요? 여러 레퍼런스를 참고한 것도 알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용준님이 본 레퍼런스는 수 많은 브랜드가 팝업 스토어를 한 것 중 정말 극히 일부분일 뿐이예요."  


"시몬스가 그런 팝업 스토어를 하기 위해서 지금까지 우리에게 어떠한 브랜드 이미지를 심어주었는지에 대해서는 고민을 해봤나요? 시몬스가 이렇게 한다고 해서 우리도 처음부터 이렇게 해야지라는 방향이 과연 옳은 방향일까요? 시몬스가 아무리 훌륭한 팝업 스토어를 열어서 브랜드 이미지를 고객에게 심어주었다고 해도 우리는 시몬스를 따라하면 안돼요. 그건 시몬스의 과거의 노력을 다 건너뛰고 시몬스의 현재의 모습만 래퍼런스로 삼고 있는거나 마찬가지예요."


"우리는 시몬스처럼 브랜드가 널리 알려져있나요? 시몬스가 내세웠던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이 우리 머리에 각인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렸을까요? 물론 브랜딩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지금하려는 팝업 스토어의 목적은 판매촉진을 위한 거예요."


거기서 나는 머리를 한 번 갸우뚱거렸다. 


"그게 KPI였다면 차라리 온라인으로 브랜드 영상을 가지고 유튜브 광고를 하는게 낫지 않았을까?"


그 일주일을 위해 얼마나 많은 리소스가 투입됬는지를 가까이에서 지켜볼 수 있던 나에게는 믿을 수 없는 소리였다.


코로나로 인해 언택트 시대가 된 만큼 이러한 KPI를 가지고 팝업스토어를 하는건 도박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오프라인 팝업스토어를 통해 새로운 시도를 해보려는 생각으로 한게 한편으로는 이해가 갔다. 


그러나 판매 촉진을 위한 팝업 스토어는 나에게 있어 다시는 하고싶지 않은 팝업 스토어이다. 


이 뿐만 아니라 팝업 스토어를 준비하는 기간도 대처도 모두 불만족스러운 시간이었으며 그 불만족인 과정은 나에게도 포함되어 있었다.


팝업 스토어가 짧으면 짧을수록 그 얼마 안되는 시간동안 최대한으로 고객들에게 제대로된 경험을 가치를 줘야하기 때문에 책 팔리마라 사게하라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제대로된 소구와 그걸 해소시켜줄 경험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고 싶다. 


조금 더 나은 회사의 방향을 만들어가고 싶다.

그 과정에서 정말 온전히 내 노력이 100% 들어갔으면 좋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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